장성지역 6.25 생존용사 68명에 불과
장성지역 6.25 생존용사 68명에 불과
  • 강성정 기자
  • 승인 2024.06.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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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원 회장, 유족회설립에 마지막 투혼 불살라

6.25 발발 74년이 됐다.

나라를 구하기 위해 참전한 용사들은 대부분 고인이 됐거나 고령이다.

2010년 장성지역의 6.25 참전용사들은 6백여명이었으나 지금은 68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93세가 막내 격이다. 비무장지대는 의구하고 인걸은 곧 간데 없어진다.

“6.25 참전용사들 동태를 살펴보면 짠해”라며 운을 뗀 강이원 장성군지회장(93)은 “50여명은 집에 누워 근근이 생활하고 있고 대화 마저 겨우 가능하다”고 말한다.

“18명도 병원이나 요양병원에 다니며 지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강 회장은 씁쓰레했다.

강 회장은 6.25때 백마고지 전투에서 대퇴부에 총알이 관통하는 부상을 당했다. 평생 다리를 절며 생활할 수 밖에 없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지회장을 수행하기에는 육체적으로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내가 제일 어려 할 수 없이 지회장을 맡았지”

강 회장은 취임하고 나서 분기별로 참전 용사들의 근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이들은 보훈청 지원 48만 원, 군 지원 14만 원, 도 지원 3만 원 등 총 65만 원으로 한 달을 버틴다.

“월남 파병 용사들이나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에 대한 보상 기준이 올라가면서 6.25 참전용사들의 보상 대책도 많이 세워졌다”고 강 회장은 설명했다. 이들은 스스로 국가로부터의 혜택을 더 받고자 목소리를 내본 적이 없다고 강 회장은 말했다.

강 회장도 1956년 명예제대 후 받은 신체검사에서 병 종을 받았으나 2001년이 되어서야 5급 판정을 받았다. 이 후 재심청구를 해서 4급 판정을 받았다.

당시 담당 의사가 “왜 이제 왔느냐”고 할 정도로 강 회장은 등급 판정에 무관심했었다.

강 회장은 참전 용사들이 다 사라지기 전에 장성군 면 단위별로 유족회를 설립하려고 준비중에 있다.

“6.25 참전 용사들의 애국심을 계승하고 이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유족회 설립은 필요하다”는 강 회장은 “국가의 지원이 없다면 사비라도 털어서 추진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강 회장은 “전쟁에 참여해 나라를 지켜낸 이들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희미해져 안타깝다”며 “후손들이 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이어받고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19세에 입대한 강 회장은 제주도에서 4개월의 기본 훈련을 마치고 곧바로 전투에 투입됐다. 배속받은 22사단 67연대로 전입되자마자 진동하는 포 소리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신음소리에 “이제 죽을 일 만 남았구나”라는 생각뿐이었다고 회고했다.

백마고지 전투에 뛰어든 강 회장은 “새벽에 고지로 진격해 점령하면 저녁에 후퇴하는 일진일퇴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고 술회했다.

“8월 어느날 새벽에 적들의 포탄이 빗발치듯 쏟아진 상황에서 앞으로 진격했었는데 갑자기 털썩 주저앉았다”는 강 회장은 “총에 맞았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걸을 수가 없어서 다리 쪽을 만져보니까 피가 흥건한 것을 알아차렸으나 이내 기절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당시 참전한 군인들의 목숨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였다”며 “그 누구도 생사를 장담키 어려운 지경에서 오직 나라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버틴 영웅들이었다”고 평했다.

그런 영웅들이 점점 잊혀져가는 세태에서 강 회장은 이들의 희생과 6.25의 교훈을 소환하기 위해 미력하지만 의미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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