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편집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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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8.07.17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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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 더위···개미와 베짱이를 잊지 말자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이다. 누구나 그늘에서 편히 쉬고 싶은 생각이 앞선다. 이런날 햇볕에서 일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베짱이는 더위를 핑계로 날이면 날마다 시원한 그늘에서 낮잠을 자거나 쉬고 있었다. 그런데 개미는 뜨거운 햇볕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게 먹이를 물고 집으로 날라 저축하고 있었다. 그것은 본 베짱이가 비웃으며 말했다. “멍청이 개미야 이 더위에 뭣하러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 거냐. 놀고 싶을 때 놀아야지~” 그러나 개미는 아랑곳 않고 먹이가 없어질 겨울을 생각하며 힘들게 창고에 먹이를 저장했다. 이윽고 찬바람 불고 먹잇감이 없어진 들판에 추운 겨울이 돌아왔다. 그때 개미의 대문을 똑똑 두드리는 손님이 있었다. 추위에 벌벌 떨며 굶어 죽기 직전의 베짱이였다. “개미야, 먹을 것 좀 다오” 따뜻한 방안에 식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던 개미는 베짱이가 불쌍해서 한 바가지의 먹이를 주면서 말했다. “그러기에 내가 뭐랬니? 여름에 놀기만 하더니 이제 거지 신세가 됐구만”
 우리가 어렸을 적 배웠던 ‘개미와 베짱이’ 이솝 우화다.
굳이 이런 대목을 다시 들춰본 것은 무더위 때문이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피서 한번 못 다녀오면 여름을 말하기 창피할 수준이 돼버렸다. 너나 할 것 없이 피서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느라 분주하다. 자녀들을 데리고 어디를 다녀와야 할까 고민하지 않는 가정은 없을 듯하다. 어찌됐건 여름은 보내야 할 터이다. 하지만 여름 시즌을 보내고 나면 일상으로 돌아와 치열한 삶의 현장에 부대껴야 할 운명들이다. 그러기에 이솝 선생은 ‘개미와 베짱이’로 우리에게 교훈을 남겨주었다.
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살인적 무더위 때문에 어떤 일이든 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땐 업무로부터 잠시 떠나 여유를 갖고나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꼭 야단법석을 떨며 피서를 가야만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명한 방법 중의 하나가 가족의 손을 이끌고 공공도서관을 찾는 일이다. 요즘 공공도서관은 신간도서 안내에서부터 PC나 신문, 잡지 등이 거의 다 구비되있다. 게다가 차를 마실 수 있는 쉼터나 사색의 공간 등 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독서량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 것일까?
통계청 '2017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년 동안 일반 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 비율인 독서율이 59.9%로 나타났다. 2015년에 비해 5.4%포인트 줄어들었다. 인구 10명 중에 4명은 1년에 책 한권도 못 읽는다는 통계다.
‘세계는 언제나 책 읽는 사람들이 움직여 왔다’는 말은 역사의 진리였다. 그런데 한국은 어떠한가.
OECD국가 중 독서율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세계를 움직이기는커녕’ 암울 할 수밖에 없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모든 정보가 내 손 안에 있소이다’라고 외치며 사안마다 스마트폰을 뒤적이는 것이 오늘의 현주소다.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정보가 아니다. ‘모든 단어의 풀이는 사전에 담겨있다’고 외치며 학습 대신 백과사전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세계가 지식 정보화 시대로 이행될수록 정보의 본질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 정보의 주인공은 바로 인간이어야 한다. 정보를 생산하고 주문하고 그 용도를 결정하고 운전해나가는 것은 바로 인간일 수 밖에 없다. 그런 인간은 독서를 통해 만들어 진다.
당장 눈앞에 이익이 되는 그 무엇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고 독서를 게을리 하면 그런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어떤 외국인이 일본과 한국의 다른 점을 이야기해 달라는 주문에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은 전철만 타면 스마트폰에 푹 빠지는데 일본은 전철만 타면 독서에 빠집니다”
겉으로 나타나는 두 나라 차이지만 현실은 더 암울하다.
1년 평균 한국 직장인의 독서량이 0.7권인데 일본 직장인의 독서량은 7.5권이다. 한국 직장인보다 10배는 더 읽고 더 많이 생각한다는 설명이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말했다.
“독서를 한다는 것은 몇 세기 동안의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
굳이 이런 이야기를 들춰낼 필요도 없다. 또 굳이 ‘게임 좀 그만하고 공부좀 해라’고 굳이 강요할 필요도 없다.
자녀들과 도서관에 찾아가 하루만이라도 보내보자. 그리고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려주자.
더운 여름날 혹한의 겨울을 대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아빠가 훌륭한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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