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아들과 같은 죽음이 없기를”
“대한민국에서 아들과 같은 죽음이 없기를”
  • 김지운 기자
  • 승인 2024.09.03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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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에어컨 설치 기사 어머니 조속한 진상규명 촉구
사진 김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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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남면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에어컨 설치 보조 인력으로 투입돼 작업 중 온열질환으로 숨진 양 모 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영정사진을 품에 끌어안고 오열했다. 흐르는 눈물이 아들의 사진 위로 떨어지자 양 씨의 어머니는 손수건으로 아들의 얼굴을 닦으며 흐느껴 울었다. 양 씨의 할머니는 지팡이를 붙잡고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양 씨의 영정사진이 분향소에 오르고 나서야 천천히 다가가 사진 속의 손자 얼굴을 쓰다듬으며 참아 왔던 눈물을 흘렸다.

3일 지역 노동단체와 유족 등으로 이루어진 ‘삼성에어컨 설치기사 20대 청년노동자 폭염 사망사고 대책회의’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책임자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진상규명이 이루어질 때까지 분향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대 청년 노동자가 세상을 떠난지 3주째이다. 유족들은 발주처인 전남교육청, 원청인 삼성전자와 삼성에어컨 설치 업체는 고인의 죽음에 사과조차 하지 않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건강했떤 20대 청년 노동자가 입사 이틀만에 사망케 하고, 열사병 증상이 발생한 후 약 1시간 가까이 뜨거운 햇빛에 방치한 회사, 건강했던 아들이 마치 지병이 있는 사람으로 왜곡하는 회사, 자식을 잃은 부모의 사과 요구에 들은척도 하지 않는 회사, 자식을 잃은 어머니보다 더 억울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고인의 죽음에 대한 삼성전자와 삼성시스템에어컨 전문점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대책 수립, 정부와 지자체의 폭염 속 노동자들과 농민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씨의 어머니는 “그 누구도 진심으로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며 “제발 대한민국에서 아들과 같은 죽음이 없기를 바란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양씨는 지난달 13일 오후 5시28분께 남면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에어컨 설치 보조작업 중 온열질환 증세를 호소하며 쓰러졌다. 양씨는 신고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광주지역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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