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알아야 면장하제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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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8.08.13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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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된 나라…국파산하재를 생각하다.

당나라에는 만인이 인정하는 최고의 시인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시선(詩仙)이라 불리는 태백 이백(李白 701~762)이요, 한 사람은 두보(杜甫 712~770)이다.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두보는 7세 때부터 시를 지은 천재였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숙모 밑에서 자라며 공부했는데 과거에 급제를 하지 못하고 곤궁한 생활을 계속해야 했다. 두보의 눈은 차츰 사회의 모순으로 향하게 되었고, 그의 시는 사회의 불합리한 실정을 여실히 그려냈다.
두보는 "부잣집에서는 술과 고기 냄새가 나지만, 길에는 얼어 죽은 해골이 뒹굴고 있다"고 하며 빈부의 차가 너무나도 현격한 세상에 대해 분노를 토로했다. 계속되는 전란 속에서 관직 생활과 귀향의 길을 오가면서 병을 얻어, 겨우 연명하다가 고된 일생을 마쳤다.
두보는 시 춘망(春望)에서 이렇게 읊었다.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 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나라는 망하여도 산하는 남아 있어 성안에 봄이 오니 초목만 무성하구나. 시국을 생각하니 꽃도 눈물을 뿌리게 하고 이별을 한탄하니 새도 마음을 놀라게 한다. 봉홧불이 석 달이나 계속되니 집에서 오는 편지는 만금에 해당한다. 흰머리를 긁으니 다시 짧아져서 온통 비녀를 이겨내지 못할 것 같구나)."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는 ‘나라는 망하고 국민은 흩어졌으나 오직 강산은 그대로이다’라는 뜻이다. 일제 식민지배하의 36년 간 우리 강토가 그러했다.
매년 맞이하는 8·15 광복절이다. 나라가 망하면 어떻게 되는지 각고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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