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라 했는데…
천고마비라 했는데…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8.09.04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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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알아야면장하제25

예전엔 가을철에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란 말을 쓰곤 했다. 어르신들께 편지를 보낼 때나 축사를 보낼 때도 천고마비는 빠지는 법이 없었다. 또 그 정도는 날려야 만이 유식한 티를 할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어감은 마찬가지다.

가을엔 어쩐지 풍성함이 앞선다. 말 그대로 하늘이 높으니 말이 살찐다(天高馬肥).

황금빛 일렁이는 어느 들녘을 보더라도 풍요롭지 않는 곳이 없다. 비바람을 안고 견뎌온 사과와 감나무 잎에서 윤기가 돈다.

그러나 이 현상들이 그저 농민에게 다가온 것은 아니다. 멀리서 보이는 빨간 사과의 속살은 그렇게 빨간 것이 아니다. 타 들어가는 여름을 잊을 수 없다. 여름 내내 지구를 강타한 직사광선은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건너갔다. 그 가운데 모질고 질긴 생명력을 가진 것들만 희망을 안고 지금까지 버티고 있을 뿐이다.

아름답게 보이는 것의 바로 뒤에는 추함이 감춰져 있다. 어둠과 빛의 이율배반적 두 측면이다.

두 면을 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요약 가을 하늘이 높으니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가을은 날씨가 매우 좋은 계절임을 형용하여 이르거나 활동하기 좋은 계절을 이르는 말.

天 : 하늘 천

高 : 높을 고

馬 : 말 마

肥 : 살찔 비

[네이버 지식백과] 천고마비 [天高馬肥]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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