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같은 이웃이 있어 든든해요”
“아들 같은 이웃이 있어 든든해요”
  • 곽경민 기자
  • 승인 2018.09.11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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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가 스친 어려운 할머니에 거처 마련
황룡면 박상호 이장 ‘이웃을 내 몸같이’

악몽 같은 여름 폭염이 강타한 지난 8월 7일, 황룡면 월평리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이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회활동이 어려운 48세인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이 모(80) 할머니의 집에서 낡은 전기선을 이기지 못하고 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순식간에 주택을 전소시키고 진화됐으나 옆집으로까지 번져 옆집 소 두 마리가 죽고 암소가 유산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집을 잃은 데다 수천만 원의 소값 보상까지 해줘야 하는 딱한 처지로 변했다.

갑자기 하늘 아래 집 없는 고아 신세가 된 이 할머니는 아들과 함께 마을회관에서 임시 기거를 시작했으나 마을민들에게 미안해 언제까지 그곳에 머물 수는 없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본 월평 5리 박상호 이장(60)은 사비를 들여 이 할머니에게 임시주거용 컨테이너박스를 마련해주었다. 무더위에 고생할까 봐 컨테이너 안에 에어컨과 선풍기를 달아주고 밖에는 그늘막을 입혀 지붕을 만들어 뜨거운 태양열을 차단해 주었다.

화마 뒤 끝에 천만다행으로 편안히 잠자고 쉴 공간을 얻은 이 할머니는 이장 덕분에 폭염을 잠시나마 피할 수 있었다.

이 씨는 “이장님의 도움으로 집을 지을 때까지는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어 너무 고마울 뿐이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상호 이장은 “마을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돕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이웃사촌이란 말이 그 말 아닙니까?”

박 이장은 “이 씨 할머니가 추워지기 전에 집 장만을 해야 하는 딱한 사정을 알기에 도울 방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불탄 잔해와 폐기물까지 산적해 있어 크게 도울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박 이장은 평소에도 마을의 대·소사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자기 일처럼 정성을 다하여 도와주는 인정으로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다.

한편, 1남 2녀를 둔 이 할머니는 딸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등 자녀들이 할머니를 모실만한 형편이 아니라 어려움을 감수하며 살아가고 있는 처지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마을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 누구를 막론하고 달려가는 황룡면 월평5리 박상호 이장.
마을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 누구를 막론하고 달려가는 황룡면 월평5리 박상호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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