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채소 재배해 SNS 판매 ‘쏠쏠한 수입’
베트남채소 재배해 SNS 판매 ‘쏠쏠한 수입’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8.09.18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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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지난날 버팀목 됐던 아들 건강하기만 바라

인터뷰- 한국생활 11년차 베트남댁 도은정 씨

 “소원이요? 다른 거 없어요. 그저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가족 모두 이대로만 행복하게 살 수만 있으면 좋겠어요”

11년 전 결혼하면서 한국 땅을 처음 밟아봤다는 서삼면 금계리 도은정(33 개명 전 베트남 이름 도투항)씨는 아는 이 하나 없는 낯선 이국땅에서의 삶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사랑스런 아들과 착한 남편이 있어 오늘도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고.

한국말은 한마디도 할 줄 몰랐던 은정 씨는 장성에 와서 적응할 새도 없이 아이를 낳았고 한국말을 배우러 다녔다. 갓 태어난 아들을 데리고 장성군다문화센터에 다니며 한국말을 배웠다. 그래서 그런지 10살 아들은 지금도 베트남어 보다 한국말을 잘한다고 한다.

은정 씨는 그렇게 서툰 한국말을 채 배우기도 전에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 탓에 일을 다녀야 했다고 한다. 처음엔 음식점이며 기술센터 등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산업단지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일을 하는 등 생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했다고 한다. 그러다 3년 전 우연히 베트남에서 가져온 채소 씨앗을 밭에 뿌려 봤는데 농약도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다고.

처음엔 수확량이 얼마 되지 않아 베트남 이웃들과 나눠먹었었는데 수확량이 점차 늘고 구입하려는 이웃들도 많아져서 공심채와 베트남토란, 베트남고추 등을 본격적으로 재배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입소문을 타고 구매자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은 광주 신가동에 있는 베트남 마트에 판매도 하고 있지만 주 고객은 5천여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친구라고 한다. 이렇게 판매자가 늘어나자 수입도 많아져 이젠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고.

은정 씨는 장성투데이와의 인터뷰 도중에도 쉴 새 없이 밴드와 페이스북 메시지가 울리기도 했다.

농사일도 바쁘지만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주문 탓에 포장해서 택배로 보내는 작업 또한 만만치 않아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한다. 수입을 물어보니 예전보다는 훨씬 나은 수입을 올리고 있어 부족하지 않게 먹고 살만하다고만 적어달라고.

더 많은 베트남 농작물을 재배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땅도 없을뿐더러 일손이 부족해 더 팔수도 없다면서 지금도 충분히 만족하다며 소탈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지난 2015년에는 장성군의 도움을 받아 10일 일정으로 고향에 다녀오기도 했다는 은정 씨는 그때만 해도 고향을 많이 그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바빠서 그런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면서 더구나 올해는 어머님이 집에 와서 더욱 그렇다고.

이틀 전에는 3남매 중 막내인 은정 씨를 보러 3개월 일정으로 베트남에서 오셨다는 친정어머니를 집에 모시고 왔다는 은정 씨는 오래간만에 어머니를 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면서 어머님을 모시고 장성뿐 아니라 한국의 유명 관광지 등지를 다니며 함께 여행하고 싶다고도 했다.

결혼초기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오직 아들 하나 바라보고 꿋꿋이 버텨왔다는 은정 씨. 인터뷰 내내 하나뿐인 아들자랑을 빼놓지 않았던 은정 씨는 아이가 엄마랑 같이 있으면 온갖 애교를 부리며 살갑게 대해줄뿐더러 반찬을 해주면 맛이 없어도 맛있다고 하고 엄마를 오히려 칭찬해 주는 등 사랑스런 행동만 골라해 항상 엄마의 버팀목이 돼주어 행복하다고.

밝고 붙임성 좋은 성격으로 주위사람들을 행복전도사 은정 씨는 주위사람들로부터 베트남 현지 여성과의 중매 제의를 곧잘 받지만 그때마다 공손히 거절하다고 한다. 처음엔 잘살 것 같은 사람들도 막상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 살아가다 틀어져서 이혼하거나 집을 나가버리는 등의 모습을 자주 보았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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