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노후, 친구가 최고 자산이다.
미래의 노후, 친구가 최고 자산이다.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8.10.0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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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최근 50대, 60대 중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TV프로그램은 바로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보도가 있었다. 베이비 부머로 표현되는 현대 중장년들이 첩첩산중이나 외딴섬 등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자유인을 동경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왜 그럴까?
그들은 산업화 이후 질곡의 시대를 살아온 근현대사의 주역이면서 제대로 대접 한번 받아보지 못한 그룹들이다. 즉 어렸을 때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자라면서는 학교도 제대로 못 다녔고, 성인이 되어서는 노동과 치열한 근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이다.
그러기 때문에 쉼 없이 바쁘게 살다가 중년을 넘어서면서 나만의 시대,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고, 나를 돌아다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현실은 아직 멀리 있어 TV에서나마 그 꿈을 되찾고 싶었던 탓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러한 ‘자연인’을 보면서 느낀 또 하나의 감정이다. TV 속에 나온 자연인들은 자유 그 자체에 만족하는 편이면서도 한편으론 그리워하는 것들이 꼭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친구였다.
외롭고 아플 때 함께 있어 줄 친구는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것일진대, 산중 생활에서는 그 친구가 가까이에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안타까움이었다.  
다른 외국의 사례를 한번 보자.
얼마 전 대만의 한 시사잡지에서 '미래의 노후'라는 주제로 웹 영화를 기획했다.
세계적인 추세로, 빠르게 증가하는 노령 인구로 인해 달라질 미래의 모습들을 다룬 이 웹 영화는 사람들의 크나큰 호응을 얻었고, 그중에서도 특히 돈 많은 독신 네티즌의 공감을 샀다고 한다.
영화는 산속에서 혼자 사는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네 명의 자식들은 모두 장성해 교수가 되었거나 해외에 나가 장사를 하고 있고, 노인만 자식들이 모두 떠난 산골 집에서 혼자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과 손자가 멀리서 찾아온다는 소식에 그는 정성껏 맛있는 음식들을 준비한다. 하지만 곧이어 특별한 사정 때문에 오지 못한다는 아들의 전화를 받게 되고, 그가 준비했던 음식들은 먹어야 할 주인을 잃고 만다.
망연자실, 때마침 창밖의 하늘마저 우중충해지자 노인은 친구를 불러 함께 식사할 생각을 하게 되고 친구를 찾는다.
하지만 누렇게 색이 바랜 낡은 수첩을 한참 동안 뒤적거려도 함께 식사할 만한 친구를 찾지 못한다. 자연만이 그의 친구였을 뿐, 사람 친구는 없었던 것이다.
이내 창밖에서는 비가 쏟아져 내리고, 결국 노인은 부엌 식탁에 앉아 가득 차려진 음식을 홀로 먹는다. 아무리 푸짐한 음식이 있어도 함께 먹어줄 친구가 없는 세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마지막 장면 위로 '인생의 마지막 20년을 함께할 친구가 있습니까?'라는 자막이 흐른다.
눈을 감고 생각할 여유를 주는 영상이다.
대만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 우뤄취안의 저서 『우리는 그렇게 혼자가 된다』라는 책을 영상으로 비춰보는 영화였다.
우뤄취안은 여러 대기업에서 근무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문단에 등단해 참신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대만의 10대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격려와 위안을 주는 명 강연자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우뤄취안이 꿈꾸는 미래를 어떤 것일까?
완벽하게 홀로서기를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치유의 바이블은 있을까?
그의 저서 『우리는...』에서는 혼자이지만 외롭지 않기를 꿈꾸는 이상향을 그리고 있다. 혼자이면서도 풍요롭게 사는 법, 혼자이면서 행복할 수 있는 법을 모색해보고 있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는 주인공은 ‘나’라는 관점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수많은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 숨 돌릴 새도 없는 기대, 멀기만 한 목표, 자칫하면 밀릴 것만 같은 주변 등 한평생을 긴장관계와 부딪히면서 살아간다. 젊어서나 늙어서나 마찬가지다.
꼭 이렇게 끝까지 치열함 속에 살아야 하는 것인가? 과연 오롯이 나답게 완벽히 홀로 서는 방법은 없을까? 나답게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일을 되짚어본다.
우리가 혼자의 삶을 완벽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 ‘사랑’ ‘우정’이라고 봤다. 그 가운데 우정 즉 친구를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그 친구는 가까이 있어야 하고, 자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비슷한 목표나 취미를 가지고 있으면 더욱 좋다.
필립 제임스 베일러가 남긴 현대의 명언을 떠올려보자.
-인간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고,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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