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농업을 무시할거야?
이래도 농업을 무시할거야?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8.11.07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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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오는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1996년부터 정부 지정 공식 기념일이 되었지만 일반인들은 그 날이 ‘빼빼로 데이’라고 기억할 뿐 농업인의 날을 기억에 없다.

이 날이 농업인의 날로 제정된 이유는 한자 11(十, 一)을 합치면 흙 토(土)가 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흙의 날’은 3월 11일, ‘도시농업인의 날’은 4월 11일로 정해져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이처럼 흙을 가리키는 11일을 기념일로 정한 것은 흙을 토대로 살고 있는 농업을 기리고 그 소중함을 생각한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미래의 농업, 농촌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얼마 전 뉴스에서는 젊은 농업인들이 상추와 물고기를 함께 재배하는 선전 농업영상을 보여줬다. 상추를 재배하려면 땅을 토대로 상추밭에 물과 비료를 주고 비가림을 해야 하는 것이 정석인데 수경재배로 물 위에서, 비료 대신 물고기를 기르고, 물고기로부터 신선한 천연비료성분을 제공받고 있었다.

내용인즉 수경재배로 상추를 기르는데 수면 아래에 잉어와 향어 등 물고기를 양식하여 물고기가 호흡하거나 배설하는 배변 등 다양한 영양분을 상추가 흡수하여 빨아먹고 튼튼한 채소로 자라는 방식으로 한해 매출 200억 원을 올린다는 보도였다.

또 한쪽 뉴스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상승한 한반도 기온을 이용해 바나나를 재배해 당도가 높은 한국산 고품질 바나나를 생산해 수십억 원의 외화를 절약하는 청년 스마트 농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지구 온난화를 우려하기보다 상승하는 기온을 활용해 농산물 중 가장 많은 수입량을 차지하는 바나나를 재배함으로써 국익에도 도움을 주고 고수입도 올리는 방식이다.

또 다른 뉴스에서는 암 예방에 특효라는 상황버섯을 재배하는 하우스를 신축하고 뽕나무를 잘라 공중에 매달아놓고 온습도를 맞추어 다량 생산하는 것을 보도했다. 재배 기술에 성공한 농장 주인은 버섯에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온도계와 습도계를 들고 주변을 체크하며 성장 여건을 제공하는 일이 전부였다. 이렇게 생산되는 상황버섯은 비단 약재로 팔리는 것뿐만 아니라 그 지역 식당가에 공급되어 상황버섯 오리탕이나 상황버섯 백숙으로 이름을 날려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모두 1석3조의 미래 농업을 보는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재배방식에는 ICT 기술을 도입하여 스마트폰으로 하우스를 체크, 관리하는 방식이 기본으로 등장한다. 또 농약이나 영양분을 공급하는 일은 드론을 활용한 기계가 이곳저곳을 두루 살펴가며 대신해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먹거리 시장을 분석하고 미래 재배 품종을 선택하며 그 농특산품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제값에 제공하는 소비자와의 직접 연계 시스템도 등장하고 있다.

놀라운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대부분의 일들이 고작 10년~20년 이내에 이루어진 변화들이다.

우리 조상들이 농기구를 사용하여 농사를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한 지 2,000년의 역사를 혁명적 농업기술이 단 20년 만에 뒤바꾸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고구려 동명왕의 고구려를 건국할 때 백성들을 잘 살게 하기 위해 오곡 종자를 가져와 ‘권농(勸農)’을 했다는 기록이 처음 등장한 이래 농업이 이처럼 급변한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더 엄청난, 더 혁명에 가까운 변화가 농업에서 필수적으로 일어날 것이란 점이다.

인간이 살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바로 의식주 가운데서도 식생활 분야다.

특히 100세 시대를 선언하며 건강하게 살려는 인간의 욕망이 건재하는 한 좋은 먹거리를 탐하는 일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농업을 외면하는 정책을 펴서는 결코 안 되는 이유다. 동명성왕이 그랬던 것처럼 국민이 잘 살기 위해서는 농업이 최우선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초콜릿 회사가 11월 11일을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빼빼로 데이’로 이름 붙여 상품을 팔아왔다. 그 유행에 따라 자녀들이나 연인들에게 빼빼로를 선물해야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어야 한다.

원래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지정한 것은 1964년 강원도 원주시의 농민단체였다. 그 때 슬로건이 ‘삼토(三土: 흙에서 나서, 흙에서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문화제’였다. 우리는 흙을 떠나 살 수 없는,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다. 흙의 운영 철학이 바로 농업이다.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영역이 바로 농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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