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에서 영화처럼 멋진 승마를 해봐?”
“장성에서 영화처럼 멋진 승마를 해봐?”
  • 곽경민 기자
  • 승인 2018.11.14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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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진원면 산정리 ‘빅토리아 승마장’

허리디스크·재활·정신집중엔 ‘승마가 최고’

이종진 대표, 9년 전 개장 ‘주위에 입소문’ 

최고기량을 지닌 명마 ‘안톤 백’과 소통하고 있는 이종진 대표
최고기량을 지닌 명마 ‘안톤 백’과 소통하고 있는 이종진 대표

우람한 말 등에 올라 말 갈퀴를 흩날리며 숲 속을 달린다면 얼마나 멋질까?

내가 영화 속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면?

하지만 이런 영화 같은 상상이 장성군에서 실제로 할 수 있는 건전한 스포츠 활동으로 가능하다.

장성군 진원면 산정리에 위치한 빅토리아 승마장이 그 현장.

9년 전, 잡초더미 속의 그린벨트 3만 9천 평을 마련, 승마 힐링교육센터로 만들어낸 주인공은 바로 이종진 대표(47)다. 이곳은 원래 누에를 키우던 잠사였으나 쓰레기 야적장으로 변해 5톤 트럭 10대 분량의 쓰레기를 치우고 단장하면서 승마장 시설로 변모했다.

말은 인간과 가장 친근한 동물로 인간에게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을 주는 대상이라고 설명한다.
말은 인간과 가장 친근한 동물로 인간에게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을 주는 대상이라 한다.
4백 여평의 야외 경주장
4백 여평의 야외 경주장

잠사를 활용해 건물 안에서 교육을 겸해 탈 수 있는 실내 승마장과 400여 평의 모래밭 실외 승마장이 구비돼 있다. 나머지 야상은 둘레 길을 순회할 수 있는 코스로 개발해 놨다.

현재 이곳에 사육되고 있는 말은 모두 16마리. 한때는 27마리까지 있었으나 엄청난 사료값과 관리비를 감당키 어려워 점차 줄였다.

지금 빅토리아 승마장의 최고 명품 말은 5억 원짜리다. ‘안톤 백’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말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타던 종자와 같은 독일산이다. 한때 경마장에서 3년 동안 우승을 차지했던 명마인데 마사회가 경매에 내놓은 것을 낙찰받았다. 이밖에도 초보자들이 탈 수 있는 일반 말과 선수용 말, 아름다운 여성용 말 등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승마는 이종진 대표가 직접 가르치고 시범을 보인다. 이 대표는 평생을 사랑하는 말과 함께했고 말 산업 진흥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23살에 승마에 입문해 승마분야 최고 자격증이라 할 수 있는 독일FN승마자격을 비롯, 경기지도자 1급, 승마힐링치료사 1급, 승마심리상담사 등 각종 자격증을 모두 취득했다.

“승마하려면 얼마나 들지?”

골프보다 저렴···주말 한 달 30만 원 

장성 주민들에게 30%까지 할인 혜택 

친이 군 장성 출신인 관계로 이곳 장성에서 태어났지만 성장과 사회활동은 경상도 지역에서 주로 해 왔다는 이 대표는 승마 분야에서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 전국구 마당발이다.

“말은 항상 인류 역사와 동반 발전해 왔습니다. 지금도 진행 중이라 봐야죠. 말 산업을 사행성 경마장 산업으로 인식하기 쉬운데 사실은 동물과 피부로 교감하는 진정한 스포츠이며 이제는 현대인의 정서 안정과 심리치료, 장애치료의 최고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표현대로 승마는 삶에 지친 현대인들이나 심리안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치료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 승마도 골프처럼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고급스포츠’라는 개념을 벗어나 직장인들이나 일반인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스포츠 산업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승마는 허리 디스크 환자에게 최적의 재활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또 청소년들의 정신 집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자폐아동들의 재활치료에도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1년에 이곳을 찾는 자폐아동들만 100명이 훨씬 넘는다.

우울증이 있거나 고질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성인들은 말과 교감을 통해 인간으로부터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을 얻는 최고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때문에 광주 인근에 유일한 이곳 승마장을 찾아오는 사람도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비용이 문제다. 월 사용료로 치면 골프보다 비싸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나 많은 이용 횟수를 감안한다면 실제로는 훨씬 저렴한 편이다. 주 16회 이용에는 월 40만 원, 주 24회 이용에는 50만 원이면 가능하다. 직장인들이 주말반을 이용할 경우 월 8회 이용 기준 30만 원이면 가능하다. 가족 말의 경우 70만 원에 한필을 부부간이 상호 이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고 장성을 널리 홍보한다는 차원에서 장성 사람들에게는 20~30%씩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저는 혼자서만 잘 되겠다고, 저 혼자만 돈 벌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위 사람이 함께 행복하고 서로 나누는 삶을 살아야지요. 그런 눈으로 지켜봐 주고 성원해 주시면 더없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승마시설이 그린벨트 안에 위치해서인지 유달리 조건이 까다롭고 각종 규제가 많아 너무 힘들다는 이 대표는 자치단체가 이 같은 특수 분야를 개척하려는 사람들에게 좀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장성 지역 학생들에게 승마의 참 가치를 알려주는 체험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청소년 축제장에 말을 몰고 가서 800여 명에게 승마체험을 시키고 올해도 100여 명에게 승마를 체험시켰다. 또 올해 노란꽃잔치에서는 해병전우들과 함께 주차요원으로 지원하여 장성을 장성답게 가꾸는데 일조하고 있다.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에서 잘하지 못하는 이런 승마 스포츠는 잘만 육성되면 지역의 소중한 경제 자원이 되고 지역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 경제에 엄청난 이익을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승마 산업의 미래 가치를 설명하는 이종진 대표는 “말한테는 인간에게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주인에게 하염없이 순종하는 미덕이 그것입니다”라며 현대인들의 세속화를 경계했다.

사실 말은 자기 그림자를 보고도 놀라는 겁 많고 순진한 동물이다. 그래서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더 필요한 인간미 넘치는 스포츠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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