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권력 어디로 향하나?
2019년, 권력 어디로 향하나?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8.11.21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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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미래진단-
편집국에서

전통적 권력의 쇠퇴=》기술혁신이 미래 권력자로

미래는 아직 오지 않는 현재다.

곧 다가올 현재이기 때문에 큰 관심들을 갖지만 미래의 변화를 정확히 예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굴곡이 심하기 때문이다.

어디로 어떻게 향하는지 알기 어려운 변화무쌍의 미래, 하지만 먼 미래가 아닌 코 앞에 펼쳐질 2019년의 세계만이라도 예상할 수 있을까?

한국의 최고 석학들이 생각하는 2019년의 미래를 어떤 것인지를 가늠케하는 ⌜카이스티 미래전략 2019⌟ 보고서가 나와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책으로 나온 이 보고서에는 ‘기술변화에서부터 국제정세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메가트렌드 전망과 전략’을 담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남북관계의 급속한 전환, 국민 권력의 흐름 속에서 2019년은 어디로 향하게 될지 카이스트 미래전략연구센터의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기술패권 시대 - 권력의 탈중앙화 
인간과 기계의 조화 - 포스트 휴먼 

 

현재의 세계는 기술과 부, 권력, 질서가 각각 별개가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얽혀있다.

기술은 가치의 원천이며 부를 창출한다. 권력은 부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부와 권력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질서를 동반한다.

4차산업혁명은 산업 부문을 넘어 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국가 간 경쟁, 나아가 글로벌 차원의 거대진영 간 세력판도를 좌우할 잠재적인 요소다.

그렇다면 대격변의 시대에 우리가 관심 갖고 투자해야 할 기술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창조할 수 있고, 부와 권력의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범용기술이어야 한다. 이 점이 인공지능이나 블록체인의 발달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 변화를 통해 신인류, 즉 ‘포스트 휴먼’의 출현을 가져올 수 있는 혁신기술이고 블록체인은 권력의 탈중앙화와 분산을 통해 권력지형의 근본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기술자체보다 그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 가능성과 새로운 질서에 주목해야 한다. 기술이 가져올 미래변화의 방향을 통찰하지 못하면 기 기술은 아무리 혁신적이라 할 지라도 인간에게 아무 소용이 없다.

4차산업혁명이건 디지털전환이건, 첨단고학기술이건,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있어야한다.

 

기술과 힘의 대이동, 그 방향은?
수직적․위계적 ⇒ 수평적 구조로 

 

앞으로 다가올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예견되는 트렌드 변화는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혁신기술은 산업, 행정혁신은 물론이고 권력에 있어서 중앙집중 구조에서 분산구조로, 수직적.위계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변화시킬 것이다. 또 폐쇄적 구조를 투명한 개방형 구조로 변화시킬 것이다.

둘째, 사업가가 모든 자산을 소유.통제하는 체제를 넘어 디지털 공유경제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어디서나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공유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이다. 소유에서 접속으로, 사유에서 공유로 중심축이 이동하게 될 것이다.

셋째, 디지털화는 민주화를 확산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 경제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롱테일 경제로 변화하고 거대권력보다는 미시권력이 점점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반정부세력, 극단적 정치집단, 혁신적 벤처기업, 해케, 느슨하게 연계된 사회운동가, 새로운 시민언론, 광장에 모인 지도자 없는 젊은이들, 카리스마 넘치는 개인들이 거대권력과 대규모 관료조직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구질서를 뒤흔들 수 있을 것이다.

 

경제권력이 정치권력을 좌지우지
기술혁신은 ‘권력을 종말’을 예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강력한 힘은 권력이다.

정치는 권력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제반 현상이고 정치적 결사체인 정당의 목적은 권력 장악이다. 중세시대 최고 권력은 종교권력이었다. 로마 교황이 국왕 위에 군림하는 절대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는 근대국가 시기를 맞아 시민혁명이 일어났으며 정치권력이 태동했다. 근대국가에서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지만 실제 권력의 집행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국가권력이나 정부가 행사한다. 그 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발달했고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이 분리되면서 막강한 자본의 힘을 바탕으로 경제권력이 탄생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권은 교체되어도 거대자본은 지속되므로 경제권력이 정치권력을 압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명목상 정치권력이 규제나 지원 등을 통해 권력을 행사하긴 하지만 사회는 자본이라는 막강한 경제권력 아래 놓이게 된다.

미디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대에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분립으로 균형을 이루는 민주주의에서 이런 권력을 견제하는 제4의 권력이라 할 수 있는 언론권력 마저도 광고나 협찬 등에 매여 자본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권력은 교회권력(교권)에서 정치권력(정권)을 거쳐 경제권력으로 이동했으며 현재는 경제권력(금권)이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금수저, 흙수저 등 수저계급론이나 ‘유전무죄 무전유죄’ 등은 모두 금권의 영향력을 비판하는 말이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입증
권력이 근본적인 변화를 겪는 중

 

권력이 종교에서 정치, 다시 경제로 이동해왔지만 권력은 항상 독과점 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종교권력은 교황청의 교황에게 집중되었고 정치권력은 왕권신수설을 내세운 절대왕정의 국왕에게 집중되었으며 경제권력은 거대자본가에게 집중되었다.

카네기재단 최고연구원인 모이제스 나임은 현대권력현상을 분석하면서 단순히 ‘권력의 이동’이 아니라 ‘권력의 종말’을 다음과 같이 예고하고 있다.

“오늘날 권력이 완력에서 두뇌로,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서양에서 동양으로, 전통적인 거대 기업에서 민첩한 벤처기업으로, 완고한 독재자에서 소도시의 광장과 사이버 공간의 민중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러가 그것이 단순히 한 대륙이나 국가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거나 최고 권력자에게서 다수 권력자 사이로 권력이 분산되고 있다는 것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 권력이 훨씬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다. 말하자면 권력의 쇠퇴 또는 종말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정보와 네트워크의 독점력은 점점 약화됐고 엘리트 독점의 산업사회 권력구조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모이제스 나임이 말하는 권력의 이동과 권력의 종말을 부채질하는 주역은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기술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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