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지 벤치마킹…장성농업 미래를 본다
선진지 벤치마킹…장성농업 미래를 본다
  • 곽경민 기자
  • 승인 2018.11.21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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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에 맞는 푸드플랜은 없나?…'있다'
로컬푸드매장 확대…사계절 공급책 필요

기획특집 <미래형 푸드플랜 진단> 

스위스 루체른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알프스 산을 배경으로한 국제적 관광지라는 장점을 활용한 이 마을에서는 쿱협동조합을 결성, 관광협회와 협동조합이 상호보완 발전하는 ‘윈윈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스위스 루체른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알프스 산을 배경으로한 국제적 관광지라는 장점을 활용한 이 마을에서는 쿱협동조합을 결성, 관광협회와 협동조합이 상호보완 발전하는 ‘윈윈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농민이 먹거리 산업의 주인이 되는 시대는 불가능한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지역 푸드 플랜’ 수립 지원이 포함되면서 푸드 플랜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푸드 플랜은 ‘먹거리 종합전략’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영역과 협력해 시장을 통해 식품의 조달과 공급을 계획적으로 관리하는 정책 행위로 로컬푸드 학교급식을 포함한 공공급식, 식품 소외계층에 대한 식품 지원, 마을 단위 소규모 가공이나 외식 사업, 공동체 부엌 등이 푸드 플랜의 대표적인 활동 영역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방향을 설정하고 대응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것이 중장기적인 먹거리 정책인 푸드 플랜이라고 할 수 있다. 푸드 플랜은 종합적 먹거리 대책으로 소비정책이자 사회정책, 안전정책, 생산정책, 지역정책 등의 아우르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농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고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공급처로 삼겠다고 했지만 그 구상은 아직도 ‘꿈’에 불과하다.
이유인 즉, 우리 농업의 현실을 짚어보면 한국에서 농민이 농사를 지어서는 미래를 보장받기가 어렵다. 농가의 생산단가는 오르는데 농산물 가격은 동반상승하지 않고 소득은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유통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아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도시 소비자들은 수입산을 애용하고 있다. 게다가 농민들의 고령화, 농업의 규모화가 가속화되어 소농가의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가?
최근 장성군에서는 농업을 살리고 농가소득을 보장하는 푸드 플랜을 기반으로 농정 거버넌스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에 유두석 군수를 비롯한 김현영 농업기술센터 농업축산과장 등 농정 관계공무원과 농협전문가가 동반한 유럽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에는 완주군을 한국 로컬푸드 운동의 효시이자 선구자 위치로 올려놓은 완주로컬푸드 매장의 나영삼 본부장이 동반해 푸드 플랜에 대한 관심도가 집중됐다.
본보에서는 이번에 벤치마킹을 다녀온 박진홍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담당 계장의 기고문을 통해 농업 선진지인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의 농업정책을 진단하고 장성의 대안을 살펴본다.


관광지·시내 곳곳마다 로컬푸드매장

소비자와 생산자의 신뢰도 확보성공

스위스 수도 베른은 장미공원으로 세계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곳이다. 그런 만큼 유명 관광지 주변과 시내 곳곳에 친환경 로컬푸드 직매장을 설치하여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상호 신뢰도는 높이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또한 루체른, 베기스에서는 스위스 최대 유통소매 사회적 기업들로 미그로스(MIGROS)와 쿱(COOP)협동조합이 지역화 정책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라는 신뢰를 쌓아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의 벽을 허물고 있다.
특히 쿱과 미그로스에서는 1차로 생산된 농산물뿐만 아니라 농산물의 2차 가공식품류까지 풍성하게 개발,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이용편의를 도모하고 농가소득을 배가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곳이다.

 

민박에 농촌체험 곁들여 관광객 유치
농업단체와 관광협회가 손잡고 ‘윈윈’

오스트리아 레오강은 작은 마을이지만 세계 곳곳의 배낭여행객들이 찾는 명소이다. 이곳은 농업회의소와 관광협회가 손을 맞잡고 알프스의 아름다운 경관을 활용하여 산악테마파크 조성과 유기농산물 판매소를 설치 농업의 발전과 지역경관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를 끌어올리고 있는 현장이다. 유명 관광지 주변으로 농가 민박 유치와 농촌 체험을 곁들이는 농업의 6차 산업화를 모색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황룡강과 편백숲, 백양사 등의 관광지를 두고 있는 장성의 모델케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인스부르크는 1633년 페스트로 죽음의 공포에 휩싸일 때 오버암버가우 주민들의 기도와 약속으로 역사를 가진 인구 5천 명의 소도시로서 지금은 세계적인 공연으로 거듭나 행사기간 50만 명이 찾는 곳이다. 이곳 1500년경에 지어진 발코니 지붕이 황금으로 덮인 건축물을 보존하여 ‘황금지붕’이라고 홍보 구도심을 허물지 않은 관광자원과 스토리텔링이 있는 도시로 활용하는 지혜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가장 맛있는 와인 우리가 생산한다’
철저한 자격증관리…사과협동조합 구성

이탈리아 트렌토 마을의 사과 공동작업멜린다사과협동조합을 구성, 운영하고 있는 이곳 마을에서는 농장주들의 책임 아래 선별기에서 씻겨 나온 사과를 전수검사하여 규격화된 포장작업함으로써 생산자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탈리아 트렌토 마을의 사과 공동작업멜린다사과협동조합을 구성, 운영하고
있는 이곳 마을에서는 농장주들의 책임 아래 선별기에서 씻겨 나온 사과를
전수검사하여 규격화된 포장작업함으로써 생산자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탈리아 가장 북쪽 지방인 볼차노는 인구 40만 명의 중소도시로 알프스산맥의 산악지대를 차지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믿을 만한 가벼운 맛의 와인을 생산한다. 이탈리아 와인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이곳은 가장 믿을 만한 유기농 와인의 생산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 이유는 5,000명의 농장주들이 협동조합을 운영하며 150개의 와이너리(포도주를 만드는 양조장)에 포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포도주 제조 자격증관리는 12개의 세분화된 농장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3년마다 테스트를 통해 자격증을 관리하는 엄격한 관리제로 인하여 세계 1등 와인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와인의 전통적 소비국인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주 수입국이다.
이탈리아 북부도시인 트렌토는 협동조합운동이 가장 발달된 도시다. 트렌토협동조합연맹에는 500개가 넘는 조합이 가입돼있고 조합원은 28만 명으로 탄탄한 조직이다. 때문에 연맹이 스스로 생산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기술지원을 다하고 있다. 가운데 멜린다 사과협동조합은 지역농민 4천여 명이 연간 50만 톤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이 조합은 소규모 농가지만 조직화하여 조합을 만들고 컨소시엄을 만들어 그 지역만의 브랜드화를 시도, 세계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이탈리아 멜린다사과협동조합소규모 농가들이 조직화하여 조합을 만들고 조합들이 컨소시엄을 설립하여 브랜드화된 제품으로 세계경쟁력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멜린다사과협동조합을 방문하여 제품에 대해 설명듣고 시음회를 가졌다.
이탈리아 멜린다사과협동조합소규모 농가들이 조직화하여 조합을 만들고
조합들이 컨소시엄을 설립하여 브랜드화된 제품으로 세계경쟁력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멜린다사과협동조합을 방문하여 제품에 대해 설명듣고
시음회를 가졌다.

 

#종합결론

농민 스스로 시대에 맞는 계획영농 도모해야
품목별 협동조합 바람직…지역민 성원 필요

유럽 여러나라 협동조합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우리나라는 농협중심이지만 앞으로는 품목별 협동조합의 구성과 운영도 시도해 볼만하다. 장성 사과의 경우 독창적인 브랜드를 개발하고 상품관리와 홍보, 재배 기술보급 등을 병행해 나간나면 훌륭한 협동조합이 될 수도 있다.

베른의 파머스마켓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생산품을 다양화하고 2차 가공화하여 소비자들의 기호에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 장성호 주변에 주말매장이나 평일 상설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시도해 볼만하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지역농업이 판로를 찾고 활성화해 나가는 데는 두 가지 요건이 필수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는 농민의 몫으로, 질 좋은 먹거리가 연중 생산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민스스로가 친환경, 건강한 먹거리를 양심 있게 생산, 1년 내내 꾸준히 공급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어느 때나 구입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라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
또 하나는 지역민의 몫으로, 내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는 내가 먼저 소비하고 홍보해 나간다는 공동체마인드의 발동이다.
이 두 가지 자생적 요소에 지방자치단체의 강력한 뒷바라지가 뒤따라준다면 우리 농촌은 생존가능성을 찾고 활력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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