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홀씨처럼 묵은 앙금을 날리자
민들레 홀씨처럼 묵은 앙금을 날리자
  • 장성투데이
  • 승인 2018.11.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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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폭풍우처럼 지역을 휩쓸고 간 6.13지방선거가 끝난 지 벌써 5개월 보름에 이르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범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이어서 보름 뒤에 시효가 끝난다. 유난히 사건 사고가 많았고 이에 따른 고소 고발로 얼룩진 장성군의 경우 당선자인 유두석 군수와 연관된 사건들이 많이 남아있다. 상당수는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나기도 했으나 나머지는 경찰과 검찰이 막바지 검토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군민들도 궁금할 일이지만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의 관심도는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을 주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장성군은 타 시군에 비해 유난히 많은 고소 고발로 얼룩졌다. 수사기관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선거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났으나 군수 선거를 둘러싼 감정의 골은 어떤 화해나 타협의 틈도 없었다. 그 대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5개월 보름을 보냈다. 세월이 흐르면 감정도 무뎌진다는 말은 틀린 말이 됐다. 권력을 앞둔 국면에서 이해와 양보란 찾을 수 없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장성군이 선비의 고장이라거나 문불여장성이라 부르던 전통은 멀리 사라져버린 느낌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하루빨리 기소 여부가 결정되고 재판을 통해 진실 여부가 가려지길 기원한다. 신속한 검찰기소와 재판으로 군민 갈등을 끝내고 더 이상 군정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시간이 길어지면 길수록 군민들과 군정에 불편과 불이익으로 돌아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어떤 모습이 우리에게 필요할 것인가?

현명하고 조속한 수사나 재판을 기대하며 각자의 업무에 충실하는 일이 최상책이다.

그리고 모든 고소 고발이 종결될 때부터는 서로의 발목을 잡지 말고 화해와 동참의 길로 갔으면 한다. 아니 반드시 가야만 할 것이다.

더 이상 군정의 발목을 잡는 행위는 군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 명명백백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서로 받아들이며 이해하자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군정에 대해선 서로 질타하고 감시해야 할 것이며, 군민의 의견을 모아 바로잡아 가야 할 것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정당하게 죄 값을 치러야 한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 벌써 6개월이 다되어가지만 장성에는 아직도 두 개의 깊은 골짜기가 패어있다.

당선자인 유두석 군수도 선거 후유증으로 불편함과 피로함의 기색이 역력하다. 물론 패자인 반대진영의 후보자나 일부 시민단체도 피곤함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법의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현업에 충실하며 차분하게 기다리며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유 군수는 현재 맡고 있는 군수로서의 책무를 성실히 이행 해 주길 바랄 뿐이다. 상대측도 장성 군민의 일원으로 더 이상 불편함 없이 당당하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러한 고소고발이 이번 선거를 끝으로 사라지길 간곡히 바란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똑같은 중상모략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선거를 치르는 당사자들 뿐 아니라 정당 주변이나 선거 캠프 관계자들도 서로를 비하하거나 비방하는 일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지역 정치판이 군민을 위한 열정의 각축장이 되어야지 사사의 이익과 사사의 감정이 앞서는 대립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선 당선자 입장에서 민선 7기 호를 이끌고 있는 유두석 군수의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협치의 정치가 간절히 요구된다.

여기에 대응하는 패자 진영으로 볼 수 있는 윤시석 전 도의원 그리고 그를 지지했던 군민들 역시 결과에 대해 인정하고 기다리는 미학이 있어야 한다. 현재 첨예하게 대립된 시민연대와 장성군재향군인회를 이끌고 있는 김춘식 대표에게도 지역 미래를 위해 균형 감각이 돋보이는 통 큰 행보를 기대한다.

발행인이 파악 한 바로는 서로 협치를 원하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한 울타리에 사는 장성 고을민으로서 기분 좋은 일이다.

위인들은 ‘패자가 패배를 인정하는 한 더 이상 패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서로에게 남은 앙금의 찌꺼기만을 생각하고 등을 돌리고 있는 한 장성의 미래는 없다. 서로의 마음에 응어리가 있다면 민들레 홀씨처럼 멀리 날려버리길 희망한다.

씨 없는 홀씨로 말이다.

/ 발행인 박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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