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농사꾼 되어 장성군에 빚 갚아야죠”
“성공한 농사꾼 되어 장성군에 빚 갚아야죠”
  • 곽경민 기자
  • 승인 2018.12.12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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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지식 익히기 위해 4차례 미래농업대학 진학
1만 평에 호두나무 식재···관광체험장 조성이 꿈

도전하는 귀농인-11기 장성미래농업대학 졸업생 이은혜

삼계면에서 호두농장을 개척, 새로운 농부의 꿈을 부풀리고 있는 이은혜씨
삼계면에서 호두농장을 개척, 새로운 농부의 꿈을 부풀리고 있는 이은혜씨

◆ 도시인에서 귀농인으로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

농업을 배우는 일도 마찬가지다.

도시생활을 하다가 농업을 시작하는 경우는 특히나 더 그렇다.

나무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것을 미리 알아내 챙겨야 하고 유통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를 꿰뚫고 있어야 하는 것이 진정한 미래농업인이기 때문이다. 작은 실수라도 자주 하면 경제적으로 손해가 막심하고, 그것은 곧 좌절로 이어질 수 있다. 실수를 줄이고 현명한 투자를 하는 것이 최상책이라는 결론이다.

도시생활을 접고 장성 삼계면으로 귀농하여 장성미래농업대학에 농민수업을 받고 있는 이은혜 씨(52)의 눈매에서 그런 열정을 느낄 수 있다.

 

◆ 장성군미래농업대학 문을 두드리다

진도 출신 남편과 귀농한 이은혜 씨는 지난 2011년 온 가족이 귀농했다. 나이 들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귀농하고 싶어 대상지역을 물색하다가 귀농귀촌 정책이 잘 돼있는 장성군을 선택했다.

부동산을 수소문한 끝에 삼계면에 조성된 사과밭 만 삼천여 평을 사들여 갈아엎고 자신이 꿈꾸던 호두나무를 심었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모든 것이 결코 만만치 않았다.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생소하고 시행착오가 겹쳤다. 그래서 택한 것이 장성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개설하고 있는 장성미래농업대학이었다.

농업인의 길을 걷기 위해 각종 정보를 얻고 문을 두드리다가 만난 농업대학은 전문 기술을 익힐 수 있는 다양한 학과가 있었다.

장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배움이 없으면 농업도 없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2008년에 개설한 장성미래농업대학은 매년 2개 학과를 마련, 전문가들의 지도와 실습, 선진지 벤치마킹과 자유토론 등으로 귀한 자리가 됐다.

이 씨는 2013년에 미래농업대학 귀농학과를 선택, 귀농준비를 겸해 농업 이론을 배워나갔다. 또 농업대학을 다니면서 땅의 특질은 무엇이고 어떻게 가꿔야하는 것인지를 차근차근 터득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양봉학과에 이어, 올해는 농촌관광학과를 선택하여 이수함으로써 미래 농업의 4차산업화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

장성군이 개설하고 있는 미래농업대학은 올해 친환경농업학과와 농촌관광학과, 포도학과 등 3개 과를 운영, 123명이 졸업해 전문농업인을 배출했다. 곧 2019년 학기 강좌를 안내해 수강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 씨는 배움에 대한 열정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매 년 강좌를 들을 계획이며, 새로운 교육에 대한 갈망 또한 크다.

 

◆ 호두나무에 미래 승부를 걸다.

이 씨는 삼계면에 만여 평의 과수원을 마련하면서 기존에 있던 사과나무를 과감히 정리하기로 했다. 무언가 새롭고 미래형 농업을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재배하기 쉽고, 전정 작업이나 농약 살포로 일손을 잡아먹는 과수를 배제하다 보니 호두나무가 떠올랐다.

호두나무는 두뇌발달에 좋고 자양강장제로 활용되는 등 현대인들의 선호도 높은 건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호두를 본격 수확하기까지 약 8~10년 정도 걸린다는 점이 있어 웬만한 끈기와 인내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 때문에 빠른 자본 회전율이나 수익을 생각하는 사람은 포기해야 하는 유실수이다. 자기 임야를 보유하고 있거나 10년 정도의 오랜 세월 동안 수익이 없어도 괜찮다는 사람은 가능할 수 있다.

2013년도에 800여 그루를 식재, 숫한 시행착오와 연구를 거듭하며 키워온 호두나무는 6년째인 올해 처음으로 한 되의 호두가 탄생됐다. 눈물 젖은 빵처럼 참으로 값진 호두 열매였다. 아마도 내년에는 상당한 수확이 예상된다.

이 씨는 호두가 열리고 농장이 자리를 잡으면 평생 동안 꿈꿔왔던 체험농장을 열 계획이다.

“야산에 열린 호두를 따는 체험도하고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음식을 만들고 가족의 행복과 평화를 꿈꾸는 그런 농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농업인의 길에 들어서서 덜 실패하도록 도와주고 신세진 주위 분들과 장성군에게 당당하게 은혜를 갚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과수원에 내린 눈발을 견디며 강인하게 버티고 있는 호두나무처럼 이은혜 씨의 소망이 이뤄져 장성에 호두나무 체험농장이라는 또 하나의 명물이 탄생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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