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평화의 소녀상 문예작품 및 그림 공모전 대상작
장성평화의 소녀상 문예작품 및 그림 공모전 대상작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1.03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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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위안부의 날인 지난해 8월 14일 장성역앞 광장에 건립된 장성군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장성 평화의 소녀상 문예작품 및 그림 공모전’ 대상 수상작품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시부문
중등부 시 대상
삼서중학교 2학년 1반 김현선

당신 앞에서 ‘꽃’

나는 그 사람 앞에서 꽃이었다.
어쩔 땐 화려하다가
어쩔 땐 수수하기도 한,

나는 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그의 향기, 그의 온기, 그와 함께하는 매 순간은
모든 게 좋았다.

행복한 시간도 잠시!
내가 끌려 간 곳은 낯선 그곳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끝없는 절망의 나락.

끝없이 몰아쳐오는 일본군들
정신을 잃은 일이 다반사였고
피범벅 날의 연속.

온 몸이 부서지는 고통을 참으며,
몇몇의 친구들을 잃으며
몇 년 몇 개월의 절망의 시간을 보냈다.

도망가는 일본군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세월 지나 변해버린 마을

내 시선이 머문 한 사람
나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나 달라진 모습! 하지만 그의 향기와 온기는 예전 그대로.
그 절망의 지옥에서 버틸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
그리고 희망이었던 그 사람

나를 보며 웃는다.
마치 ‘여태 당신을 기다렸어’라고 말하듯
시간이 흘러 겉모습도 바뀌고 젊은 나이도 아니지만
당신 앞에서 꽃일 수 있을까?


초등부 시 대상
중앙초등학교 6학년 2반 김현서


열여섯

꽃다운 내 나이 열여섯
아무것도 몰랐던 나이

나에겐 지울 수 없는 기억
거기서 흘린 나의 눈물은
나의 피가 되었다.

산문부문
초등부 산문 대상
중앙초등학교 5학년 1반 김수현

평화의 상징 소녀상을 보며

며칠전 언니들이 청소년 평화나비 단체에서 봉사활동으로 소녀상 청소를 다녀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내 생각에는 소녀상은 별 의미 없이 단순히 어린 소녀들의 형상을 만들어 놓은 하나의 동상으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소녀상 청소를 하고 온 언니들은 내가 미처 몰랐던 안타깝고 가슴 아픈 우리나라 역사가 있다며 자세히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일본은 오랜 전쟁으로 지친 일본군의 사기진작을 위해 위안부를 만들고 우리나라의 어린 소녀들을 거짓말로 유인해서 전쟁터로 끌고 가 군인들의 성적인 노리개로 만들었고, 꿈 많고 순수하던 어린 소녀들의 삶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아주 큰 죄를 지었다고, 그래놓고도 자신들의 잘못을 지금까지도 뉘우치지 않고 사과하지도 않으면서 계속해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자신들의 잘못을 합리화 시킨다며 일본의 태도에 화가 나고 열 받는다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열 받고 화가 버럭 났습니다.
왜 가까운 이웃 나라인데도 원수처럼 가까워지지 못하는지 알 것만 같았습니다. 왜 축구경기를 하면 일본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하는지 알 것만 같았습니다.
언니들은 빗자루와 걸레로 소녀상에 묻은 먼지를 털고 닦아 내면서 두 주목을 불끈 쥐고 맨발로 앉아 있는 소녀상을 보면서 눈물이 ‘핑’ 돌았답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그렇게 힘든 일들을 어떻게 감당해 냈을까? 하면서요.
언니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어린 소녀시절의 모습을 생각하며 지금의 자신들의 나이가 비슷할 시기였을 것 같아서 더 안타깝고 마음이 쓰라렸다며 말을 합니다. 그래서 그때의 어린 소녀들이 받았을 마음의 상처들을 물로라도 깨끗이 씻어주고 싶어 뽀득뽀득 열심히 닦아 주고 왔다며 이야기하는 언니들을 보면서 다음에는 나도 꼭 따라가서 ‘이제는 괜찮아요. 힘내세요.’라며 꼭 안아주며 이야기해 주고 싶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에 수치심과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하니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 아닐까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할머니들의 마지막 소원이 되어버린 일본군의 ‘사죄’도 받지도 못하고 시간이 많이 흘러 돌아가신 분이 많아 이제는 생존해 계신 분이 몇 분 되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가슴이 아팠습니다.
나는 소녀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어졌습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을 생각하며 인터넷으로 소녀상을 찾아보았습니다. 한복차림에 단발머리를 하고 두 주먹을 야무지게 쥐고 의자에 앉아있는 소녀의 모습이었습니다. 신발을 신지 않은 맨발의 모습은 어디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고통당했던 과거의 아픈 기억을 담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어린 소녀의 모습 그대로 고향에 돌아가 사랑하는 가족과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걱정 없이, 고통 없이, 그 나이에 걸맞게 살아가고 싶은 꿈도 담겨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 한 번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에서 보호 받고 있고 또, 내 꿈을 펼치기 위해서 하고 싶은 것을 원 없이 하며,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제는 짜증도 불평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성역을 지나갈 때 마다 평화의 소녀상을 바라보며 다시는 우리나라에 이런 아픈 역사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일본이 사죄하고 위로해 주기를 기도하며 지나가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북한과도 관계가 잘 되어서 전쟁이 없어지고 평화가 유지될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도 꿈꿔 봅니다.

▲ 고등부 그림 대상 문향고 박재영
▲ 고등부 그림 대상 문향고 박재영

 

▲ 중등부 그림 대상 삼서중 정민지 '시련은 가고'
▲ 중등부 그림 대상 삼서중 정민지 '시련은 가고'
▲ 초등부 그림 대상 성산초 조은샘 '위로'
▲ 초등부 그림 대상 성산초 조은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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