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부 있게 해준 세상에 감사드려요”
“우리부부 있게 해준 세상에 감사드려요”
  • 곽경민 기자
  • 승인 2019.01.09 13: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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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산단 주위서 폐지 수집 쾌척 ‘기부천사’
장성 남면 선천성 장애 김일로·이해숙 부부
매사를 즐겁게 바라보는 김일로·이해숙 씨의 표정은 그 자체가 천사표다. 이웃이 있기에 그들 부부가 존재한다며 기부운동에 남모르게 나서고 있다.
매사를 즐겁게 바라보는 김일로·이해숙 씨의 표정은 그 자체가 천사표다. 이웃이 있기에 그들 부부가 존재한다며 기부운동에 남모르게 나서고 있다.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자신이 살아가기도 버거운 상태에서 더 어려운 상황을 위해 선뜻 나서기란 더더욱 어렵다.

“새해 소망은 건강… 봉사를 좀 더 많이 하고 싶어요”

장성군 남면 삼태리 나노산단 일원에서 폐지를 주어 남을 돕는 말없는 천사 부부 김일로·이해숙 씨가 그 주인공. 남편은 47세, 부인은 연상이어서 나이를 밝히고 싶지 않다며 수줍어했다.

김 씨는 신체는 평범하지만 언어 장애 2급으로 소통과 활동이 어려운 상황. 부인 이 씨는 하반신이 온전치 못한 선천성 1급 장애자다. 하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 천사로 소문 나 있다.

김 씨 부부는 교인들이 이들의 착한 행실을 보고 소개해 2005년 결혼, 부부의 정을 맺었다. 천만다행으로 이 씨의 85세 된 노모께서 마을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보금자리를 틀었고 먹고 살아가는데 조금은 위안이 됐다.

비록 몸이 온전치는 못하지만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움직이겠다는 이들 부부는 지난 2014년부터 폐지 수집에 나섰다. 김씨는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5시부터 어김없이 삼태리 동네뿐 아니라 나노산단 일대를 누비고 멀게는 첨단까지 이동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여 하루 4천~5천 원 정도, 많을 때는 만원까지도 번다.

하루는 폐지 수집하러 나간 남편이 스쿠터전동차 배터리가 방전되어 오도 가도 못하고 우는 남편 전화를 받고 같이 울기도 했다. 어려운 사정은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것일까?

이들 부부는 이렇게 자신들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이유를 하나님의 가호와 이웃들의 도움이라고 생각하고 기부운동을 실천하기로 했다. 천금 같은 폐지 수입금을 교회 차량을 살 수 있도록 쾌척했다. 뿐만 아니라 기아에 시달리는 어린이를 구제하기 위해 유니세프에 가입, 매달 통장에서 여러 군데 후원금을 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부부를 있게 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작은 일이지만 우리가 조금이라도 남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 그 은혜를 갚는 길인 것 같아요”

매사를 즐겁게 바라보는 이해숙 씨의 표정은 그 자체가 천사표다. 하반신이 없어 집안에서만 활동하는 이 씨지만 천하를 다 가진 것처럼 해맑다.

삼태 마을 이장 변요섭(70) 씨는 말한다.

“이들 부부가 있어서 우리 마을도 넉넉합니다.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김 씨 부부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신신당부했다. 너무 미약해서 차마 봉사라 말 할 수 없다며 부끄러워 했다. 하지만 마을사람들은 변함없는 천사부부를 지켜보며 칭송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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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 泉 2019-01-12 10:06:36
건강하고 돈많은 사람도 하기 어려운 이세상에 이런 따뜻한 부부가 있다니 정말 훌륭하십니다.
정말 본 받을 일입니다. 김씨 부부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