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레드향 농장 웃음꽃 피어난다~
붉은 레드향 농장 웃음꽃 피어난다~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9.01.23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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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향과 달콤한 맛…설 명절 ‘특급 선물’
장성군 남면 덕성리 자풍 마을에서 붉게 익어가는 레드향을 수확하기 위해 분주한 몸놀림을 하고 있는 조안숙 씨(앞쪽)와 김복례 씨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장성군 남면 덕성리 자풍 마을에서 붉게 익어가는 레드향을 수확하기 위해 분주한 몸놀림을 하고 있는 조안숙 씨(앞쪽)와 김복례 씨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 장성 남면 레드향 본격 출하  

영하의 온도에도 불구하고 온실 안이 붉은 웃음꽃으로 피어난다.

그 동안 실험적으로 재배해오던 열대성 과일 레드향이 올해부터는 장성군 남면 일대에서 본격적으로 생산, 출하되기 시작한 것이다.

장성군에서는 2015년부터 개척자 정신을 가진 일부 농가에서 재배를 시작, 지난해 선보인 바 있으나 4년째인 올 겨울부터는 본격적으로 상품화가 가능해졌다.

“제 친척이 제주도에 살고 있어서 매년 귤을 고맙게 먹었는데 이 달콤한 레드향 맛을 보고 난 뒤부터는 아예 귤을 먹지 않아요”

자기가 손수 농사지은 과일이지만 이처럼 맛있는 과일은 먹어보지 못했다는 김복례 (57. 장성군 남면 평산리)씨의 소감이다.

‘레드향’은 감귤과 비슷한 모양이지만 귤보다 크기가 두 배 정도 크고 강한 붉은빛이 도는 만감류 과일로 일반적으로 기후가 따뜻한 제주도나 전남 남부지역에서 1월~2월에 주로 생산되고 있다.

레드향은 출하 시기가 다른 과일의 성수기가 여름철과 가을인데 반해 한 겨울에 맛 볼 수 있어 과일류를 찾는 국민들에게 더욱 인기다. 레드향은 당도(최고 14 브릭스)가 아주 높고 알갱이가 탱글탱글한 식감과 과즙이 풍부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또 비타민 C와 비타민 P가 풍부해 혈액순환, 감기예방, 피부탄력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장성도 좋아 과일을 딴 뒤 며칠 숙성시켜서 먹으면 더욱 달콤함이 맴돈다.

장성군이 기후 온난화에 대비해 칼라프루트 시범사업으로 장려, 전남에서는 장성군 남면 일대가 가장 적극적이고 넓은 레드향 생산지역으로 발돋움했다.

남면 일대는 마을 뒷산인 청양산이 동서향으로 자리 잡고 있어 대부분 남향 산록에 위치해 따뜻한 기후가 어우러져 레드향 최고 주산지로 적격이다.

 

새 작목 ‘개척자는 외로워’

아직은 홍보 부족…판로개척 등 첩첩산중

 

무슨 작목이든지 개척자는 외롭다.

장성에서 레드향 재배를 처음 시작한 심재옥(63.전화 010-9865-5424)·김복례 부부는 대단한 각오를 다졌다. 2015년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던 부인 김 씨가 차츰 회복되면서 병상에서 우연히 TV를 보다가 레드향이 소개되자 심어보자고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말을 들은 심 씨는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그깟 쯤이야...”하고 800평에 식재할 모종 값으로 4천만 원을 선뜻 투자, 하우스에 재배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선구자의 길을 걸었다. 모진 실험을 거쳐 식재 3년 만인 2018년 겨울에 1천만 원 정도의 매출액을 올렸고 올 겨울에는 약 1천5백~2천 상자를 수확할 것으로 예상, 묘목 값 정도의 수익은 자신하고 있다.

심재옥 씨의 이런 선구자적인 도전과 노력에는 이웃 동네인 남면 덕성리 자풍 마을의 박장열(70. 전화 010-3618-8639) 씨 부부가 항상 함께하며 선진지 견학을 찾아 나서고 연구와 실험을 거듭하면서 오늘날의 레드향 농원을 선도했다.

박 씨는 1995년부터 30여 년 동안 하우스에 토마토나 오이 등을 재배한 하우스의 달인으로 소문난 사람이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시설농업으로는 난방비를 포함한 퇴비 구입, 병충해 방제 등의 재투자로 빚만 늘어가는 신세를 면키 어렵다고 보고 3년 전에 과감히 열대과일인 레드향으로 방향전환을 시도했다.

레드향은 신종 과일로 고소득이 가능하고, 1년 내내 관리 손길이 필요할 뿐, 일시에 일손이 필요치 않아 외부 인건비가 들지 않아 가족 농으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매년 수익을 올리는 채소 농업을 버리고 과수 농사를 하자면 3~4년 동안은 아무 소득 없이 투자만 해야 한다는 사실이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투자 없는 수확은 없는 것입니다. 작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소한 자기 땅과 시설이 있어야 하고 끝없이 실험하고 개척하려는 자세가 돼야 합니다”

거듭되는 험난한 길을 걸으며 재배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이제부터는 판로개척이라는 또 다른 싸움이 남아있다.

박 씨는 지난 1월 10일부터 지인들에게 직거래로 약 100 상자를 실험 출하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고 설명했다.

1상자에 8개~12개 정도 들어있는 레드향은 상자 당 약 3만 원에 거래돼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올해 약 1천~2천여 상자를 수확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설 명절에 인기상품으로 알려져 전국을 장악할 특급 과일로 등장할 것을 자신했다. 하지만 공판장 등 대규모 판로 개척 등의 문제가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처음이라 애로 많아 “관심 가져주세요~”

‘열대과일협의회’ 결성해 고충 나누기로

본격 출하기를 맞은 레드향의 상품성을 위해 열대과일협의회 작목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올해 강한 햇볓에 타는 일소피해를 분석하며 내년 재배에 지혜를 모으고 있다.
본격 출하기를 맞은 레드향의 상품성을 위해 열대과일협의회 작목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올해 강한 햇볓에 타는 일소피해를 분석하며 내년 재배에 지혜를 모으고 있다.

현재 장성군에서는 레드향 재배에 뜻을 같이하는 7농가가 모여 ‘열대과일 협의회’란 것을 만들어 김형철 씨가 회장을, 임열 씨가 총무를 맡아 재배에서부터 판로 개척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대처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협의회를 만들어 전남 완도 지역의 아열대 과일 재배지를 다녀왔다는 김형철 회장은 “개척 농업이란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기에 더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는 시범 사업일 경우 보조금 지원을 7대 3 혹은 8대 2로까지 확대하고 있는 추세인데 장성군은 모든 것이 5대 5에 그치고 있습니다”라고 아쉬움을 말했다.

박장열씨는 “올해 갑작스런 무더위를 예상치 못하고 환풍기 설치나 벌레 퇴치기 등을 적기에 구비하지 못해 나무가 시들해지고 갈팡질팡할 때는 참말로 죽을 맛이었습니다”라고 재배농가와 농업기술센터, 기상청, 행정기관과의 긴밀한 협조 필요성을 상기시켰다.

가장 선배격인 심재옥 씨는 “올해는 장기간 계속되는 폭염으로 감, 사과, 포도 등이 일소피해를 입었는데 레드향도 처음에는 몰랐으나 수확기에 확인해보니 강한 햇볕을 쏘인 과일은 껍질이 두꺼워 지고 까먹기가 불편해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기관이 정확하게 진단하여 공동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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