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녕 나를 베어 내치시렵니까?”
“아, 정녕 나를 베어 내치시렵니까?”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9.02.20 13: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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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 경각에 달린 성산 '은행나무'
전국에 "가져가실 분 없나요?공문
마지막 여름
마지막 여름

“나무는 아무 말이 없다. 그저 기다릴 뿐...”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 마을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국도 1호선 성산에 심어진 은행나무는 늘 우리들의 친구였다.
고향 떠난 타향살이에서도 늘 은행나무 그늘을 잊지 못하던 동네 사람들은 이제 그 친구를 버리기로 결정했다.
여름철에 든든한 그늘로, 가을철엔 노란 은행잎으로 뭇 사람들의 사랑을 받던 13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도로와 주택을 훼손한다는 들끓는 여론에 더 이상 몸을 가눌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간의 영악한 행동에도 나무는 아무 말이 없다.
다가올 새봄에 파란 삭을 틔울 생각뿐이다.

마지막 가을
마지막 가을

“나를 시집이라도 보내주세요”

성산의 은행나무 운명이 경각에 달려있다. 나무로 봐선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그 시기는 멀지 않다. 올봄이면 끝날 수 있다.

장성군은 현재 전국지자체에 공문을 띄워 혹시나 ‘은행나무가 절실히 필요한 지자체가 있다면 제공하겠다’고 공고해 놓은 상태다. 공익에 사용한다면 우선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와함께 장성 주민들이나 사회단체 등에도 인터넷을 통해 공지하여 이 은행나무가 필요하다고 제안이 들어올 경우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그래도 여의치 않다면 개인이나 사기업이 뿌리까지 책임진다는 조건으로 파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마지막 겨울
마지막 겨울

“슬픈 운명을 어쩌란 말인가?”

일부 주민들은 성산 은행나무에 대해 현지 주민들의 생활불편 때문에 없애야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소중한 장성의 역사이자 자원’이라는 차원에서 다른 곳으로 이식하여 보존하는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장성군이 이식을 위해 1억5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장성군의회에서 부결시킨 것을 두고 어처구니없는 결정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부에선 성산~장성읍 도로변이나 공설운동장 하천변 등에 이식하여 새로운 볼거리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일부 주민들은 광주 승촌보로 이어지는 황룡강 하류에 은행나무 자전거 길을 만드는 것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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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노래.문정선 2019-02-23 20:35:11
백형모.국장님 원님골성산에 관심을 가져준심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0년전에 은행나무을 식제한 주민입니다 처음2년전 주민도 모르는사이 4천만원이나 나무을제거하자고 군의회 의원님 누구에작품인가요29명사회단체장님들 사진클릭보고서 깜작놀란가슴 어떡하면좋을까요? 1년만보류해주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