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에 군불 지피는 이들 속내는?
5.18에 군불 지피는 이들 속내는?
  • 장성투데이
  • 승인 2019.02.2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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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시, 5.18이 뜨겁다. 봄꽃이 피기도 전에 광주가 아닌 서울에서 난데없이 5.18에 불을 질렀다. 그렇지 않아도 전두환과 이순자씨의 막말에 이미 생채기가 깊은 광주와 호남인들에게 난데없는 ‘간첩’과 ‘폭도’라는 질기고도 원한서린 망령이 또다시 꿈틀대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지난해부터 질질 끌다 뒤늦게 추천한 추천위원에 대한 자질 논란에 이어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은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열어 5.18 민주 항쟁에 북한군의 개입이 있었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폄훼하고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이라는 막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

그들의 모습에서 불과 몇 해 전 세월호 참사를 빗대어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들한테 국가 보상금을 주자는 게 말이 되느냐?”던 당시 한나라당 정치인과 어떤 종교인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5.18 학살을 자행했던 장본인인 전두환 씨 조차도 북한군 개입은 없었다고 밝힌 상황임에도 이들이 굳이 현시점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란을 제기해 이슈화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더군다나 이들의 망언으로 그나마 조금씩 오르고 있던 자유한국당의 지지율까지 하락했다. 이러한 결과 치를 두고서도 한국당은 14일 ‘5·18 모독 망언’의 책임을 물어 이종명 한국당 의원을 제명했지만 김진태·김순례 두 의원은 징계유예 조치를 내렸다.

조중동까지 나서서 이들 세 의원의 5.18 망언에 대해 비판에 가세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까지 좋지 않은데도 갈 데까지 가보자는 이들의 모습은 얼핏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충남·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출됐던 광경은 이들이 이렇게까지 무리를 해서라도 5.18을 물고 늘어지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일찌감치 대회장 앞을 태극기부대가 장악하고 나서서 5.18 명단공개와 김진태를 연호하는 목소리로 대회를 치르지 못할 정도였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김진태 의원의 출마 선언식장에 태극기 부대들이 한국당 입당원서 3만장을 들고 찾아와 전당대회 투표권을 갖기 위해 조직적으로 입당 운동을 벌였다는 것.

극우 태극기부대가 이제는 제1야당을 장악하고 세를 과시하고 있다. 그들은 지난시절 온몸으로 체득한 경험을 통해 느꼈을 것이다. 이데올로기와 프레임에 이 나라 국민이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를 통해 얼마나 많은 반사이익을 얻었나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래서 더욱 저들의 전략이 섬뜩하다. 해방이후 살육의 현장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던 바로 그 저주스런 낙인 ‘빨갱이’가 대한민국 제1야당 전당대회에서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통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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