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들보다 장성의 김 순경이 효자’소리 듣겠다”
“‘서울의 아들보다 장성의 김 순경이 효자’소리 듣겠다”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2.26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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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승 장성경찰서장, ‘주민 감동치안’ 다짐
‘미스터 교통’이라 불린 교통질서확립 전문가

  신임 이재승 경찰서장은 누구?  

○ 광주 인성고 졸업
○ 경찰대 행정학과 졸업
○ 전남대 행정학과 졸업
○ 2010. 1 광주지방청 생활안전과장
○ 2010. 7 전남 구례경찰서장
○ 2012. 7 충남아산경찰서장
○ 2013. 7 충남지방청 생활안전과장
○ 2014. 2 경찰대 학생지도부 학생과장
○ 2014. 7 서울동대문 경찰서장
○ 2016. 1 경찰청사이버 안전국 사이버 수사과장
○ 2016. 12 충남예산경찰서장
○ 2017. 12 경찰수사연구원 운영지원과장
○ 2019. 1 장성경찰서장

“주민은 항상 갑입니다. 그러니 갑질을 해 주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주민이 주체이자 어른이기 때문에 경찰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주민의 가장 가까운 민복으로써 최선을 다하려 한다는 장성경찰서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제 77대 장성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이재승 총경(65년생. 나주 태생)은 장성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최우선 과제로 ‘주민이 감동’하는 생활밀착형 치안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에 있는 아들보다 장성에 있는 김 순경이 훨씬 효자라는 소리를 듣는 경찰이면 좋지 않겠습니까”

이 서장은 순찰차로 한 바퀴 돌며 단속하러 다니는 경찰이 아닌, 효심 가득한 동네 큰 아들 같은 정감을 주고 있다.

최근 강력한 단속을 펼치고 있는 장성읍내 교통단속도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고행의 연속선상이다.

“지금 제가 못한다면 앞으로 다음 사람도 바로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소 욕을 먹더라도 제가 먹겠습니다. 언젠가 제가 떠나더라도 ‘이재승 서장의 의지로 교통질서만큼은 확실히 바로 섰다’는 말을 듣는다면 고마울 따름입니다”

생활질서만큼은 확실히 매듭짓겠다는 의지다.

이 서장은 지난 2010년 구례경찰서장에 부임했을 때 인구도 작고 통행량도 그다지 많지 않은 읍내서 한낮이면 울려대는 차량 경적소리 때문에 업무를 볼 수 없을 만큼 소음이 심각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그때 생각해낸 것이 바로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이것은 ‘사소한 것들을 방치하면 더 큰 범죄나 사회문제로 이어진다는 사회범죄심리학 이론으로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했다.

만일 길거리에 있는 상점에 어떤 이가 돌을 던져 유리창이 깨졌을 때 어떠한 이유에서 이를 방치해두면 그다음부터는 ‘나도 깨도 되겠지?’라는 생각에 너도나도 깨트리려는 범죄 심리가 일어나 훨씬 더 큰 피해를 끼친다는 논리다.

장성읍 중앙로에 습관적으로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량들에 대해서 강력단속 의지를 표명한 이재승 서장은 “이 모든 것이 장성주민의 편리와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전제, 협조와 이해를 당부했다.
장성읍 중앙로에 습관적으로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량들에 대해서 강력단속 의지를 표명한 이재승 서장은 “이 모든 것이 장성주민의 편리와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전제, 협조와 이해를 당부했다.

지역 교통체증에 ‘깨진유리창 이론’ 적용

이 서장은 이 이론이 구례 지역에 통용될 수 있다고 판단, 무질서한 주차로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보고 강력한 주차 계도와 단속에 나섰다. 처음에는 지역사회에서 항의도 많고 반발도 심했다. 하지만 예외 없는 ‘무관용원칙’과 꾸준한 단속과 계도는 주차질서를 확립해갔고 그 어느 기초단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질서를 되찾았다.

이 서장은 구례에서의 이 같은 경험으로 ‘미스터 교통’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된 계기가 된다.

이 서장은 이후 서울 동대문경찰서장을 거치면서 한국 최고의 약재상이 집결해 있는 경동시장의 어지러운 교통질서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그 이전에도 수개월 동안 경찰 2개 중대로 집중 단속했으나 끝내 실패했던 경동시장 교통지옥을 서장의 의지로 해결해내는 집념을 보여줬다.

그 당시 이 서장은 밤 11시에 퇴근하고 새벽 4시에 출근해 시장 인근 차량에 대한 단속에 나서 예외 없는 원칙으로 교통질서를 잡아나갔다. 당시에도 빗발치는 항의민원으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 일부러 이 서장을 찾아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였다.

 

“가슴 따뜻한 경찰 돼야”

“일 잘하는 경찰이 되기보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이재승 서장은 부하직원들과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가슴이 따듯한 경찰’이 되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찰, ‘성실’한 경찰이 될 것을 주문한다. 적어도 이 세 가지 덕목은 공직자가 아니더라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갖춰야할 조건임을 강조했다.

이 서장은 “서로 편하고 안전한 공동체 사회를 이루기 위해 법과 제도 질서는 반드시 필요하며 그 일환으로 주정차 단속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고 초기 단속에 다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많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질서가 조기 확립되면 주민들 모두가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어 만족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 사례로 취재진이 작금의 교통단속에 대해 “광주광역시에서도 점심 전후에는 단속을 유예하여 식당을 이용하는 주민과 고객에게 편의를 주고 있다. 장성군에서도 점심 전후에 편의를 제공했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하자 즉석에서 합리적인 의사라고 판단, “앞으로는 11시30분부터 1시 30분까지 점심 전후 약 2시간을 단속 유보토록 하겠다”고 밝혀 현실에 대응하는 순발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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