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조용히 하려하는데...
나무는 조용히 하려하는데...
  • 장성투데이
  • 승인 2019.03.13 13: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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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공자가 뜻을 펴기 위해 천하를 주유하던 중 어느 마을 입구에서 사나이의 곡성이 들려왔다. 너무 슬픔에 잠긴 소리라서 공자가 수레에서 내려 사연을 물었다.

“저는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고향에 와 보니 부모님이 이미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나무는 조용하려고 하지만 바람이 가만 두지 않고(수욕정이풍부지 : 樹欲靜而風不止),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려고 하지만 부모님이 이미 계시지 않는 것입니다”

이 말을 마친 사나이는 마른나무에 기대어 죽고 말았다. 이 고사성어에 나온 ‘풍부지’라는 말은 불효의 상징어로 활용된다. ‘풍수지탄’이라고도 한다.

이 고사에서 보듯 무릇, 나무가 아무리 가만히 있고자 하지만 바람이 멈추지 않으면 뜻대로 있을 수 없는 법이다. 인간사회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5일 광주지방법원에서 6.13지방선거와 관련, 유두석 군수가 연관된 재판이 열렸다. 당시 재판에서 선거캠프 자원봉사자였던 A 씨는 문자메시지를 잘못 보낸 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받았다. A 씨는 당시 ‘상대 후보 측이 성추행 사건 고소인을 매수해 흑색선전하고 있다’는 취지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낸 혐의였다.

유 군수의 친형 B 씨는 ‘상대 후보 측이 허위 증인을 내세워 금품 살포 사건을 조작했다’는 취지의 보도 자료를 지역 신문사에 보내 인터넷에 게재되게 한 혐의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선거가 끝난 지 9개월이 되고 재판이 있는지 한 달이 지난 일이지만 지역적인 관심사인지라 아직도 여진이 남아있는 듯하다. 그 이면에 또 다른 꺼리가 없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다.

이 판결 뒤에 연루된 사람들은 두문불출, 자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정에서 ‘반성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이 말뿐이 아닌, 충분히 반성하는 숙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도 뒷말이 무성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은 다 자기 입장에서 상대를 바라본다. 자기의 식견과 판단력으로 바라보면서 ‘정의의 토대 위’에서 판단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이 때문에 시각에 따라서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신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이 같은 어리석음을 예방하고 균형 있는 판단을 내려라는 뜻으로 법원의 로고에는 수평 저울이 마크로 등장한다.

법은 지켜져야 한다. 위법한 행동을 한 사람, 즉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겠지만 자성이 더 중요한 이유다.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에도 잘못된 허물을 벗겨 들춰내기보다는 아량으로 보듬을 줄 아는 미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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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인 2019-03-13 13:55:44
충분히 반성하며 숙고의 시간을 보내려면 조용히 장성을 떠나는 것이 마땅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