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내음 가득한 자연 밥상이 장성에??
바다 내음 가득한 자연 밥상이 장성에??
  • 곽경민 기자
  • 승인 2019.03.25 12: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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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읍 보해양조 입구 ‘소나무가든’ 식당
바다낚시꾼 남편의 정성을 아내 손맛으로
바다낚시로 건져 올린 어류를 얼큰하게 끓여 별미로 녹여내는 부인 장영순 씨.
바다낚시로 건져 올린 어류를 얼큰하게 끓여 별미로 녹여내는 부인 장영순 씨.

경상도 종갓집의 손맛과 전라도의 맛이 어우러진다면 그 맛은 어떨까?

게다가 남편의 취미인 바다낚시로 건져 올린 자연산 횟감을 식탁에 올려놓는다면 상상만 해도 별미일 것 같다.

이 같은 별미요리를 쉽게 먹을 수 있는 상차림으로 내놓는 곳은 장성읍 보해길 10, 보해양조 정문에 도달하기 100m 전방에 위치한 ‘소나무가든’이다.

틈 나는 대로 산에서 채취한 재료를 손질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남편 진태구 씨.
틈 나는 대로 산에서 채취한 재료를 손질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남편 진태구 씨.

진태구(63) 장영순(54)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자연산 별미집이다. 굳이 부부를 들먹이는 이유는 두 분이서 각자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이 집은 제철 재료로 요리를 하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장 대표는 2017년 남편의 근무처에서 주변 지인들의 점심을 책임지다가 주변 권유로 전업주부에서 식당 여사장으로 변모해 시작하게 됐다. 다른 식당과 차별화된 음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남편의 도움이 절실했다. 그런 장 대표를 말없이 외조하는 진태구 씨가 있다.

진 씨는 날씨가 허락하는 한 바다낚시를 즐긴다. 주로 제주도 앞바다 추자도 사자섬에서 낚싯대를 펼치는데 계절 따라 올라오는 바닷고기들이 이곳 장성의 ‘소나무가든’에 직접 공수되어 고객의 밥상에 앉게 되는 것이다.

진 씨는 계절에 따라 완벽한 보관방법을 곁들여 싱싱함을 선물한다. 가을철에는 갈치회를 서비스로 내주는가 하면 철마다 갈치조림, 우럭, 열기 매운탕 등 다양한 바닷물고기로 점심 메뉴가 정해진다. 이렇게 제공되는 식사가격 점심 백반이 7천 원으로 걱정 끝이다.

진 씨가 바다낚시를 가지 못하는 날에는 인근 산에서 칡뿌리나 약초를 캐고 채집하여 손수 썰고 말려 손님에게 생수 대신 칡차를 끊여 제공한다. 손님이 원하면 말린 칡차도 공짜로 준다.

두 부부의 역할분담이란 바로 이 같은 원재료 조달의 분업화(?)를 의미한다. 이렇게 가성비 높은 착한가격으로 점심식사가 제공되다 보니 수량이 한정되어 예약 위주로만 받는다.

주위에서 진 씨가 바다낚시를 출조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그가 바다낚시에서 돌아오는 날에는 이미 예약이 끝날 정도다. 이 집의 단골들은 누구나 그 순간을 기다리고 한상 차려진 밥상을 받을 때 누구나 ‘와!’하고 환호성이 나올 만큼 인기 만점이다.

추자도 바다 내음을 그대로 간직한 7천원 짜리 점심 메뉴.
추자도 바다 내음을 그대로 간직한 7천원 짜리 점심 메뉴.

또한, 저녁에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주로 제공되는 장 대표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요리가 있다. 장성산 신토불이 토란대와 생 들깨를 듬뿍 넣고 끓여 낸 오리탕과 토종닭 백숙은 보양식으로 꼽을 수 있다. 오리탕과 백숙을 먹어 본 고객들은 깊은 맛과 감칠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다.

다시 찾아 준 고객에게 장 대표는 그저 감사함을 전한다.

장 대표는 “좋은 음식을 손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마음뿐”이며 “제가 만든 음식으로 삶의 활력을 되찾고 조금이나마 기쁨을 느낀다면 고마울 따름이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맛있는 소나무가든 음식도 단점은 있다. 너무 맛있어서 과식을 불러일으켜 다이어트에는 최고의 적으로 몸에게 미안한 일을 자초한다.

이처럼 장 대표의 맛의 비결은 ‘신선한 재료’만을 고집하는 장인 정신에 있다. ‘맛과 신선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단언한다. 한번 냉장고에 들어간 음식을 다음날 파는 것은 장 대표로서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장 대표의 음식 솜씨는 장성에서 내노라면 서러울 정도로 유명하다. 지난번 황룡강 노란꽃축제에서도 소나무가든 상호를 걸고 음식을 선보여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황룡강노란꽃 축제때 선보인 홍어무침과 파전은 관광객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최고의 맛도 자랑하지만 가성비까지 폭발적 이여서 착한 가게로 알려져 다시 찾게 된 집이다.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사람들은 장 대표에게 “소나무가든에서 뿐 만 아니라 장성호 주변에서 음식을 선보이면 어떻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왔다.

이런 제의를 받고 고민하던 장 대표는 주중에는 소나무가든에서 음식을 선보이고 주말에는 장성호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수변길 끝자락 식당인 ‘조이현의 풍차와 호수(010-7428-8870)’의 주변에서 어묵과 파전을 만들어 제공하는 기회를 얻었다. 간이 음식이지만 이곳에서도 막 담근 싱싱한 김치를 공짜로 주다 보니 관광객은 김치와 파전 맛을 못 잊어 일부러 수변길을 다시 찾아온다.

장성 보해양조 입구에 자리잡은 ‘소나무가든’

장 대표는 경상도 대구 종갓집에서 태어났으며 장 씨 종갓집 며느리였던 어머니로부터 종갓집 음식을 전수받았다. 또한 남편 따라 전라도 장성에서 살다 보니 전라도 음식의 맛깔스러움까지 가미되어 더욱더 풍부한 맛을 자아냈다.

장 대표는 소나무를 닮은 변치 않은 넉넉한 마음처럼 그저 사람이 좋고 장성의 산천이 좋아 남과 공유하며 살기를 원한다.

그런 장 대표는 30여 년 전 서울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는 지금의 진 씨를 만나 결혼을 하여 세쌍둥이 여아 셋과 아들 둘을 낳아 서울에서 생활했다. 장 대표는 시아버지 병간호를 위해 서울 생활을 접고 남편의 고향 장성으로 내려온 후에는 부부싸움은 모르고 살았다.

쌍둥이를 키우기도 힘들다는데 세쌍둥이를 낳아 키우면서 힘들었지만, 지금의 남편과 딸들에게 너무 고마울 뿐이다.

장 대표는 해 준 것도 없는데 거기에 비해 착하게 잘 자라준 서른 살을 맞은 딸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남편과 9년의 차이지만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없다며 남편 칭찬으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만큼 부부금실이 좋고 동반자로서 돈독하다.

장 대표는 “그저 남편과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좁쌀 한 톨이라도 그저 고향사람들과 나누어 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말한다. ♣ 예약 전화 (061)393-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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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8 13:08:21
너무너무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