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벚꽃, 맘껏 즐기셔도 됩니다!
봄날 벚꽃, 맘껏 즐기셔도 됩니다!
  • 장성투데이
  • 승인 2019.04.01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올겨울 비교적 따스했던 겨울 날씨 탓에 남도는 온통 벚꽃이 만개했다. 봄꽃 하면 뭐니 뭐니 해도 빠질 수 없는 꽃이 벚꽃이다. 이른 개화로 벚꽃 관련 행사를 준비했던 각 지자체들은 부랴부랴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그런데 봄날 햇살처럼 아름다운 벚꽃을 보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개운치 않은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분이 일본의 국화가 ‘벚꽃’이며 우리나라 전역에 핀 벚꽃들 대부분을 일본이 식민지 시절에 심었다는 이유 등으로 이 또한 식민의 잔재가 아닐까 하는 우려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올해, 가뜩이나 독도문제를 비롯한 일본의 도발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시기임을 감안하면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벚꽃이 핀 유원지로 벚꽃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에게 벚나무 원산지를 물어본 결과 대부분은 ‘일본’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한국인의 오해와는 달리 벚꽃은 일본의 국화(國花)가 아니다. 절대다수 일본인이 덴노가(天皇家)의 상징인 국화(菊花)와 별도로 벚꽃을 ‘일본 민족성의 상징’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은 한반도 산야에 수많은 벚나무를 심은 건 사실이지만 국내에 식재된 대부분의 품종인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일본이 아닌 제주도 한라산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ㆍ중ㆍ일 3국이 벚꽃의 원산지 공방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1년 국립산림과학원 조경진 박사팀은 일본이 원산지인 것으로 알려진 왕벚나무의 DNA 지문분석을 수행해 원산지가 제주도라고 밝힌 것.

이들 연구팀은 한라산과 국내 기타지역 그리고 일본의 왕벚나무 DNA를 지문 분석한 결과 한라산에서 자생한 왕벚나무가 일본 왕벚나무 보다 유전변이가 2.5배 크게 나타났고 변이도 다양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 같은 근연관계를 통해 국내에 심어져 있는 왕벚나무와 일본산 왕벚나무 모두가 제주 한라산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인조차 몰랐던 한국 문화의 뿌리를 밝힌 연구결과지만 벚꽃 원산지가 제주라는 사실은 아직 국민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결과가 나온 게 20여 년 전 임에도 매년 벚꽃 축제만 즐길 뿐 벚꽃이 한국 자생종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 같은 오해 때문에 벚꽃축제를 즐기는 이들이 때때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일제 강점기에 한반도 곳곳에 일본의 국화인 벚나무를 심었다는 사실 탓에 벚꽃은 한때 배척대상이 되기도 했다.

일제가 도시 미관을 위해 심은 것이 시초라고 알려진 경남 진해 벚꽃 역시 한때 베어버려야 하는 나무로 인식됐다가 1962년 식물학자들이 진해 벚나무의 원산지는 제주도임을 밝히면서 가까스로 보존할 수 있었다.

이제는 당당히 즐기자 우리 꽃 벚꽃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