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공공도서관,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
장성공공도서관,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4.1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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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들에게 문자를 직접 보내고 싶어요"
늦깍이 어르신들 '못배운 설움' 훌훌 털기

 

장성 성인문해교육 수강생들의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 한마당’ 행사가 9일 장성공공도서관(관장 김점수)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장석웅 전라남도교육감을 비롯, 김한종. 유성수 전남도의원과 김상윤 장성교육장, 군의회 의원 등 60여 명의 관계 기관장과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 문불여대학 수강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점수 관장의 축사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시낭송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영상 축하 메시지 사업 경과보고, 학습자들의 소감 발표, 학용품 및 감사패 전달, 행복나눔봉사단 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소감 발표에 나선 박정열 (83, 장성읍, 문불여대학 제1회 졸업생, 현재 문불여대학 심화반 과정 수강생) 어르신은 “뒤늦게나마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 수 있게 해준 장성공공도서관에 감사드린다”면서 “배울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줘 고맙고 공부하는 동안 무척 기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열심히 배우고 공부한 덕분에 ‘나는 문불여대학생이다’ 수기 발표, TVN ‘꼬부랑길 꼬부랑시’에서 자작시 발표, 장성군 소식지에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보도, 장성공공도서관 주최 2016년 성인문해 골든벨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도 누렸다”며 “여러 동무들과 함께 공부하고 깨우칠 수 있어 행복하다. 지금 시작하는 분들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해주실 것”을 당부했다.

뒤 이어 소감발표에 나선 삼계면 아계 마을 고현례(80) 어르신은 “일제시대와 6.25전쟁을 겪으며 당장 먹고 살 양식조차 없던 시기에 학교에 다닌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을 도와 동생들을 돌보아야 했는데 당시 학교에 다니던 동무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고현례 어르신은 이어 “일주일이면 2번씩 동무들과 함께 공부하는 날이 너무 기다려지고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글을 깨치면 자식과 손자들에게 핸드폰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일부터 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2번, 선생님 오시는 날만 손꼽아

18개 마을 280여 어르신 참여하는 ‘마을학교’

고현례 어르신의 뒤를 이어 소감발표에 나선 동화면 초지 마을 이미숙(74) 어르신은 “그동안 글을 몰라 한이 맺혔는데 이제라도 글을 깨우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이루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선생님이 매일 기다려지고 공부시간에 선생님의 입만 쳐다보게 됩니다”라며 뒤늦은 향학열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날 행사는 ‘재광장성군향우회’와 장성이 고향인 전남교육청 일반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노령회’, 그리고 장성·광주 지역 사회단체 ‘장성중앙로타리클럽’, ‘방울샘라이온스클럽’, ‘서광주로타리클럽’에서 ‘한글학당’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학용품을 지원하는 행사도 열렸다.

또 장성읍 소재 중화요리 <젠시오>의 박흥문 사장은 이날 행사에 오신 어르신들을 위해 짜장면 나눔 봉사를 실시해 참석한 어르신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은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면지역 비문해 성인에게 제2의 학습 기회 제공하고자 올해 1월 18일부터 남면 분향리 죽분마을과 삼서면 수해리 화해마을을 시작으로 운영하고 있는 성인문해교육이다. 현재 장성의 9개면 18개 마을, 280여 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장성의 마을학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또 한글학당의 심화과정이라 할 수 있는 초등학력 인정과정인 ‘문불여대학’ 과정은 1, 2, 심화반 3개 과정에 69명의 어르신이 수강 중이다.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 운영에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장성공공도서관(전화 399-1673)으로 문의하면 된다.

장성 ‘한글학당’은

1970.12.20. (구)장성공공도서관 개관(故 정강 이기우 선생 기증) 전라남도교육청 최초의 도서관

2005. 3. 한글교실(초급) 20명 시작

2012. 문불여대학 「글사랑 행복」 1호 발간 (한글학당 수강생들이 지은 시와 글이 담겨 있다)
2013. 3. 초등학력인정기관 문자해득교육과정 선정(전라남도교육감)

2016. 2.24. 제1회 초등학력인정 성인문해교육 졸업식(졸업생 21명)

2017. 2.16. 제2회 초등학력인정 성인문해교육 졸업식(졸업생 9명)

2018. 문불여대학 「글사랑 행복」 4호 발간

2019. 1.28 마을로 찾아가는 성인문해교실 개강식

2019. 2.22. 제3회 초등학력인정 성인문해교육 졸업식(졸업생 13명)

2019. 3.7.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으로 명칭 변경

⇒ 2005~2018년(14년)에 600여명에게 성인문해교육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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