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는 아니지만 장성은 정든 꿈마을"
"연고는 아니지만 장성은 정든 꿈마을"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4.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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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 '홍일점' 장성경찰서 홍민희 순경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의로운 경찰' 꿈 활짝

 

“대학 다닐 때부터 장성이 좋아 장성에 자주 놀러오곤 했어요. 그래서 경찰학교에서도 근무 희망지 1순위가 장성이었어요”

지난 1월 장성읍사무소에서 장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계로 발령받은 이후 더욱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는 장성경찰서 홍민희(35) 순경은 지난해 경찰에 임관하던 시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온통 화제의 중심 인물이 됐다.

베트남이 고향인 홍 순경은 베트남에서 고교를 마치고 2005년 조선대학교에서 유학하다 지난해 경찰시험에 합격한 후 첫 근무지가 바로 장성경찰서 장성읍파출소였다. 태어난 고향이 베트남일 뿐 국적도, 언어도 모두 한국인인 홍 순경은 베트남 출신 경찰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그간 언론매체에 자주 소개돼 온 인물이다.

하지만 요즘은 자신의 경찰 업무가 끝난 뒤에 거주지인 동화면 동화골마을학교에 지난 22일 베트남어 및 범죄예방교실을 개설, 지역민의 호응을 얻으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홍 순경은 이곳뿐만 아니라 장성교육지원청 등지에서 주최하는 교직원 대상 강좌에 초빙되면서 지역민과 다문화가정의 가교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를 셋 낳아 기르고 있는 엄마였지만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경찰에 대한 꿈은 결코 접을 수 없었던 홍 순경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힘이 되어 주는 경찰의 늠름한 모습에 반해 아이를 키우면서도 독하게 공부에 매진했다. 필기뿐 아니라 체력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40kg의 체중을 빼는 등 극한 고통도 감내해야했다고.

홍 순경은 경찰시험 준비하던 시절의 자신을 뒤돌아보면 어디서 그런 용기가 솟아났는지 모르겠다며 쑥스러워 했다.

홍 순경은 “가끔 어떤 분들은 베트남에서 귀화했기에 경찰시험 치르는데 가산점을 받지 않았는지 오해를 하셔요. 하지만 베트남 국적도 포기하고 유일하게 한국국적만 있기에 내국인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공채시험을 치렀어요. 가산점은 1점도 없었죠”라고 강조했다.

남편도 가족도 장성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대학시절 몇 번 놀러와 보고는 장성경찰서를 희망근무지로 꼽았다는 홍 순경. 실제로 장성경찰서에 배정 받고 나서 경찰학교 동료들의 부러움을 샀을 정도로 장성경찰서는 경찰학교 교육생들의 경쟁률이 높은 지역이라고 한다.

경찰에 몸담은 지 이제 1년차 접어드는 홍 순경은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라고 한다. 항상 외조하면서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남편과 건강하게 잘 커주고 있는 세 아이들, 아이들 중 둘째와 셋째는 엄마처럼 장래 희망 역시 경찰이 되는 게 꿈이라고 한다. 바쁘지만 보람차고 가치 있는 경찰업무가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경찰업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장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 발령 받고 얼마 되지 않아 가택침입 신고가 들어와 출동했는데 남성이 옛 애인의 가택에 무단침한 것입니다. 그 때 범인이 갑자기 화장실로 들어가더니 소식이 없었죠.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자살하려고 한 겁니다. 출동한 동료와 함께 제지해 자살을 방지한 일이 있었는데 그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라고 말했다.

더욱 열심히 배우고 실력을 키워 앞으로는 국제범죄수사팀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홍 순경에게 어릴 적 꾸었던 경찰에 대한 이미지는 여전히 매력만점이다.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도와주는 따뜻하고 멋진 경찰, 지역민에게 힘이 돼주는 의로운 경찰, 그 보람되고 값진 일을 할 수 있어서 홍 순경은 오늘도 행복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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