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의 제왕 “참두릅 나가신다~~”
봄나물의 제왕 “참두릅 나가신다~~”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9.04.22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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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북이면 용산마을 수확 ‘효자 품목’
올해 5톤 출하... 전량 서울서 소비 ‘각광’
아삭한 입맛 위해 종이컵으로 씌워 재배

하얀 바람의 언덕에 팔랑개비 수천 개가 흩날린다.

하얀 종이 커피잔을 모자처럼 둘러 쓴 채...

종이컵들이 아지랑이 이는 봄바람에 이리저리 머리를 틀어댄다.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단장을 한 참두릅이다.

봄나물의 제왕, 참두릅의 어엿한 모습이 드러난다.

장성의 산골짜기에서 솟아난 참두릅은 이렇게 서울로,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

/편집자 주

장성군 북이면 백암리 용산마을 뒷산자락.

참두릅 농장의 이색 풍경이다.

이 마을에 들어서자 밭 자락 사이사이에 수천 개의 종이컵이 널려 있어 눈길을 끈다.

부지런한 장성 농부들이 참두릅 새순에 모자를 씌웠다.

4월 초, 새봄을 맞아 참두릅이 싹이 돋아나기 시작하자 새싹의 아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간직하고 색깔을 푸릇푸릇한 색으로 유지하기 위해 맞춤형 컵으로 봉오리를 씌워 놓은 것이다.

그냥 자연 상태로 두면 두릅 순이 며칠 사이에 연녹색에서 갈색으로 변하고 질겨지는 현상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모자를 벗기니 갓 피어오르는 듯한 연초록이 상큼한 향기와 함께 다가온다.

이곳 주민들이 참두릅을 심기 시작한 것은 4년 전, 북이면, 북하면, 서삼면 지역의 몇몇 선도 농가들이 앞장서서 시작해 공동 작목반을 결성했는데 참두릅연구회(회장 박경구)에만 43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재배기술이 서툴러서 서로 묻고, 비교하고, 연구하기에 바쁘다.

참두릅은 물을 좋아하지만 또 물 빠짐이 좋은 땅을 선호하는 특성을 가졌다. 봄볕을 흠뻑 받을 수 있는 양지쪽을 좋아한다. 물론 토질에는 영양성분이 많을수록 좋다. 그래서 퇴비를 활용한다. 하지만 영양이 너무 넘쳐도 성장과 수확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두릅은 모든 성장 조건에 균형을 필요로 하는 식물이다.

두릅은 4월 초에 피어나기 시작하면 초순경부터 채취하여 약 20일 사이에, 가장 위쪽 순부터 순차적으로 옆 자락의 순과 아래쪽 가지의 새순을 수확하게 된다. 농부들의 작업도 약 1개월이면 마무리된다.

이곳 장성 지역은 작년보다 기온이 약간 낮아 10일 경부터 수확에 들어갔다. 날씨가 안 풀려서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늦은 셈이다.

농가에서는 오후 해질 무렵에 수확해 손질과 박스 작업을 거쳐 냉동실에 보관하거나 곧바로 농협을 통해 전량이 서울로 직송된다.

장성이나 광주에서는 맛을 보고 싶어도 어렵다. 소비자 가격이 서울에서 훨씬 높기 때문에 이곳에서 소비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장성의 참두릅이 맛이 일품이라 소문났습니다. 서울 공판장에서도 최고로 쳐 줍니다”

지난 17일 오후 용산마을 밭에서 두릅 채취에 여념이 없는 박경구 참두릅연구회장은 “장성의 참두릅 재배 연륜이 얼마 되진 않지만 회원들이 합심하여 연구를 거듭한 결과 봄나물로서 최고 식감을 살릴 실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이렇게 채취한 참두릅은 농가들이 백양사농협으로 출하, 전량을 서울로 직송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백양사농협에서 관리하는 참두릅 농가는 북이면, 북하면에 25농가 정도다. 지난해에는 이곳에서만 3톤 정도 수확했으나 올해는 4~5톤 정도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1kg 한 박스당 2만 2천 원~2만 4천 원 수준에 출하되고 있다. 참두릅 재배는 농가들로 봐선 작은 면적에서 생산이 가능하고 새봄, 짧은 기간 동안에 출하할 수 있으며 가격도 만만치 않아 효자 품목으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 백양사농협에서 4년 전부터 집중 육성하고 있고 장성군도 각종 지원과 보조를 해드리고 있어 해 볼만 한 작목입니다. 장성군의 봄철 입맛을 대표하는 신상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백양사농협 문병철 유통팀장은 “참두릅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장성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릴 것을 기대한다”며 “혁신적인 유통체계를 통해 신선도를 유지하여 출하시킴으로써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백형모 기자

참두릅의 효능은?

사포닌 많아 혈관병 예방에 특효

참두릅은 홍삼의 3배가 넘는 사포닌이 함유돼있어 면역력을 높이는데 특효다. 두릅에 들어있는 사포닌은 혈당강화 및 혈당조절에 효과가 높아 당뇨환자에게도 권장되는 식품이다. 또 혈관 내의 노폐물 중 콜레스테롤을 녹여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모든 합병증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두릅은 식이섬유질로 돼있어 장 기능을 활성화하여 소화에도 좋다. 뿐만 아니라 무기질과 각종 비타민이 많아 원기보충과 신경통, 관절염에도 좋다.

하지만 두릅에도 약간의 독성이 있어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으면 좋지 않다. 반드시 데쳐 먹어야 하며 식감과 독소 제거를 위해 찬물에 씻어먹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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