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한 가지 -修身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한 가지 -修身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9.04.22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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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이 덧없다고 생각하는 인문학 분야가 있다.

바로 고전이다. 옛날 같으면 ‘공자왈, 맹자왈’로 대신했을 학문이 그것이다.

사실 현대인들은 자신의 인격수양 같은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

겨우 무슨 사건이 생기거나 어쩌다 짬이 났을 때, 또는 특별히 인용할 일이 있을 때, 잠깐 그 속을 들여다보는 게 고작이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고전 학문은 본래 인격 함양이 최고 명제였다.

설령 치국평천하라 할지라도 그 본질적 목적은 자아완성이었다.

그래서 공자는 일찍이 제자들에게 “학문의 근본 목적은 자기를 위함(爲己)이지 타인을 위한 것이(爲人)이 아니다”라고 했다.

맹자는 배움(學)은 통상 사람을 대하는 태도(對人接物)와 인격수양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핵심을 양(養)이라는 글자에 있다고 했다. 맹자는 “양이란 한 생명이 수신을 통해 자양분을 얻는 것으로서 날마다 조금씩 쌓여 길러지는 것을 가리키는 것을 가리킨다”라고 했다.

우리사회 전체가 심각한 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수신과 양의 부족에서 온 것이 아닐까?

인생의 네 가지 덫 - 財色名位

우리 고전은 인생의 가장 소중한 교훈으로 바로 이 네 글자 재색명위(財色名位)를 외치고 있다. 2천 년 전에도, 1백 년 전에도, 지금도 이 네 가지 욕망의 덫은 대부분의 인간이 일생 동안 번민하는 화두요, 마수에 걸려 벗어나지 못하는 주문(呪文)이다.

먼저 재(財)-재산을 살펴보자.

재는 우리가 흔히 손꼽는 연봉, 영업, 주식, 부동산 등을 말하는데 모든 행동이 이것을 얻고 잃음에 귀결된다. 사마천의 <사기>에서 ‘사람은 재물 때문에 죽고 새는 먹잇감 때문에 죽는다’라고 한 말이 한 치도 틀림이 없다.

다음 색(色)을 보자.

색은 넓게는 남녀관계, 혹은 감정 문제로 이해할 수 있다. 남자든 여자든 일생동안 회피할 수 없는 문제가 바로 남녀 애정관계다. 수많은 사람들이 연애, 결혼, 불륜을 두고 기쁘거나 가슴아파하고 있다. 하지만 평생 동안 이 문제를 풀지 못한 채 상처를 주고 혹은 상처를 받으며 살아간다.

다음은 명(名)이다.

명은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으로 남과 비교하여 자신이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싶음이다. 업계에서 유명해지거나, 고향에서 이름을 날리거나, 나라에서 유명인사가 되는 것의 욕망이다.

마지막은 위(位)가 차지한다.

위란 지위나 직위, 신분의 떨침을 가리킨다. 현대사회에서 지위는 재색명을 차지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무기로서 모든 것의 상전에 해당한다. 그래서 보통의 지위보다 좀 더 높은 지위, 최상의 지위를 꿈꾼다.

여타의 동물처럼 인간도 먹고 마시지 않으면 죽는다. 그러나 과다하게 먹으면 이것에 치인다. 잔뜩 짊어진 짐으로 인해 전신이 후들거리고 결국 쓰러지게 될 뿐이다.

그래서 고전속의 성인들은 항상 묻는다.

“여러분은 재색명위 이 네 가지 욕망에 얼마나 가까이, 혹은 얼마나 멀리 있습니까?”

명나라 진계유가 남긴 <소창유기>의 한 구절을 음미해 보자.

영욕에 놀라지 않고

한가로이 저 뜰 앞에 피고 지는 꽃을 보며,

가고 머무름에 마음 두지 않고

무심히 하늘을 떠도는 구름을 본다.

/백형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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