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전 사대부 생활상 엿보는 특별전!
500년 전 사대부 생활상 엿보는 특별전!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4.2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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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청안 이씨 분묘 유품, 조선중기 생활상 재조명
5월 2일부터 8월까지 넉 달 동안 고대박물관서 전시
광산김씨 유품
광산김씨 유품

지난 2006년 3월 장성읍 단광리 분묘 이장지에서 청안 이씨 조상의 묘를 이장 하던 중 500여 년 전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 시신과 함께 복식 유품 등이 무더기로 출토된 바 있다.

그 동안 이 유품을 보관하고 있던 고려대학교는 5월 2일부터 8월 23일 까지 넉 달 동안 고려대학교박물관에서 <오백년의 기억, 삶과 죽음을 입다>라는 제목으로 특별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물품은 지난 2006년 3월, 장성읍 단광리 일대에 산재하던 청안이씨 석탄공파 묘역을 일제 정리하면서 출토됐다. 석탄 이기남(石灘 李箕南, 1533~1605) 씨를 중심으로 석탄의 조부와 부, 그리고 석탄의 오남(五男)의 유택(幽宅)과 배위(配位) 8기 포함 모두 16기의 유택을 천묘(遷墓)하던 행사였다. 이 중에서 석탄과 석탄의 배위 광산 김씨(光山 金氏), 석탄의 2남 성재 이서룡(省齋 李瑞龍, 1557~1619) 그리고 석탄의 4남 이경용의 배위 함풍 이씨(咸豊 李氏의) 유택에서 복식이 출토됐다.

출토 당시 석탄과 배위 광산김씨는 미라 상태로 출토되어 조선 중기 사대부가의 묘제 조성 양상에 대한 좋은 사례가 되기도 했다.

함풍 이씨 출토 복식은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으로 기증되었고 나머지는 모두 고려대학교박물관으로 기증되었다. 출토 복식의 기증은 당시 청안 이 씨 종중 회장이셨던 이순석 선생(석봉농장 대표)의 결심에 의해 이루어졌다.

고려대 박물관 측은 “이장하면서 선조의 묘택에서 출토품이 발견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이것을 기증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러한 결심을 통해 학술 연구에 기여한데 대해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성제공 유품
석탄공 유품

 

중심 묘주(墓主)인 석탄 이기남은 청안 이씨의 7대 손으로 장성군에서 태어났다. 초기 호남 유학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이다. 그가 살았던 시기는 사림 세력이 성장하며 학문적·정치적 입지를 다져가던 때였고, 사화(士禍)가 발생하여 사림이 침체와 분화를 겪던 시기이며,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해나가던 시기였다.

관직에 나가지 않았던 까닭에 그의 생애나 학문적 업적에 대해서는 많은 기록이 남아 있지 않지만, 당대 최고의 정치가이자, 문인이었던 송강(松江) 정철(鄭澈)과 도의(道義)의 교분을 나누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학문적 깊이와 성품은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박물관에 기증된 출토복식은 임진왜란 전후 시기 조선 남부지역의 복식생활문화를 살펴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남자 바지는 중국에서 전래한 사폭바지 형태로 변화했는데, 성재 이서룡의 수의로 짐작되는 바지 중에도 4폭 바지를 볼 수 있다. 또한 중치막은 성제의 사망 시점인 1620년대 남자 포류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형태로, 그보다 앞서 세상을 떠난 석탄 이기남의 출토복식과 차이를 보인다.

출품된 출토 복식은 모두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에서 보존 처리하였으며, 전시 가능한 복식 54점을 선정하여 고려대학교박물관에서 전시하게 됐다.

이 전시에는 석탄 이기남의 철릭, 답호 등 실제 생존 시 착용했던 복식들이 전시되어 과거 조선 선비일가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조상과 후손이 오백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출토 복식으로 다시 만나는 자리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기간은 2019년 5월 2일부터 8월 23일까지이며, 일요일 및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고려대학교박물관에서 진행한다.

성제공 유품
성제공 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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