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5기 끝 변호사 합격...38세 만학도 김치영 씨
3전5기 끝 변호사 합격...38세 만학도 김치영 씨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5.0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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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에서 장학금으로 부모 부담덜어 '착실파'
북하면 중평리 어머니 "학원 한번 못 보냈는데" 송구
북하면 중평마을 김경용 씨 장남 치영 씨가 제 8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북하면 중평마을 김경용 씨 장남 치영 씨가 제 8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어릴적부터 ‘애어른’ 소릴 들을 정도로 심성이 깊고 착했어요”

법무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19년 제 8회 변호사시험에 북하면 중평마을 김경용(69) 씨의 장남 치영(38) 씨가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3전5기 끝에 맛본 값진 합격이고 어려운 여건 속에 이룬 성과기에 더욱 가치 있고 의미있다. 치영 씨의 어머니 주동희(68) 씨는 “부모로써 뒷바라지 해준 것도 없는데 그렇게 모진 고생해서 합격해줘서 고맙다. 언제나 듬직한 맏아들로서 부모 속 한번 안 썩이더니 이렇게 자랑스런 결과를 안겨줘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현행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이 5년간 3회로 제한돼 있어 로스쿨을 졸업한지 5년이 된 올해가 치영 씨에겐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던 셈이다.

어머님 주동희 씨에 따르면 장남인 치영 씨가 대학을 졸업하고 난 어느날, 서른이 다된 아들이 불쑥 로스쿨에 들어가 변호사 시험을 보고 싶다고 했다. 아들이 공부하겠다는데 뒷바라지를 해주고 싶은 생각이야 굴뚝같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집안환경에 어찌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다행히 치영 씨는 충남대 로스쿨 4기생으로 입학해 첫 학기를 빼놓고는 줄곧 장학금을 받고 다닐 정도로 성적도 우수해 부모님의 시름을 조금은 덜어줬다.

한 학기당 100만 원 남짓하는 기숙사비와 집에서 한 달에 부쳐주는 30만 원 안팎의 빠듯한 용돈으로 생활하며 책만 들여다봤을 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온다는 어머니는 연신 “고맙다, 고맙다 내 아들”이라며 대견해했다.

어머니는 “남들은 시험합격을 위해 3개월 강의료가 수백만 원 호가하는 특강을 들으며 공부한다지만 그 학원비를 한 번 지원해주지 못한 것이 한이 맺힌다”고 했다. 치열 씨는 그동안 변호사시험을 치르면서 학원 강의를 수강하지 않다가 지난해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서야 선배의 도움으로 돈을 빌려 수강할 수 있었다.

2남 1녀 중 장남인 치영 씨는 일찌부터 광주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어린 3남매가 모두 초등학교 시절부터 타지에서 자취생활을 하며 청운의 꿈을 키워왔다.

이제 변호사의 길에 첫 발을 내딛게 되는 치영 씨는 그의 직업인 법률 뿐 아니라 대학시절 전공인 경제학 이외에도 지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치영 씨는 목포시에서 주최하는 2017년 제 9회 목포문학상 희곡부문 가작에 당선돼 250만 원의 상금을 수상하는 등 문학적 재능도 인정받았다.

어머니 주 씨는 “치영이가 워낙 믿음직하고 잘해왔기에 반드시 합격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며 앞으로도 이보다 더한 일을 겪게 되더라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월요일 인터넷을 통해 본인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꿈인가 생시인가 믿기지 않았다는 치영 씨는 취재진과의 인터뷰 내내 “아직도 합격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주위에서 축하해주는 전화가 오면 민망하고 어색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쑥쓰러워 했다.

앞으로 있을 6개월간의 변호사 연수를 준비하고 있는 치영 씨는 경험과 경력을 쌓아 바르고 실력 있는 변호사의 길을 걷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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