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투데이 세상읽기 - 耕當問奴
장성투데이 세상읽기 - 耕當問奴
  • 장성투데이
  • 승인 2019.05.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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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가는 일은 일꾼에게 물어야(耕當問奴)

중국 송나라는 오랫동안 북쪽의 5호16국과 대치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북쪽 상황이 혼돈으로 빠져들자 송 문제는 ‘이제야 정벌할 때가 왔다’고 판단했다. 이 때 심경지라는 뛰어난 신하가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반대했다.

“국가를 다스리는 일은 집안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밭 가는 일은 농부에게 물어보고(耕當問奴 경당문노), 베 짜는 일은 하녀에게 물어야 합니다(織當問婢 직당문비)”

그러면서 전쟁을 논하는데 얼굴 하얀 선비들과 도모하면 안된다고 간언했다. 여기에서 백면서생(白面書生)이란 말도 나왔다.

이렇게 강력히 간했어도 문제는 문신들의 이야기만을 듣고 정벌에 나섰다가 크게 실패했다.

아랫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을 직위가 높은 사람들은 ‘체면 깎이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 더 높은 경지에 이르기 위해선 상하를 막론하고 부족함을 채워가려는 자세와 지혜가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나보다 더 전문가는 없다’라는 하찮은 자부심으로 주변에 벽을 쌓고 자신의 명예에 허세를 부리지는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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