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해주세요"-미국가는 장성 유기견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해주세요"-미국가는 장성 유기견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5.27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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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고 원어민 강사 데이빗, 돌보던 유기견 미국으로

“키울 땐 가족처럼, 친구처럼 대하며 영원할 것 같이 지내다 병들었다고, 노쇠했다고, 형편이 조금 어려워졌다고, 갖은 이유 등으로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많아요. 그것이 제겐 너무 가슴 아픈 일입니다”

장성고등학교에서 5년째 원어민교사를 맡고 있는 데이빗 에이몬드 버터워즈(영국 요오크 55)씨는 4년 여간 돌보던 3마리의 개들을 20일 머나먼 미국 땅 뉴저지로 떠나보냈다. 어떻게든 끝까지 돌봐주고 싶었지만 이들 개들을 기를 공간과 환경을 마련해줄 여유가 없어 데이빗과 가족의 힘만으로는 돌보는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장성고등학교 원어민 강사 데이빗.
장성고등학교 원어민 강사 데이빗.

 

이들 개들이 뉴저지 동물보호소까지 가는 비용은 한 사람이 타는 비행기 삯과 맞먹는다. 3마리의 교통비만도 400여만 원이 훌쩍 넘어갈 정도로 결코 만만치 않다. 여기에다 먹이와 부대비용을 합치면 상당한 경비가 소요된다. 하지만 데이빗은 비용따윈 아깝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끝까지 돌보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이들 개들을 멀리 미국까지 보내려 마음먹기까지 데이빗이 전 세계 동물보호단체에 보낸 이메일은 수 십여통에 달한다. 고향 영국과 각국 영사관 등에도 알아봤지만 마음 편히 뛰놀고 지낼 수 있었던 최적의 장소를 물색하느라 수개월이 걸렸다.

데이빗이 보내는 개들은 처음부터 데이빗과 함께 자라온 개들이 아니다. 장성고 인근에서 버려지고 유기됐던 개들인데 이를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던 데이빗이 인근 백제 LPG충전소의 협조를 얻어 먹이를 주고 보살펴왔던 것.

데이빗과 그의 부인 김진영 씨는 이날 보낸 3마리 외에 지금 돌보고 있는 유기견 3마리도 여름이 되기 전 입양을 보내야 할지 고민거리다. 폭염에다 보신탕 문화가 아직 남아있는 국내에서 자칫 안 좋은 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부인 김진영 씨는 나머지 3마리를 입양해줄 따뜻한 가족이 나타나주길 바라고 있다. 단지 가족처럼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 돌볼 수만 있어도 좋겠다고 한다.

데이빗의 동물사랑은 인근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다. 버려지고 학대당하는 동물을 보기만 해도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았다는 주민들이 많다.

마당이 없는 아파트에 거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양 보내야 해서 마음이 아프다는 데이빗의 부인 김진영 씨는 데이빗은 동물뿐 아니라 세상 모든 동·식물과 환경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이들과 공존하며 함께 잘사는 길을 언제나 고민해왔다고 한다.

동·식물에 대한 무한한 애정 탓인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항상 미소와 친절을 잃지 않는 데이빗은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인터뷰를 마치며 데이빗 부부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 들에게 반드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 개를 산책 시킬 때는 어쩔 수 없이 목줄을 해야겠지만 하더라도 끈을 길게 늘여 개들이 압박감을 느끼지 않게 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개들도 사람들처럼 식사시간외 하루에 적어도 세 번 이상 물을 섭취하게 해줘야 하며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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