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 도대체 '노니' 를 알고나 먹는 겁니까?
편집국에서 - 도대체 '노니' 를 알고나 먹는 겁니까?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9.06.10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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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너를 부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청년들에게 자원입대를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 퍼뜨렸던 유명한 선전 문구다. 당시 왕성한 혈기의 청년들은 국가의 부름으로 알고 군대에 입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상적, 전략적 선전을 프로파간다(propaganda)라고 한다.

반면 ‘눈과 귀가 솔깃해질’ 정도로 떠들어 대며 자사 제품의 우수성이나 가성비 효율성을 알리는 일반적인 광고를 PR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지금은 일반적 광고에 전략적 선전을 더한 치졸한 선전이 판을 치고 있어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

“24시간 소비자를 괴롭혀라”

21세기 세상은 정보가 지배한다. 인간 스스로 정보에 늦으면 퇴보하는 줄 알고 대처한다. 뉴스에도 마찬가지고 상품 정보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범람하는 정보 홍수 때문에 인간성은 실종되고 행복지수는 상대적으로 추락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우리는 지금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TV를 켜는 순간부터, 컴퓨터를 여는 순간부터, 스마트폰을 만지는 순간부터 우리는 홍보와 정보의 물결 위에 둥둥 떠다닌다. 도대체 피할 그늘이나 도피처가 없다. 어디로 숨는다 한들 또다시 우리를 따라 나온다.

“상식을 속이는 상품광고를 경계하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민을 선의의 고객, 또는 자신들의 상술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국민들의 한쪽 귀를 막게 하고 편협한 상식으로 치장하며 돈을 벌려는 의도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설령 자사 제품 홍보나 판매를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렇다.

대표적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수입되는 ‘노니’라는 식품에 대해서 알아보자.

지금 TV홈쇼핑이나 인터넷에서 수입 열대과일 ‘노니’ 열풍이 불고 있다. 노니 열매와 분말가루, 액즙 등을 판매하는 상품 선전도 선전이려니와 ‘탁월한 효과를 봤다’는 식의 각종 체험 수기까지 난무하여 매체를 온통 도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니’는 열대성 식물로서 뽕나무처럼 열매가 열리는데 카리브 해안국가에서는 소화작용을 돕고 고혈압에 효과가 있는 자연치료제로 사용돼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엄격히 말하자면 수입업자들이 작업에 들어간 순간)부터 한국에서 최고의 항암식품, 항염식품, 최고의 고혈압 치료식품,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 등 기적의 열매로 둔갑했다.

TV홍보는 물론 신문, 인터넷 등 모든 SNS를 장악하며 기적의 식물로 등장했다. 홍보물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들은 안 믿을래야 안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홍보에는 수입업자, 방송인, 의사, 체험 주부까지 4위1체가 되어 등장한다. 어떻게 안 믿을 수 있겠는가?

한마디로 사장과 주연, 조연, 관중이 어우러진 한 통속의 드라마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열대지방 노니와 한국의 꾸지뽕을 비교한다면?”

열대기후 동남아시아에 노니가 항암제였다면 한국에서 그만한 성분을 지닌 항암제는 없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노니보다 수배, 수십배 탁월한 효과가 입증된 식물이나 약재, 식품 등이 즐비하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산천에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꾸지뽕과 비교해보자. 노니가 열대 지방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것과 비슷하다.

꾸지뽕은 노니처럼 알맹이 열매가 열린다. 모양도 비슷하다. 사용 부위도 열매와 잎, 줄기, 뿌리 등이 다 사용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꾸지뽕은 우리나라 4대 항암약초 중에서도 월등한 효과를 지닌 식품이다. 암세포를 억제하는 후라보노이드계의 성분이 풍부해 암세포 성장 억제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꾸지뽕에 들어있는 루틴이란 성분은 혈당을 내려 당뇨를 완화해주고 혈관을 깨끗하게 함으로 동맥경화나 고혈압, 성인병에도 좋다고 알려졌다.

꾸지뽕의 어느 성분을 보더라도 결코 노니보다 뒤지는 약효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노니만이 최고의 항암, 항염식품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비상식의 상식화는 대부분 수입업자와 홍쇼핑 업체, 방송사의 짜고친 고스톱이라는 것을

간파해야 한다.

“지천에 널린 항암식품을 찾아라”

엉뚱한 비유라고 할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가장 흔한 풀인 봄철에 쑥을 들어보자.

쑥은 수 천년 전부터 우리 민족이 사용해온 건강식재료이며 약재이기도 했다. 쑥은 식이섬유가 많고 비타민 A와 인, 철분, 칼슘 등이 풍부해 저열량, 저지방식품이어서 다이어트에 좋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탈이 안나는 식품이다. 한방에서는 최고의 혈액정화제로 알려져 있다. 쑥 떡과 쑥 차, 쑥 국, 쑥 국수 등 여러 가지 요리로 탈바꿈할 수 있고, 쑥 탕이나 쑥 이불, 쑥 방석 등에 활용하여 인체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이 채취하는 제철이다.

‘비싸게 수입돼 최고 식품’으로 소문난 노니의 효과에 비할 수 없는 좋은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다만 그 효과가 진부한 것으로 느껴질 뿐이다.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열대 지방에서 생산, 출하되는 식품은 열대지방 민족에게 맞는 체질적 효능이 있는 것이며,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지방의 식품은 온대 민족에게 잘 맞는 법이다.

우리가 북극 지방의 특이한 열매나 식물을 먹는다고 몸에 잘 맞으리라 생각할 수 없다.

봄철에 지천으로 나풀거리는 우리 나물이나 채소류로 몸을 돌보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백형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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