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 김재선의 즐거운 몽골여행 [제6부-최종]
소천 김재선의 즐거운 몽골여행 [제6부-최종]
  • 장성투데이
  • 승인 2019.06.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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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희로애락의 운명 여행길!"
몽골여행은 별빛을 나침반 삼아 떠나는 대평원 오지체험
이역만리 몽골땅에서 울이는 아리랑...민족의 저력에 감동
징기즈칸이 호령했을 드넓은 몽골초원
징기즈칸이 호령했을 드넓은 몽골초원

 

몽골에서의 마지막 날 밤, 한국 식당에서 맛있는 삼겹살로 저녁 식사 후 조금은 느긋하게 민속공연 관람을 위해 이동한다. 울란바토르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몽골국립극장은 약 300석 규모로 작지만 아담한 객석이다. 이미 자리가 꽉 찼다.

뜨거운 열기 속에 전통적인 춤과 노래, 전통악기 연주, 가면극과 서커스 등 약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특히 한 번에 두 가지 음을 동시에 내는 '흐미(khoomei)'는 천둥 번개 치는 소리, 바람소리나 새소리 등등 드넓은 초원에서 자연의 소리를 그대로 표현해냈다. 흐미는 특이한 창법으로 말총으로 만든 몽골 대표 전통 악기인 ‘마두금’과 함께 백미(白眉)를 장식하고 있지만 배우는 사람이 없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무대에서 전개되는 스토리는 알 수 없어도 음율(音律)과 음감(音感)을 즐기는데 느닷없이 등장한 서커스 묘기가 끝나고 마지막 대단원의 막이 내리기 직전에 출연진 전원이 나와서 장내가 떠나가도록 울려 퍼지는 노래가 있었으니 바로 우리말로 부르는 우리의 ‘아리랑’이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어느새 노래를 따라 부르는 80% 가량의 대한민국 관광객들의 열찬 합창소리는 세계를 주름잡는 우리 한민족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역만리 몽골 땅에서 듣고 부르는 ‘아리랑’에 감회가 새롭고 자랑스럽다.

화려한 무대복장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민속공연
화려한 무대복장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민속공연

곧 바로 호텔에 돌아왔더니 로비에서 몽골 고산지대의 염소 털로 직조한 100% 카슈미르 양말이라며 4켤레 한화 1만원에 판매하는데 부드럽고 보온성과 가성비가 뛰어 나 몽골 관광기념용으로 5만원 어치 20켤레를 구입하니 기분도 빵빵 가방도 빵빵!

호텔 방에서 우리나라 최초 뉴스전문 TV 채널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세계 곳곳에 생생한 나라 소식을 전하는 ‘YTN’ 화면에 나오는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만 보아도 반갑고 든든하다.

1990년 한·몽 국교수교 이래 1999년 5월 31일 김대중 대통령께서 첫 국빈방문 하신 후 2006년 5월 7일 노무현 대통령, 2011년 8월 22일 이명박 대통령, 2016년 7월 14일 박근혜 대통령까지 방문하셨는데 아, 무상세월에 인생무상이여!

김대중·노무현 두 분 대통령께서는 고인이 되셨고 17대·18대 두 분 대통령께서는 살아 계서도 죽을 맛 일 터! 만감이 교차하는 몽골여행 마지막 밤에 꿀잠을 쿨~쿨~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온 길로 다시 돌아가는 날이다. 호텔식으로 가볍게 조식을 때우고 울란바토르 시내관광과 자율쇼핑 후 울란바토르 국제공항에 도착, 가이드 ‘졸라’ 양과 운전사 ‘가나’의 환송을 받으며 그동안 정들었던 정표(情表)로 아무도 모르게 각각 한화 1만원을 손에 쥐어주었더니 언제 준비했는지 ‘가나’가 몽골사탕 한 봉지를 내 손에 쥐어 주며 기념사진을 찍잔다. “찰~칵!” 그리고 “뜨거운 안녕!”

우리 일행은 출국수속을 마치고 공항 내 마트에서 중식을 겸한 군것질과 커피 한 잔으로 입가심을 하고 PM 1시 AIR BUSAN BX411편에 탑승, 대한민국 김해공항을 향하여 출발~~~!

곧바로 비행기는 고도 8,000m를 날고 있었고 까마득히 멀어져 가는 창밖의 끝없는 몽골평원을 내려다보며 문득 떠오른 기내단상(機內斷想)을 메모지에 입력했다.

저 대륙의 땅/ 한 민족의 한 서린 혼이 깃든 땅/

칭기즈칸의 말발굽 소리가 들리노라!/ 떠도는 흰 구름 저 아래 펼쳐진 대평원에/

올망졸망 점점이 흩뿌려진 취락에도/ 삶이 있었다.

하늘 길 운평선雲平線을 바라보며/ 후루룩~~~ 쩝쩝!!/ 라면 맛이 그야말로 천상일미로다.

짧지만 길었고 길지만 짧았던 4박5일의 몽골여행은 오랫동안 꿈꿨고 그 꿈을 이룬 꿈같은 추억여행이었다.

몽골엔 왜 가는가?

몽골엔 아무것도 없지 않는가?

바로 그것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그것이 그 무엇이 되는 열락의 순간, 대자연 속 대자유의 원시原始 행복을 찾아서였다.

그 곳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우리 민족과 똑같은 몽고반점의 나라, 유목민 게르에서의 하룻밤 로망, 칭기즈칸이 말 달리던 모래바람 휩쓰는 황무지와 광활한 대초원, 1년 강수량 300mm의 끝없는 고비사막의 지평선, 별빛과 달빛과 바람을 나침반 삼아 목적지 찾아가는 낙타대상들, 평균수명이 65세(남63, 여67세)인 나라, 몽골여행은 오지체험이지 휴양지가 아니었다.

무릇 인간은 생명으로 태어 난 순간부터 생명이 태어 난 곳으로 다시 돌아갈 때까지 결국 허무정(虛無情)의 공간에서 희로애락을 품고 홀연히 떠나야만 하는 운명적 인생여행이 아니던가!

내가 돌아 갈 나라가 없다면?

내가 돌아 갈 가정이 없다면?

이 얼마나 끔직한 가정(假定)인가?

어느덧 비행기는 김해공항에 스르르 안착했다. 이어지는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장성읍 청운동 12길 8, 우리 집이었다.

“다아링! 나 왔소!”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그리고 또 다른 인생 여정을 시작한다.

지금까지 함께 해 주신 독자여러분!

- 감사 합니다 -

여행이 즐거운것은 돌아올 집이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아늑함을 주는 나의 집 '소천정원'
여행이 즐거운것은 돌아올 집이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아늑함을 주는 나의 집 '소천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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