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형문화재 제59호 가야금병창 보유자 - 김은숙 명창
전남 무형문화재 제59호 가야금병창 보유자 - 김은숙 명창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6.24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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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국악의 씨앗이 되고 싶어요!"
초등 5학년때 가야금 매력에 빠져. . . 국악 외길

“어릴 적 먼발치에서 가야금을 켜시던 분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어요. 그때부터 부모님을 졸라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때가 아마 초등학교 5학년 때인 것 같아요”

국악의 불모지와도 같은 장성에서 판소리 가야금 병창으로 유일하게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매헌 김은숙(59) 명창. 전남 무형문화재 제59호인 김 명창은 멀리 경기도 화성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어린 제자가 매 주말 왕복 8시간이나 걸려 수강을 받으러 올 정도로 이 분야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 명창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시작된 배움은 전북 익산 원광여중에 다닐 때 만난 주길자 선생님께 성금산류산조와 민요를 배우고 학교에서 유일하게 가야금을 배우면서 학내 행사는 도맡다시피 했다. 고교진학 후에는 이리정학회에서 (고) 강낙승 선생에게 이리 향제 줄풍류를 공부했다. 그 뒤 서울을 오가며 이영신 선생께 향사류 가야금 병창을 본격 전수받기 시작했다.

이 후 강산제 심청가를 이임례 선생께, (고)정달영 선생께는 고제 병창을 사사했으며 정달영 선생이 작고하신 뒤로는 그분의 제자인 강정열 선생에게 배웠다고 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고제 병창과 산조를 연마하고 있다. 1995년 뒤늦게 대학에 입학해 2000년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남 유일 남자병창 전수자

판소리와 가야금을 병행하는 가야금 병창은 남자병창과 여자병창 크게 두가지류가 있는데 김 명창의 경우 향사류인 이영신 선생께 여자병창을 배웠고 (고)정달영 선생께 남자병창을 배워 이 두가지류를 모두 이수했다. 정달영 선생이 작고하자 전남에서는 유일했던 남자병창이 없어 김 명창은 남자 병창의 길을 택해 이 길을 걷기로 한다.

소리는 소리대로, 가야금 연주까지 해야 하는 가야금 병창은 판소리와 연주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하기에 그만큼 힘들고 고달프다. 여자병창이 아홉이면 남자병창이 하나일 정도로 남자병창을 하는 사람은 그만큼 귀하고 드물다고 한다.

김 명창은 “가야금 병창은 남들이 어려워하고 하는 이도 많지 않기에 그만큼 더욱 매력적이다”고 말한다.

매주 수요일 장성군 화예술회관 내 장성군 국악협회 연습실
매주 수요일 장성군 화예술회관 내 장성군 국악협회 연습실

황룡면 출신이지만 타지에서 수학하다 1983년 고향에 돌아온 김 명창은 불모지와도 같은 장성지역에서 국악을 계승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은 게 소망이다. 때문에 매주 수요일이면 장성 관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가야금병창을 지도하면서 장성 국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또 힘든 여건에서도 자비를 털어 (사)매헌전통예술보존회를 설립, 국악교육과함께 크고 작은 국악 행사에도 헌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성군이 ‘황룡강 노란꽃잔치’의 일환으로 개최한 제1회 전국 국악경연대회를 주관하여 치르기도 했다.

첫 대회에는 가야금병창과 판소리 두 분야로 나눠 진행됐는데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50여명의 참가자가 열띤 경연을 펼쳤다. 처음 시도되는 대회라 시행착오도 예상되고 어려움이 많았지만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참가자들이 대회와 노란꽃축제를 함께 즐길 수 있어 기억에 남는 대회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앞서 장성군에서는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도 홍길동 축제 기간에 ‘전국 홍길동판소리대회’를 열렸으나 당시 지역에서 행사를 이끌고 갈 역량 있는 단체가 없어 2회 대회를 마지막으로 치른 아픔이 있었다.

김 명창은 “인구가 3만이 채 안 되는 구례군에서도 대통령상 수상자가 배출되는 국악경연대회가 열리는데 문향과 예향의 고장이라는 문불여장성에서 이제서야 ‘제1회 전국국악경연대회’를 새롭게 시작하니 장성 출신 국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을 느낄 뿐입니다. 앞으로 10회, 20회로 이어지는 전통있는 대회로 키워가고 싶습니다”라고 소망을 말하고 “장성에도 반드시 우리 음악인 국악의 불씨를 살리고 싶다”고 얘기한다.

김 명창은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악경연대회를 활성화시키고 인근 지역에서 국악공부를 위해 찾아오는 장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성군의 지원이 절실한 대목이다.

● 매헌 김은숙 약력

황룡면 출생

원광대국악과 및 동대학원 졸업

국악교육석사

2017년 전라남도 지정 59호 가야금병창 무형문화재

사) 매헌전통예술보존회 이사장

2018년 장성노란꽃축제에서 제 1회 전국국악경연대회 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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