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에 '태양광 설치'라니...주민 갈등 조짐
장성호에 '태양광 설치'라니...주민 갈등 조짐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6.24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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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발전설비업체의 주민설명회 후 찬반 수면 위로
농어촌공사, "확정된 건 없다" 민간업체 탓으로 돌려

문재인 정부의 친환경재생에너지 정책의 일환으로 각광을 받고있는 태양광발전은 정부의 대폭적 지원과 맞물려 최근 몇 년 사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마치 광풍과도 같은 이 같은 열풍 뒤엔 온갖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가르침이 절실한 시점이다. /편집자 주

장성호를 최고의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건설중인 제 2출렁다리 조감도
장성호를 최고의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건설중인 제 2출렁다리 조감도

최근 장성호 상류 주변에 수면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논란으로 장성호 일대 주민들 간 불신과 반목으로 이어질 우려마저 낳고 있다.

지난달 23일 장성호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ㅌ’업체 주최로 열린 ‘태양광발전주민설명회’가 개최된 직후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려는 주민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주민들이 팽팽히 맞서면서 서로간에 ‘자신들이야 말로 지역의 발전을 위한 선택’이라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그런데 정작 장성호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공사 차원에서 아무것도 정해진 바가 없는데 주민들이 미리 나서서 설레발을 치고 있다”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찬성 측 주민들은 “친환경재생에너지의 하나인 태양광 발전소는 지금까지 그 어떤 피해나 부작용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는 청정에너지이며 장성호 안개 등으로 과수 피해를 입었던 주민들에게 수입원이 생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왜 반대하고 나서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 측 주민들은 “찬성하는 주민들은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지역과 떨어진 주민들이라 남 얘기 하듯 하고 있다”며 “장성호에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게 되면 지금 당장은 몰라도 차츰 장성호 수중생태환경에 피해를 입을 것이며 이로 인해 생태계의 변화와 환경파괴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이들 반대 주민은 오히려 지금의 장성호를 더욱 활성화 해 관광자원화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 주민들은 장성호 주변 및 인근 마을 등에 주민들이 직접 쓴 현수막을 마을 곳곳 도로에 설치하고 장성호와 인접해 있는 주민들을 찾아 서명을 받는 등 결사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반대서명에 동참한 주민만도 800여명에 달한다.

아울러 태양광발전소 저지를 위해 이달 초 한국농어촌공사 김인식 사장과 국회의원이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인 이개호 장관과 유두석 장성군수 등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이해와 협조를 요청했다. 뿐만 아니라 장성군 의회 의원들과도 만나 반대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장성호 상류지역 주민들이 태양광 설치 반대를 주장하며 펼쳐놓은 시위 현수막
장성호 상류지역 주민들이 태양광 설치 반대를 주장하며 펼쳐놓은 시위 현수막

의회, ‘주민이 반대하면 의회도 반대’

이 자리에서 차상현 의장은 “주민들이 반대하면 의회에서도 주민의 뜻에 반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이태신 의원은 “태양광에너지는 그린에너지로 적극 찬성하지만 장성호 수변 관광에 저해된다면 재고해 봐야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다른 의원들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장성지사 관계자는 “농어촌공사 누리집에 ‘재생에너지제안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나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 태양광발전시설 역시 업체에서 자발적으로 홍보에 나선 것일 뿐 농어촌공사와는 무관한 일이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달 23일 열렸던 주민설명회에서 장성호 주변에 설치될 태양광발전소의 규모는 75MW(메가와트)급으로 알려졌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에 따르면 이같은 규모는 모듈의 종류나 시공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대략 15만평 정도의 범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지금껏 직접적인 공해물질을 배출한 적은 없지만 간접적인 피해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우선 빛반사와 전자파, 모듈로 인한 중금속오염, 광합성차단 등에 따른 생태환경 교란, 그리고 고전압 생산으로 주변온도 상승 등의 문제점 등이 지적돼 왔다.

광주환경련, “대규모 판넬 부작용 클 수도”

이로 인해 그동안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갈등의 원인이 돼왔다. 하지만 이 같은 피해 사례들이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제시된 사례는 그다지 많지 않다. 다만 정부의 지원책 등 많은 혜택에 힘입어 자격을 갖추지 않은 무자격자의 시공 등으로 부실시공과 사후관리를 책임지지 않는 업자들로 인해 피해를 본 사례는 많이 있었다.

또 한 가지는 무리한 시공으로 수면에서 너무 많은 면적을 차지해 시공하다보면 수중생태계 교란과 사후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75메가와트급 규모라면 장성호의 규모로 봤을 때는 결코 작은 규모는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업체가 주민설명회 때 제시한 10년에 250억 원 규모의 수익 창출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이 규모라면 차라리 주민들이 나서서 협동조합 등을 만드는 것이 더 나은 수익 창출방안 아니겠느냐”는 조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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