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이기선 농협중앙회 장성군지부장
특별기고 - 이기선 농협중앙회 장성군지부장
  • 장성투데이
  • 승인 2019.07.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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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장성에서 - 역사여행! 자연여행! 농촌여행!

이기선 농협중앙회 장성군지부장
이기선 농협중앙회 장성군지부장

최근 동학농민혁명을 배경으로 한 ‘녹두꽃’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드라마로는 잘 다루어지지 않던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삼아서인지 드라마의 전개 자체가 참 신선했다.

필자가 거주하는 장성에도 개화기에 역사의 큰 물줄기를 만들었던 흥선대원군과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역사유적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여름철 휴가지로 계곡, 바다, 물놀이장도 좋지만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장성으로 역사기행을 오시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설에 의하면, 조선의 제26대 왕인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은 며느리 명성황후와의 세력다툼에서 밀려나 권좌에서 물러났을 때 호남을 유람했던 적이 있다. 당시 대원군이 호남의 여러 지역을 방문하면서 독특한 기상이나 특산물, 지역별 특색을 표현한 것이 이른바 팔불여호남(八不如湖南)이라 전해지고 있다.

장성은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 노사 기정진 등을 배출한 학문의 기상이 높은 곳이었기에 대원군은 장성을 방문하여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이라 했다. 학문으로는 장성만한 곳이 없다는 뜻이다. 장성 가서 글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대원군이 장성에 왔을 때 필암서원을 방문했는 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필암서원은 대원군이 서원의 오랜 적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한 서원철폐령에도 피해를 면한 47개 서원중의 하나이다.

필암서원
필암서원

대원군도 가치를 인정했던 장성 필암서원이 지난 7월 6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우리 지역에 세계문화유산이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장성군 황룡면에 위치한 필암서원은 호남 최대의 서원이자, 조선시대 사액서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그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사원은 조선시대의 교육기관이고, 사액서원으로 지정되면 왕으로부터 현판과 노비, 서적 등을 하사받았는데, 이는 곧 국가의 공인을 받은 서원이란 뜻이다.

필암서원은 호남의 유종(儒宗)으로 추앙받는 조선중기의 문신이자 성리학자인 하서 김인후(1510~1560)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1590년에 장성읍 기산리에 설립되었다. 이후 정유재란 때 소실되어 증산동으로 자리를 옮겨 복설하였다. 하지만 지대가 낮아 수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공론이 있어 1672년(현종 13)에 지금의 자리로 옮기고 마을 이름도 필암리라 하였다.

필암(筆巖)이란 하서 선생의 고향인 맥동마을 입구에‘붓처럼 생긴 바위’가 있었는데 이 바위의 기운을 받아 하서 선생이 태어났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시대 사액서원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보물 같은 필암서원을 방문하여 세계문화유산을 감상하셨으면 한다.

황룡전적지 승전기념탑
황룡전적지 승전기념탑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동학농민군 황룡전적지이다. 장성군 황룡면 장산리에 위치한 전적지는 동학농민군이 최초로 정부에서 파견된 관군에 승리한 동학농민혁명의 최대 격전지이다.

전주를 점령하기 위해 함평에서 장성으로 진격한 동학농민군은 황룡면 월평리에서 관군의 기습공격을 받게 된다. 무기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수적으로 우세한 동학농민군은 적극적으로 반격에 임해 관군을 격파하고 많은 신무기를 획득하게 된다.

이 전투에서 신식무기를 갖춘 관군에 대응하기 위해 동학농민군이 만든 무기인 장태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장태(닭의 둥지라는 뜻)는 대나무를 쪼개 원형으로 길게 만들고 짚을 넣어 굴리면서 총알을 피했던 무기이다.

황룡전투에서 승리한 동학농민군은 기세를 몰아 곧바로 전주성을 점령하고, 동학농민군의 요구가 반영된 전주화약을 정부와 체결하게 된다.

끝으로,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에는 입암산성이 있다. 입암산성은 해발 654m의 입암산 능선을 따라 축성되었으며, 고려시대 이전부터 존재했던 산성이다.

우금치 전투에서 패한 전봉준은 태인에서 마지막 전투를 치루고 농민군을 해산한다. 그 후 전봉준은 입암산성으로 피신을 하는데 당시 산성을 지키고 있던 별장 이춘신은 이들을 체포하지 않고 숨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다음날 백양사 청류암에 숨어있던 이들에게 기별을 보내 관군의 추격을 따돌리도록 도왔다고 한다.

이렇게 장성을 탈출하여 순창 피노리에 숨어든 전봉준은 동지의 밀고로 체포되어 한양으로 압송된다. 1894년 11월 27일부터 12월 5일 사이에 있었던 일들이다.

이 외에도 장성에는 편백나무 가득한 치유의 숲인 축령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편백나무 사이에서 즐기는 삼림욕이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는 힐링 1번지이다.

또한, 장성호 수변길이 잘 조성되어 트레킹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총 길이 7.5km로 산길과 호수를 낀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어 숲과 호수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수변길 중간에는 출렁다리도 있어 수변길 트레킹의 재미를 더 해준다.

제철 과일로는 차돌복숭아, 포도와 수박이 한창이고, 특산품으로는 새송이버섯, 새싹인삼이 연중 판매되고 있다.

힐링불여장성(Healing不如長城), 힐링하기에 장성만한 곳이 없다고 자신있게 추천 드린다. 올 여름에는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장성에서 즐겁고 아름다운 추억 많이 만드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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