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 세종대왕의 뼈 아픈 유언 "왜구를 쉽게 보지 말라"
편집국에서 // 세종대왕의 뼈 아픈 유언 "왜구를 쉽게 보지 말라"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9.08.12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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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사직 보전에 왜구가 제일 걱정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라 했다.

일본과 경제 전쟁을 시작한 지금, 조선의 성군 세종대왕이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에 남긴 메시지가 또다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세종 32년, 1450년 2월 14일자 기록이다.

당시 동부승지(지금의 비서실장) 정이한(鄭而漢)에게 말했다는 이 기록은 세종실록에 나타나 있다.

"왜인과 야인을 대하는 것은 결코 쉽거나 작은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평안에 빠져 있다가 혹 해이해지지 않을까 심히 걱정되는 바이다.

언제나 하루와 같이 정신을 바짝 차려 조금이라도 해이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곧 예조와 병조의 해당 관리들에게 이를 단단히 이르라고 명하였다.

"接待倭、野人, 所係匪輕, 忸於平安, 歲久日深, 凡事恐或至於緩弛, 當謹愼常如一日, 毋或少弛。" 卽命禮兵曹, 當該官戒飭之。- 世宗 32년(1450) 2월 14일

지금으로부터 569년 전의 경고이지만 하나도 그르침이 없다.

다시한번 깨우쳐 보자.

“일본인과 이방인(야인)을 소홀히 여기지 말라, 태평세월의 안일에 젖어 방심한 채 지내다가는 큰일 날 수 있다, 부디 명심하라”

이러한 신신당부가 세종의 마지막 목소리였다. 후사를 논하거나 종묘사직은 운운하지 않고 나라의 큰 미래를 걱정했던 세종의 유언이었다.

마치 불길한 미래를 내다본 듯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후손들은 세종이 남긴 유언의 의미를 새기지 못했다. 세종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사후 150년이 지나 조선은 왜란으로 초토화됐고 그로부터 다시 300여 년 후에는 아예 나라를 왜구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정치적 보복을 위한 경제전쟁을 감행하고 있다.

또다시 광분하는 일본

이제야 대한민국이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가려는 것인가?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 본심을 알았으니 다행인 것인가?

그 동안 일제 악령을 떨치지 못하고 그 그늘 아래서 일본을 우방국인 양 방심하던 이 나라가

일본의 경제전쟁 시작으로 다시 일본의 본심을 제대로 읽고 있다.

지금 우리 주변에 일본을 넘어서자고 피를 토하는 외침을 보자.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이 시대의 슬로건을 보면서 또다시 극일을 외치는 그런 비극이 없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NO 일본, 안 사요, 안 가요” 이 정도는 보통 수준이다.

한 시민단체는 일본기업인 롯데 이름을 들먹이며 “롯데 제품 관련, 영화 한편, 택배 하나라도 ‘가지도 말고, 사지도 말고, 먹지도 말고, 타지도 말고 입지도 말고’라는 5노(5NO) 운동을 실천한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조는 “마트노동자들은 고객들에게 일본 제품을 팔지 않겠습니다”라고 슬로건을 내걸었다.

한 대학의 대자보에서는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불매운동은 끝까지 한다”라며 의지를 불살랐다.

어느 노인단체 대표는 “내 나이 여든 다섯인데 죽어 귀신이 되면 아베를 물고 늘어지겠다”라고 역설했다.

어느 단체는 일본 관광금지 운동에 대해 “우리 선조들이 끌려갔는데 후손들은 돈 쓰러 간다고? 푼돈이라도 일본에 절대 안 보태준다. 금방 잠잠해질 거라고? 왜구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라고 비분강개를 표했다.

그러면서 말을 이었다.

“개 싸움은 우리가 할테니 정부는 갈길 가라”고 고언을 곁들였다.

대단한 민족정신이요, 강인한 구국정신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대한민국은 5천 년 역사 이래 잠시 나라를 잃을 뻔한 위험도 있었지만 결국 이 나라를 꿋꿋이 지켜왔다. 몽고 침략과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 강탈, 그리고 5.18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국난이 있었지만 이 나라는 건재했다.

저 멀리 고려 때 몽고군이 기마병을 몰고 침략해왔을 때 조정은 항복했지만 삼별초군과 민초들의 피눈물 나는 저항운동으로 나라를 지켜냈다. 그리고 임진왜란의 호남 의병과 호남 민초들의 살신성인의 거침없는 저항은 왜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퇴각시켰다.

간간이 양국 관계에서 태평성대가 있긴 있었지만 그것은 겉으로의 평화였을 뿐, 내면에서는 전쟁의 씨앗이 항상 싹트고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썩은 정치파벌의 분당과 분파가 나라를 중국과 왜구에 시달리게 만들었고, 해방 이후에는 좌익과 우익의 이데올로기가 나라를 둘로 쪼개는 비극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는 사이 일본은 힘을 길러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침력자로 다가왔다.

역사는 그렇게 반복되고 있다.

세종대왕이 남긴 ‘왜구를 소홀히 하지 말라’는 위대한 훈계를 벌써 몇 번째나 잊었단 말인가?

/편집국장 / 백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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