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체험관 신설' 군의회 거부로 또 무산
앵무새체험관 신설' 군의회 거부로 또 무산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9.08.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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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장성서 날고 싶다”

군, ‘미래형 반려동물 산업으로 무궁한 가치’

군의회, ‘너무 성급...철저한 준비 거쳐야 성공’

장성군을 앵무새를 중심으로 한 반려조류 관광산업의 특화단지로 만들어보려는 야심찬 계획이 또다시 벽에 부딪히고 있다.

의회의 완강한 반대 때문이다.

장성군의회는 지난 7월 29일 열린 309회 임시회에서 앵무새체험관 조성을 위해 부지를 매입하려는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부결했다. 이로써 앵무새체험관 조성사업은 일단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본예산 편성에서 부결된 뒤 올해까지 3차례 부결된 셈이다.

군의회 내에서 찬반이 3대3으로 팽팽했으나 가부 동수는 부결로 처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상정이 이뤄지지 않게 된 것이다.

이날 부결된 주된 사유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충분하고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특별한 부존자원이 없는 장성군의 경우 농업의 6차산업화를 위한 먹거리 개척 차원에서라도 반려조류 사업 같은 전략적 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앵무새 반려조류 시장의 성장은?

반려동물 18년에 2조원...연평균 10% 이상 빠르게 성장

반려동물 시장은 종류와 양적 성장이 세계적으로 연평균 10% 이상씩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산업이 개 75%, 고양이 31%, 어류 10%, 조류 2%로 집계된다.

유럽은 고양이 35%, 개 29%, 새 18%, 포유류 10%, 어류 5%, 파충류 3% 등으로 나타난다.

2018년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2조원이었다. 미국은 6조원 시장이었는데 이 가운데 앵무새가 1조원을 차지했다.

반려동물 사육비율은 미국이 68%, 영국.독일이 45%, 한국은 25%였다. 한국에선 4가구당 1가구 꼴로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는 얘기다.

미래 인간이 향유할 산업 분야로 반려동물 사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가운데서도 반려조류 분야가 확장속도가 가장 빠르다. 조류분야 가운데 앵무새 사육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적이다.

반려조류 선호도가 늘고 있는 이유는 개나 고양이의 경우 인간과 함께할 기간이 평균 10년~ 12년 정도로 알려지고 있는데 조류는 수명이 길어 평균 40년~70년을 유지한다. 앵무새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이 사망하고 나면 주인이 심한 증후군에 빠지는 ‘팻로스 증후군’의 우려를 씻고 평생을 동반자로 살아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노란꽃잔치에서 보듯 앵무새 관광객은 어린이 뿐만 아니라 연인, 가족 등 모든 사람이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관람객들은 사진촬영을 비롯해 모이주기, 대화하기, 함께 놀아주기 등의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끼며 상당수 가족이 앵무새를 구입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축제 프로그램이나 관광 차원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차원에서 장려할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증거다.

장성군, “반려조류 앵무새 메카를 꿈꾼다”

지역경제, 사계절 관광활성화에 절호의 찬스

이같은 현실에서 장성군이 반려조류 산업의 메카를 꿈꾸며 선도적 입장에서 앵무새체험관을 조성하려는 의도는 매우 야심찬 계획으로 비춰진다.

아직 우리나라가 반려조류 산업의 초창기란 점을 감안, 앵무새체험관을 조성하여 사계절 관광객을 유치하고 조류 연관 산업을 일으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표였다. 장성군은 앵무새체험관을 황룡강 주변 공설운동장 인근에 8천평 규모의 부지에 1층 2동 규모로 신축, 직영체제로 운영하며 사계절 관광명소로 가꿀 계획이었다. 나노바이오센터를 활용한 조류 사료 연구와 논밭 사료작물재배, 곤충 사육 농장 신설 등이 어우러져 미래 신산업으로의 가능성을 예상했다. 상당한 군민 일자리창출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장성군은 44억원의 부지 매입비와 20억원의 건물 신축비를 들여 공설운동장 주변인 장성읍 기산리 일원에 앵무새 상설체험관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반려동물 산업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을 지난 5월에 실시하고 기재부에 균특예산을 요청, 국비 5억원을 확보해 놓고 있으나 부지매입이 어려워 반납해야할 위기에 놓여있다.

실무 진두지휘를 맡고 있는 문경배 장성농업기술센터 농업축산과장은 “미래형 사업은 아무리 완벽하게 대비한다하더라도 모험성과 불안전성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두려워 사업을 추진 안한다면 그것은 지역의 미래를 방치하는 것과 같습니다”라며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했다.

‘남이 안하는 것을 추진해야 승부를 낼 수 있다’ 기업경영인의 논리처럼 지자체도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경주시에 ‘경주버드파크’가 민간시설로 운영되고 있는데 매년 35만 명의 입장객이 드나들고 5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성군의회 반대 이유는?

“수십억 예산 소요...신중하고 철저한 계획 따라야”

지난 2019년 예산안 심의에서 의회는 앵무새 체험관 신설 사업비를 거부했다.

국고를 지원받는다 하더라도 막대한 군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신중한 발상과 추진계획수립, 현실적인 성과분석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축제장에서 사람이 많이 몰렸다고 해서 당장 그 사업을 수십억이 투입되는 군비로 신설한다는 것은 너무 조급한 결론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우리 의회가 부결한 이유는 이 사업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데 너무 성급한 결정으로 추진돼서는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소요예산이 현재 65억원으로 예상돼 있지만 사업의 성격상 앞으로 100억 원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려동물 산업 가운데 조류사육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정확한 미래 예측과 함께 장성 지역에서의 성공 가능성, 투자에 대한 수익성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 돼야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100% 수입산에 의존하는 조사료의 대체는 어떻게 할 것인지 충분히 검토된 뒤에 추진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부결 이유를 설명하는 이태신 의원은 ‘수차례 거부된 사안이니만큼 재추진하려면 완벽한 논리와 실현 가능성 성공확신 등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백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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