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 조국 관련 글이 70만 건이라, 무슨 전쟁터인가?
사 설 // 조국 관련 글이 70만 건이라, 무슨 전쟁터인가?
  • 장성투데이
  • 승인 2019.09.0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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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청와대로부터 장관직을 지명받은 날짜가 지난달 9일이었으니 만 한달이 됐다. 보도에 따르면 그 동안 조국과 관련된 글들이 70만 건이나 쏟아졌다. 상상을 초월한다. 대부분 출처 불명이다. 지금도 각자 내 입맛에 맞는 내용물들을 만들거나 퍼나르기에 혈안이 돼있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광복 74주년을 맞아 대통령이 ‘아무도 건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자’며 일본과 세계 각국에 포효했건만 이 모든 것들은 조국의 쓰나미에 휩쓸려버렸다.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나라에 전쟁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전쟁터보다 더 폐허화된 한반도가 돼버렸다.

언론은 그 성향을 드러내듯 조국 주변의 온갖 꼬투리를 잡아 억측과 상상을 더해 부풀리고 있다. 정당은 정당대로 이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또는 무너트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

모두가 흑과 백의 진영으로 나뉘어 각종 패륜적 언사까지 난무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번 조국 후보자의 의혹을 철저히 가려내야할 이 나라 최고의 권력기관인 검찰마저 이편 저편으로 나뉘어 자신들의 입장을 궤변 논리로 흘리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한쪽에서는 ‘조국의 장관 취임은 수사에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현 수사팀의 소신과 의지를 믿고 기다려야 한다’며 신중과 자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 높은 사람들마저도 색깔을 드러내며 미래에 편승하려는 모양세로 보인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들이 성장해온 토양에 근거하여 미래 입지를 위해 춤을 추는 모양새다. 금수저는 금수저대로, 흑수저는 흑수저의 입장에서, 동쪽은 동쪽 논리를 따라, 서쪽은 서쪽 논리를 따라 방향을 틀고 서로의 등 뒤를 돌아보려 하지 않는다.

이 나라의 모든 사람과 모든 진영이 동전의 양면처럼 대립하고 있다.

역사의 거울에 비춰보면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대양을 바라보며 미래를 꿈꾸는 호랑이 모습일까?

아니면 등을 구부리고 있는 초라한 토끼 모양의 한반도일까?

불과 일백여 년 전, 일제가 병들어있는 조선을 야금야금 씹어가며 끝내 한일합병이란 암흑의 그림자를 드리웠던 것을 잊었단 말인가?

당시 일제는 우리민족을 이렇게 악평하며 분열을 조장했다.

“조선민족은 개개인은 모래알처럼 단단하다. 그러나 절대로 뭉쳐지지 않는다. 하나의 깃발 아래 뭉치는 일본과 차원이 다른 민족이다”

과연 그 말이 맞는 걸까? 현실을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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