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지하차도 건설] "장성 미래가 달렸다"
[청운지하차도 건설] "장성 미래가 달렸다"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9.09.23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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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 재정부담' 이유...추경안 전액 삭감
장성군, '도로망 없는 장성읍 발전없다' 강조
군민, '의회가 먼저 서둘러야 할 일인데' 답답
지금은 차도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청운지하도 전경. 건너편 건물이 중보뜰에서 바라본 장성군청의 모습이다.
지금은 차도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청운지하도 전경. 건너편 건물이 중보뜰에서 바라본 장성군청의 모습이다.

지정학적으로 보면 미래 장성군의 최대 희망의 땅은 어디일까?

지형판도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지만 현재로 봐선 황룡강 주변의 쾌적한 강변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약 21만평에 달하는 중보뜰, 즉 영천주공1.2차가 위치한 중보 1지구와 장성군공립요양병원이 위치하고 있는 중보 2지구를 꼽을 수 있다.

서울의 도시 발달에서 한강이 끼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장성도 추론이 가능하다.

지도를 보면 중보 1지구는 건너편에 다양한 체육시설과 문화시설, 의료시설, 녹지지구를 보유하고 있고, 사이에 유유히 흐르는 황룡강이 있으며 강 안쪽에는 쾌적한 강변 산책로와 시원하게 뚫린 둑방 도로망이 구비돼있다.

이런 사회 간접시설을 곧 바로 연결하는 장성역지하차도가 2006년에 설치됨에 따라 영천주공 1,2차 786세대가 들어섰으며 해광아파트 1,2차 350세대가 건립돼 입주를 시작했다. 두 곳을 합하면 이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 인구수는 3,300여 명에 달한다.

중보뜰이 미래 장성 중심지구로 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뿐만 아니다.

팍팍하고 숨 막히는 광주권에서 살던 주민들이 이같은 주거 쾌적성을 선호하면서 미처 개발되지 않는 중보 1지구 미개발지와 미래의 주거 공간인 중보 2지구를 최고 복합주거공간으로 지목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곳은 2천~3천 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설 공간으로 보고 있다. 약 8~9천명이 입주한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되면 장성읍은 인구 2만 명의 중소형 자립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31만 평에 달하는 구 도심지인 영천리와 21만 평의 신도심지인 중보뜰을 철로가 가로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철로를 가로지르는 연결도로는 도시 발달의 균형을 이루는 필수시설이다.

그렇지 않으면 구도심은 그대로 낙후하고 신도심은 신도심대로 주거 공간 역할을 찾아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철로를 뚫는 도로망을 구축하기 위해선 수없는 정책협의와 코레일 승인, 설계, 특수공법 도입 등 보통 5년이란 시간이 소요되는 난제가 발생한다. 예산도 최하 300억에서 500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도시 발달을 위해 물가상승과 토지 상승률을 감안한다면 가급적 빠른 시기에 착수하는 것이 현답이다. 예산이 얼마가 소요되더라도 무엇보다 시급히 편성해야할 항목이다.

이런 이유로 장성읍과 비슷한 지역인 정읍시는 연지동, 농소동에 걸쳐 5개소의 관통로가 있고, 익산시 황등면은 3개소, 계룡시 엄사면은 3개의 관통도로망을 개설해 주민편의와 지역발달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장성읍은 다른 지역의 도심 구간보다 훨씬 거리가 긴 거리에 겨우 2개의 관통도로만이 있을 뿐이다. 도심 발달에 최악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 중 한 곳인 청운고가교는 지난 1989년에 개설돼 수명 30년을 기록했다. 미관과 안전성 모두 문제 덩어리로 보수비가 훨씬 더 든다. 같은 해에 건립된 광주 백운고가교는 이미 철거 준비가 한창이다. 도로전문가에 따르면 앞으로 청운고가교는 10년 안에 철거해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영천리 일대 구도심과 건너편 쪽을 연결하는 도로는 어찌해야 하는가. 2006년에 건설된 한쪽 방향의 낡은 장성역지하차도 하나로 견뎌야 한다는 말인가?

신도심에 해당하는 중보뜰과 장성문예회관, 홍길동체육관, 청소년 수련원, 공설운동장, 수영장,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필암서원, 서삼면, 북일면 등지로 오가는 차량은 어찌해야 할 것인가?

그래서 장성군은 지난해 군의회에서 예산을 승인받아 청운지하차도 타당성조사를 끝냈고, 전문가의 기본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설계비 등 370억 원을 의회에 요청했다.

철로가 직접 관통하는 부분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으로 부터 국비 80억원을 지원 받기로 약속받았고 군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5년 장기사업으로 추진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9월 4일 장성군의회는 청운지하차도 개설사업 설계비를 전액 부결했다.

부결 이유가 전혀 설득력을 잃고 있다.

군의회는 “무리한 재정부담이 걱정되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집행부의 의견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장성군은 “이보다 더 시급한 사회간접자본시설 사업은 없다. 재정부담도 거의 없는 수준이다. 전문가의 타당성 조사로 면밀한 검토를 거쳤다. 장성읍의 교통 대동맥의 역할을 할 청운지하차도는 장성의 미래 발전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라고 반문하고 있다.

군의회의 예산안 부결에 대해 지역민들도 할 말을 잃었다.

“장성읍 인구 늘리기와 죽어가는 상권 회복을 위해 도시 확산은 필연이다. 청운지하차도 건설은 어떤 예산보다 우선해야 한다. 의회를 바라보면 갑갑하다”고 지역민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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