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 아파 응급실 입원...퇴원 후 사망 '누구 탓?'
명치 아파 응급실 입원...퇴원 후 사망 '누구 탓?'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9.3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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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퇴원햇던 환자 4시간 후 사망
장성ㅈ병원 응급환자 초동대응 '논란'
지난 24일 홍희정 씨가 ㅈ병원 앞에서 홍 씨의 아버지가 의료진의 실수로 사망했다며 ㅈ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지난 24일 홍희정 씨가 ㅈ병원 앞에서 홍 씨의 아버지가 의료진의 실수로 사망했다며 ㅈ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배 아파 응급실을 찾았는데 링거만 꽂아주고 그 흔한 피 검사나 CT 검진 한 번 없었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우리 아버지는 명백히 병원 측의 잘못된 대응으로 돌아가신 겁니다!”

24일 오전 장성ㅈ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던 홍희정 씨는 ㅈ병원 측의 안일한 대응으로 홍 씨의 아버지 홍성봉(53세. 장성읍 기산리)가 죽음에 이르게 됐다며 울먹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따르면 고 홍성봉 씨는 지난 16일 오후 7시께 명치 주변에 고통을 호소하며 ㅈ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병원 측은 일사병으로 추정하고 수액주사와 근육이완제를 투여했다. 홍 씨는 이 같은 처방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본인의 희망으로 퇴원했고, 집으로 돌아온 홍 씨는 혼자 휴식을 취하다 다음날 새벽 12시 30~40분께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홍 씨 집을 방문한 동료에 의해 숨진 당일 오전 8시께 발견됐다.

유족, CT 한 장만 찍었어도...

조사에 착수한 국과수는 “자세한 사망원인은 2개월여 후에 나올 예정이지만 18일 오전에 실시한 부검결과, ‘식도파열’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했다.

유족은 병원 측에서 환자에 대한 적절한 초동조치를 취하지 않아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ㅈ병원 측은 “홍 씨의 사망원인에 대한 수사는 부검을 통해 밝혀질 것이지만 홍 씨가 내원해 고통을 호소할 때 해당 당직의는 홍 씨가 당일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일사병과 같은 구토 등의 증세를 호소해 그에 맞는 응급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홍 씨가 8시간에 걸친 노동으로 인한 피로감 호소와 허리통증 등을 호소했기에 휴식을 취하게 한 후(일사병인 경우 통상 휴식과 안정을 취하게) 수액과 근육이완제 처방 등을 내렸다고 밝혔다.

병원, 일사병 비슷...적정 처방

병원 측은 이어 병원의 만류에도 홍 씨가 굳이 퇴원을 하겠다고 1시간여 동안 실랑이를 벌이는 등 고집을 부려 어쩔 수 없이 퇴원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홍 씨가 수액을 맞고 퇴원하던 8시 30여분께 혈압과 체온은 정상수치였으나 맥박은 여전히 높은 수치여서 퇴원을 만류했으나 환자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진료를 맡았던 당직의와 해당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으나 정확한 결과는 국과수의 부검결과가 나오면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수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6일부터 ㅈ병원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는 홍 씨 유가족들은 부검결과에 상관없이 지속적인 1인 시위를 계속해서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ㅈ병원의 진정어린 사과와 제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 사망한 홍성봉 씨 사건일지

△9월 16일 정오 무렵 – 홍성봉 씨가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식사를 하던 중 속쓰림과 매스꺼움, 명치통증 등을 호소.

△9월 16일 오후 6시 50분 – 집에서 쉬던 홍 씨, ㅈ병원 응급실을 찾아 “명치가 너무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 ㅈ병원 당직의사, 탈진증세가 있다며 수액처방 이후 근육이완제 주사. ㅈ병원 측은 홍 씨가 탈수 증세 등을 보여 일사병으로 추정하고 휴식을 취하게 했다고 함.

△9월 16일 오후 8시 30분 – 홍 씨, 통증완화 효과가 없다며 퇴원. 홍 씨 유가족에 따르면 ㅈ병원 측은 고통을 호소하는 홍 씨의 말은 물론 일반적인 검사나 문진은 커녕 당직의가 청진기조차 대보지 않았다고 주장.

ㅈ병원 측은 홍 씨의 상태가 내원 전보다는 나아지긴 했으나 아직은 퇴원하면 안 된다고 만류했다고 함. 병원 측은 당시 홍 씨를 간호했던 홍 씨의 둘째 아들이 “아버지의 고집은 아무도 못 말린다”며 퇴원을 고집해 어쩔 수 없이 퇴원을 승낙.

△9월 16일 오후 11시 30분 – 기산리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던 홍 씨의 모습을 보고 둘째 아들은 광주로 떠남. 이후 홍 씨 홀로 수면.

△9월 17일 새벽 0시 30~40분 – 경찰 추정 홍 씨 사망시각.

△9월 17일 오전 8시 – 홍 씨의 동료가 출근을 위해 홍 씨 집을 찾았다 숨져있는 홍 씨를 발견하고 119와 가족, 경찰 등에 신고.

△9월 17일 오전 9시 30분 - 홍 씨 시신 장성산림조합장례식장에 안치.

△9월 17일 오전 10시 30분 – 경찰과 국과수 등 도착 장성ㅈ병원 입원당시 CCTV, 진료기록지 등 확보, 수사착수.

△9월 18일 오전 9시 30분 – 홍 씨 시신 국과수로 옮겨 부검시작

△9월 18일 오전 11시 30분 – 국과수, 홍 씨 사망원인 ‘식도파열’ 추정. 정확한 부검결과는 2개월 후에나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밝힘.

△9월 19일 -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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