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꽃 초대석 : 유두석 장성군수]
[노란꽃 초대석 : 유두석 장성군수]
  • 장성투데이
  • 승인 2019.10.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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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의 산고를 딛고

황룡강에 피어난 쌍무지개의 기적

석달 열흘 전, 그러니까 노란꽃잔치가 열리기 100일 전부터 나의 일과는 황룡강에서 시작되었다. 새벽 어둠이 걷히면 어김없이 신발을 꿰차고 황룡강을 누볐고, 그곳이 안전하다 싶으면 장성댐으로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매일 새벽시간 봄부터 군민과 함께 심은 꽃씨와 해바라기가 잘 자라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이 나의 첫 업무였다.

지난 9월 30일 새벽, 나는 플래시를 들고 황룡강 해바라기 정원을 찾았다. 연이은 두 번의 태풍 ‘링링’, ‘타파’에 걱정이 됐지만 그래도 축제까지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10월에 들어서 초강력 태풍 ‘미탁’이 또다시 우리지역에 접근한다는 뉴스에 이제는 꽃들과 작별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연이은 두 번의 태풍에 잘 견뎌준 것에 대한 고마움도 끝이려니, 이제 황량하게 변할 100만 송이 해바라기를 하나하나 내 눈에 담았다. 태풍 전야인 10월 2일 나는 매일 나가던 노란꽃 잔치 축제장을 찾지 않았다. 차마 나갈 수 없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천만다행으로 태풍 ‘미탁’은 황룡강 노란꽃 잔치를 앞둔 황룡강 위로 조용히 지나갔다. 다음날 나는 황룡강을 찾아 꿋꿋하게 버텨준 꽃들과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3일 새벽 어둠이 걷히자마자 찾아간 해바라기 정원 위로 천상의 쌍무지개가 피어올랐다. 내 생애 지금까지 그렇게 아름다운 무지개를 본적이 없다. 해바라기와 무지개가 만들어 낸 신비스런 장관은 사진작가들의 렌즈를 통해 빠르게 SNS로 전파됐다. 축제가 5일로 연기됐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황룡강 꽃강의 장관을 보기 위해 각지에서 10만여 명이 몰려들었다.

꽃씨를 흙에 뿌린 뒤 석달 열흘의 간절함에다 태풍을 버틴 사흘간의 애타는 염원이 화답하고 있었다.

장성의 미래에 신의 가호가 느껴지는 장엄한 순간들이었다.

거센 바람에 맞서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기어이 태풍을 이겨내고 다시금 찬란한 아침을 맞이한 황룡강 해바라기의 고결한 자태는 장성의 기상을 꼭 닮았다.

나는 그 속에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KTX 재정차를 끝끝내 이뤄내고 황량했던 황룡강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강’으로 가꾼 위대한 장성군민의 모습을 발견했다.

나는 하늘이 열린다는 개천절 새벽, 그 벅찬 감격과 설렘으로 밝아오는 하늘을 맞으면서 해바라기 꽃밭에 차마 발을 떼지 못했다.

지난 8월 황룡강 황미르랜드에서, 나는 340여 명의 군민과 손발을 맞춰 해바라기를 식재했다. 이날 행사는 노란꽃잔치를 군민과 함께 준비하며 ‘거버넌스’의 의미를 다 같이 되새겨보는 자리였다.

앞서 민선 6기 ‘옐로우시티 장성’을 출범시키면서, 나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제시한 바 있다. 황룡강에서 기인한 컬러마케팅 테마인 ‘옐로우’와 군민이 함께 힘을 모은다는 의미의 ‘거버넌스’가 그것이다. 민선 7기 2년에 이르는 지금까지도 ‘옐로우’와 ‘거버넌스’는 장성 곳곳에 일어나는 변화의 주체이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삭막하기만 하던 장성의 초입길인 고려시멘트 공장 주변은 이제 화사하고 탁 트인 경관으로 변모했다. 또 도시 곳곳마다 ‘부유함’과 ‘중심’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세련되게 디자인 되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으며, 장성호 수변길과 옐로우 출렁다리는 주말마다 5천 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5만 장성군민의 일치단결된 힘인 ‘거버넌스’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놀라운 성과들로 주목받고 있다. 장성군민들은 2016년 1만 2,315명의 서명이 담긴 서명부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측에 전달하는 등 꾸준히 정차 재개를 위해 노력한 끝에 4년 5개월 만인 지난 9월 16일, KTX의 장성역 재정차를 이루어냈다.

또 잡풀만 우거진 채 방치되어 있던 황룡강 일원에 10억 송이의 꽃을 심어 노란꽃잔치를 개최, 100만 관광객이 찾는 대한민국의 대표 가을꽃축제로 자리매김하는 성과를 거뒀다.

군민과 함께 거버넌스의 힘으로 준비한 올해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에는 컬러(color), 이야기(story), 빛(light) 세 가지 테마로 조성된 정원이 있다.

특히, 두바이 미라클가든에 있는 작품을 재현한 YOU & I 가든과 홋카이도 모리노가든을 옮겨놓은 듯한 드레스가든을 꼭 둘러보시기를 추천한다. 더 풍성해진 가을꽃과 앵무새 특별체험관 등 다채로운 즐길거리 그리고 수도권에서 KTX를 타고 장성까지 한 번에 방문할 수 있는 편리함, 그밖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장성 필암서원, 장성호 수변길과 출렁다리 등 꼭 들러야 할 관광명소들도 즐비하다.

소중한 사람들과 손을 마주잡고 올 가을에는 황룡강 가을 꽃길을 함께 걸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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