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물고 뜯는 야수 근성 . . . 상대가 죽을 때 까지 갈건가?
[편집국에서] 물고 뜯는 야수 근성 . . . 상대가 죽을 때 까지 갈건가?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9.10.21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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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민국을 보면 물고 뜯는 것에 진저리가 난다.

비무장 지대도, 휴전선도 없다. 죽을 때까지 물고 흔들려고 하고 있다.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불독에 비할까, 야수의 근성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그들이 외치는 명제는 똑같다.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

나는 정의고 너는 불의다.

나는 흥해야 하고 너는 망해야 한다.

이 가운데 소수의 국민들만이 냉정과 화합, 소통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그 누구도 이런 진영 논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필자도 마찬가지 일 수 있다. 각자 자신만의 입장에서 저쪽이 균형을 잃었다고 자제를 당부한다. 이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부분은 진영 논리에 빠져 죽기 살기로 상대를 몰살의 나락으로 몰고 가고 있다.

두달 째 대한민국을 쥐 흔드는 조국과 윤석렬의 적벽대전은 한편의 영화보다 더 리얼하다.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100년 뒤 우리 후손들은 당대 여론의 물살에 흔들리며 살았던 우리를 보고 무슨 비난을 할 것인가?

어찌 하늘을 보고 고개를 들 수 있겠는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검찰이 조국 일가에 대해 한 달 넘게 수사했으나 성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수사 결과가 없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의사실 공표’ 문제 지적에 비유하여 “(검찰은)이 사건뿐 아니라 법으로 금지된 피의사실, 혐의 내용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게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며 “그러한 지적은 오히려 저희가 수사 내용이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많이 틀어막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야무지게 말하는 것을 보면 그럴싸하다.

하지만 그런 검찰이 지금까지 왜 조국의 수사 정보를 조중동 같은 언론에는 줄줄이 흘려주었을까?

그 언론들은 도대체 검찰 측에서 나오지 않았다면 도저히 파악 할 수 없는 내용들을 귀신이 도청해서 알았단 말인가.

의식있는 국민들이 언론과 내통하고 있는 검찰 인사를 색출해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언론이 조국 사태라고 부르는 오늘의 한국 정치 현실은 인간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검찰에게 있어서 조국은 반드시 잡아야 할 흉악범이다. 꼭 죽여야 할 살인마였다. 그래서 붙잡아 털고, 뒤집어 씌우고, 엮어보려 안달이다.

그런데 아무리 털려고 해도 털려지지 않는다. 털 것이 없다. 먼지라도 털어보려 한다. 입은 옷 어디에 먼지가 묻었는가. 양복이냐. 내복이냐. 먼지도 없다. 그러자 이번에는 가족이다.

아내·딸·아들·동생·동생의 이혼한 처까지 다 털어봤다. 돌아가신 선친도 뒤져봤다. 조국의 아버지는 망해 가는 학교를 다시 살려 놓은 분이다. 이러다가 조 씨나 정 씨 성 가진 사람들은 모두 털리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판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천하에 날고 긴다는 특수 1·2·3·4부 엘리트 검사와 수사관 50여 명이 투입됐다. 7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11시간 동안 집안을 샅샅이 뒤지기 위해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으면서까지 뒤졌다. 압수수색과 소환 또다시 수색, 제갈공명이라도 빠져나갈 재주가 있겠는가. 두 달이 지났다. 그러나 조국에게서는 나오는 것이 없다.

그런데도 더 할 일이 있다는 것 같다.

더 비정한 일도 있다.

인륜을 부정하고 파괴하는 일이 그것이다. 아무리 검찰이라도 부모 자식 간의 믿음 마저도 외면하는 처사는 삼가야 할 일이다.

어머니 정 교수는 한 눈이 실명 상태라고 한다. 사고 후유증으로 만성 혈우병에 걸렸다. 얼마나 긴장되고 초조했을까? 누구보다도 딸인 조민은 어머니의 건강상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얼마나 속이 탔을지 묻지 않아도 될 일이다.

그래서 딸이 “어머니가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고 울먹였다. 그랬더니 수사관들이 “그것은 거짓말”이라고 맞 받아쳤다.

누구 말이 맞을까?

수사관 한두 사람이 정 교수가 쓰러지는 것을 못 보았을 수 있다. 24시간 지켜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못 본 사람이 ‘못 봤다’고 언론에 말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그것이 진실은 아니지 않는가?

옆에서 지켜본 딸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도 그것이 거짓이라고 말한 것을 한 치 확인도 없이 입맛대로 받아쓰는 언론이 한심할 뿐이다.

국민들은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안다.

한 발짝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안다.

수년전에, 수천 장이 발행되어 대내외에 수여됐던 총장 표창장을 생생히 기억하듯이 ‘그건 내가 준 표창장이 아니다’라고 뻔뻔하게 말하며 상대방을 죽이려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또 그런 음모자들이 토해내는 내용으로 떡칠하듯 지면을 도배하는 조중동과 하루종일 떠들어대는 방송이 과연 정의인지 아닌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알 일이다.

조금만 지나면 진실이 알을 벗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시간이 있을 줄로 믿는다.

/백형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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