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막가파식...장성이 이래서는 안된다
/사 설/ 막가파식...장성이 이래서는 안된다
  • 장성투데이
  • 승인 2019.11.04 1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성군의 중요한 위원회를 맡고 있던 한분이 최근 위원직 사표를 제출했다. 그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었기에 위원장 자리도 갑자기 공석이 됐다.

마침 그 위원회가 열리는 날이 됐고 임시위원장이라도 세워야 하는데 모든 분들이 극구 사양했다. 하는 수 없이 참석 위원 가운데 가장 객관성을 지닐 수 있는 모 대학의 교수가 떠밀리듯 위원장을 맡았다. 그런데 그 교수는 ‘오늘 단 한루만 이 자리에서 일을 보겠다’고 선언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어수선한 위원회가 됐을까? 그리고 그분들은 왜 이렇게 손사래를 치며 사양하는 것일까?

진상을 알고 보니 너무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그 위원은 얼마 전부터 심야에 (해당 민원이 부적격 처리된) 민원인으로부터 듣지 못할 정도의 욕설과 협박성 전화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그 위원은 장성 출신이 아니지만 장성이 좋아 이사를 왔으며 장성에서 정착의 꿈을 키워 온 사람이다. 업무를 처리할 때도 균형있는 시각에서 바라본 사람 중의 한분이었다. 특히 사리사욕에 개입하거나 개인적인 호불호에 흔들릴 사람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런데 이 일이 있고 난 뒤 그 위원은 아예 장성을 떴으며 장성과의 인연을 놓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너무나 부끄러워 차마 외지인이 알까 두려운 일이다.

이같은 일은 작은 파장이지만 태평양 건너까지 닿을 수 있는 사안이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 장성 사람들을 어떤 품격으로 볼까?

각 지자체는 행정력으로 다하기 어려운 분야에 대해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가집단을 초빙한 여러 가지 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 학계, 법조계, 연구소 대표, NGO 등 시민단체 대표, 혹은 전직 공무원 등 전문성을 가진 분들을 초빙해 민원을 심사하고 의결하여 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위원 모집에 있어서 ‘우리 지역’에 한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문호를 열어 놓기도 한다.

이렇게 구성된 위원들은 법령 기준과 양심에 따라 심의하고 판단하는 것이 관례다. 특별히 어떤 사람이 미워서 부적격 처리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그런데 본인의 미흡함이나 전후 사정을 따지지 않고 내 민원이 탈락한 것만을 문제 삼아 해당 위원에게 심야에 욕설을 퍼붓는다면 어떤 전문가가 우리 장성을 위해 일해 줄 것인가?

‘내 것을 통과해주면 이쁜 놈이고 부결시키면 미운 놈’이라는 식의 행동은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상대편을 이해할 줄 모르는 사람을 ‘막가파’라고 한다.

문불여장성을 입으로만 외칠 게 아니다. 가까이서부터 예와 의를 찾아가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