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불편 말도 못해" 반대의견도 여전
장성읍 성산 은행나무의 존치 여부를 놓고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솔솔 일고 있다.
11월 하순으로 접어들어 샛노란 은행잎이 장관을 이루면서 이처럼 아름다운 가로수를 인간의 편의대로 절단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생활의 불편 때문에 제거해달라는 민원이 여전히 많지만 50년 역사를 지닌 소중한 자연자원인 은행나무를 없애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게 일고 있는 것.
이같은 인식은 가로수길을 지나는 통행인들은 두말할 것 없고 성산 주변 마을민뿐만 아니라 거리 은행나무를 접하고 있는 도로변의 주민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은행나무 길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나 모씨는 “은행나무는 50년 마을 역사와 마찬가지다. 이제와서 불편하다며 삶의 흔적을 우리시대에 지워버린다는 것이 현명한지 의문이다. 한번 없애버린 문화유산은 다시 재생할 수 없다”며 제거 움직임에 강한 회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반대편 은행나무 길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또 참고 산지도 오래 됐다. 절대 다수 주민이 원하는 만큼 대책을 세워 주길 바랄뿐이다.”고 호소하고 있다.
은행나무 존치여부에 상반된 주민들의 입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마을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며 보존하는 종합대책 수립을 검토해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크다.
현실적으로 은행나무를 베어내든, 다른 곳으로 이식하든, 또는 보존하든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땅을 파헤쳐 각종 지중화 사업과 도시미관 사업이 필수적으로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바에는 정부나 전남도 예산을 확보하여 성산 개발의 큰 그림을 그려 도시 재생사업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우선은 생활에 불편을 최대한 수용, 집안으로 뻗어오는 나무 뿌리를 원천 차단하고 전정 작업을 통해 나무 미관을 정비하는 게 순서다. 그리고 담장과 마당을 정비하며 보도블럭과 담벽, 간판 정비 작업을 시대에 걸맞게 재정리해야 나가야 한다.
나아가 은행나무 기로수길이 그늘지고 어둡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은행나무에 LED로 옷을 입혀 화려하게 관광자원으로 재탄생시켜 축제를 개최하는 등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바람들이다.
대부분의 지자체의 가을 국화꽃 축제가 끝나는 11월 중순 은행나무가 노란빛을 만발할 때 성산에서 은행나무 축제를 펼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지자체는 후원만하고 주민들이 중심이 되는 축제로, 장성의 감과 사과 곶감, 말린 농산물과 약초, 그리고 김장철을 연계하는 먹거리 축제도 충분한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 다시 실수해선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전면적 도시재생사업 바람직
역사적 선택에 있어서 두 번 실패한 성산 마을.
한번은 일제가 호남선 철도를 개설하면서 정차역이 이곳 성산을 지나도록 설계했으나 ‘시끄러운 괴물 쇠덩이(열차)가 이곳을 지나선 안된다’며 지금의 장성역 쪽으로 내 쫓아버린 일이다. 이 때문에 성산은 고도읍지로 전락했고 장성읍 영천리가 중심 시가지로 발전했다.
또 하나는 지금의 성산공원 부근에서 장성호와 안평역을 지나 한양 가는 도로변의 울창한 수백그루 느티나무를 잘라내도록 방치한 일이다. 노사 기정진(1798~1879)이 남긴 <호상사>라는 시에 관괴(官槐:관에서 심은 느티나무)라고 등장하는 수백년 된 느티나무 길은 전라도 사람들이 한양 올라가는 역로 길이었으나 국도1호선 공사를 할 때 수수방관하며 없애버린 일이다. 이 느티나무는 담양군이 자랑하는 관방제림(천연기념물 제366호)보다 훨씬 고풍스런 풍치를 이룬 안타까운 문화자원이었다.
제대로 된 선택을 했다면 그 가치와 활용에 있어서, 지역발전이나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을 것이란 지적들이다.
결과적으로 지역의 선조들이 일궈낸 문화유산이나 삶의 흔적들을 ‘개발과 생활불편’을 이유로 현 세대인들이 마음대로 재단하거나 파괴한다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발상이다.
나아가 그것을 향유할 권리가 있는 후손들에게는 죄를 짓는 것과 마찬가지다. 훌륭한 문화유산이 아닌 콘크리트 구조물이나 획일화된 아스팔트 도로만 유산으로 물려주는 우를 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산 은행나무 제거에 심사숙고가 필요한 이유다.
광주 동명동 동리단길!
장성군 성산리에 '성리단길' 되지 말라는법 있나요!
은행나무가 성산 효자노릇 톡톡히 할 수 있습니다~
베어내는것만이 상책은 아니겠지요~
우리것이 좋고, 옛 것, 옛 추억이 더 우리를 힐링시켜 주잖아요~
베어내지 않고 잘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