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퇴임 앞둔 김점수 장성공공도서관장
인터뷰/ 퇴임 앞둔 김점수 장성공공도서관장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9.12.23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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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 도서관으로 우둑 서길 바랄 뿐..."
백암중.공공도서관 설립, 한글학당 운영에 자부심

“참으로 감회가 깊습니다. 제가 물불 가리지 않고 발로 뛰며 쌓아올렸던 전남 교육현장의 상징들, 특히 내 고향 장성을 위해 남긴 발자국을 생각하면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은 것 같은데 벌써 정년이라니...”

정년이란 말이 너무도 실감 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김점수 장성공공도서관장이 만 40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올 연말로 교육계를 떠난다. 내년 6월이 정년퇴직이지만 내년 1월부터 공로연수에 들어가게 된 것. 김 관장은 26일 오후 5시 그 동안 한글학당을 지도해주신 교사들과 조촐한 간담회 겸 이임식을 마지막으로 도서관을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동분서주 형 공직자의 표상인 김 관장은 아직도 할 일이 많은 듯 못내 아쉬운 표정이 역력하다.

1979년 12월 20일 9급 공무원으로 교육계 첫발을 디뎠으니 만 40년을 보냈다. 동화면 구룡리에서 태어나 동화초, 임곡중, 조대부고와 조선대를 졸업한 뒤 오롯이 교육현장 속에서 삶을 불태웠다.

2005년 사무관 승진 뒤에 광양평생교육관 초대관장, 2010년 장성교육청 행정지원과장, 2014년 서기관 승진 뒤에 목포공공도서관 총무부장, 전남도교육청 총무과장, 2017년 장성공공도서관장을 맡아왔다.

2010년~2012년에 장성교육청에 있을 때 인구가 급감하는 시골 현실을 고려해 27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약수중과 신흥중, 장성북중을 통합해 기숙형 학교인 백암중을 유치한 것은 대단한 안목의 결과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재의 장성공공도서관을 탄생시킨 주역으로서의 감회가 남다르다.

1970년에 개관한 낡은 도서관을 리모델링할 계획이었으나 미래형 지역문화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2007년 도교육청 관리과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연차적으로 8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2012년 완전 새로운 한옥형 건물로 이설, 개관하도록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장성공공도서관은 구상부터 설계, 시공, 운영에 이르기까지 저의 땀이 곳곳에 배어있는 기념탑과 같은 곳입니다. 지금도 잘 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주민과 학생들의 휴식처이자 지혜의 산실로 성장하기를 바랄뿐입니다”

김 관장의 이러한 의지를 반영 하듯 공공도서관에서는 연간 190여 개의 강좌가 운영되고, 일평균 900여 명이 700여 권의 도서를 이용하고 있는 지혜의 산실로 발돋움했다. 올해만 해도 9개 공모사업으로 7천여 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지역민들의 인문학적 지식욕구 충족을 위해 사마천의 사기 강좌 등의 인문학 프로그램과 고문헌 강독, 번역교실 등을 운영하고 청소년 문화교실을 열거 강좌의 폭과 깊이를 더해갔다.

도서관의 여러 가지 사업가운데 김 관장이 가장 큰 애정을 쏟아온 프로그램은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이다.

 

“장성에 한글을 모르고 평생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4천명이나 됩니다. 손주들과 문자나 카톡을 하고 싶어도 못했던 것이죠. 이분들에게 글자 문명의 혜택을 드리고 제2의 인생을 살게 해드리는 기쁨이야말로 말할 수 없었습니다”

김 관장은 한글강사 수당도 문제였지만 한글을 가르칠 교사가 없는 농촌 현실에서 대부분의 강사를 교육계 출신 지인들에게 재능기부를 부탁하여 해결하는 노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럴 때 도서관이 주민의 평생교육현장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공공도서관이 ‘문불여장성의 명성에 어울리는 도서관’, ‘장성군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도서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도서관에 애정을 쏟아주신 군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 동안 혼신을 다해 일으켜 놓은 도서관을 바라보는 김 관장의 소망은 장성공공도서관이 전국 최고의 도서관으로 명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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