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특집] 성탄맞은 기은교회 김종인 목사 '온누리에 사랑을'
[성탄특집] 성탄맞은 기은교회 김종인 목사 '온누리에 사랑을'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12.23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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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 예수님처럼 섬기다 가면 그만"
기은교회, '지역 아동.청소년의 꿈이 함께 성장한 곳'
어려웠던 교회 개척시기...아내와 아이들께 '항상 미안'

“얼마 전 언론 보도에 배고파 마트에서 우유를 훔친 부자와 이들에게 따뜻한 국밥을 사줬다는 경찰관의 얘기가 소개되어 우리 사회 모든 이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습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이 땅과 지역민 모두에게 이 같은 은혜와 사랑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장성장애인종합복지관장이자 장성기은교회 위임목사인 김종인 목사(59)는 성탄절을 앞두고 “그래도 세상은 아직 따스함이 넘쳐나고 있으며 그늘지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고자 했던 예수그리스도의 영광이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한다.

김종인 목사는 총회개혁신학연구원 졸업 후 1983년 장성읍 기산리에 농촌미자립교회인 기은교회를 설립하고 지역주민들과 아동, 어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목회활동을 펼쳤다.

기은교회는 그렇게 장성 시골에 자리한 작은 교회였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중국현지 선생님을 모셔와 동고동락하면서 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등 지역에서는 남다른 교회로 소문이 나기도 했었다.

20여 년 전에는 주일학교 학생 30여명을 데리고 북경에서 백두산 천지까지 10여일이 넘는 일정으로 체험학습을 다녀와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 목사는 2007년에는 지역 내 다문화, 조손가정, 한 부모, 자녀들을 위해 3천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빌려 ‘기은아동센터’를 만들었다. 50여명의 아동을 돌보며 때론 선생님이고 때론 가족이 되어 돌보며 온갖 고생을 참 많이도 했다고.

김 목사의 아내는 이 시기 센터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밤 12시까지 보습학원을 운영하여 김 목사를 뒷바라지 하며 김 목사에게 항상 힘이 되어 주는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또 김 목사가 다른 아이들 돌보는 사이 정작 자신의 아이들은 제때 돌봄을 받지 못할 때가 많아 김 목사에겐 그것이 항상 아픔으로 남아있다고.

그럼에도 세 아이 모두 스스로 잘 자라주었고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공부도 잘해 유학생활도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 너무도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한다. 김 목사는 아직도 어려웠던 그 시절 함께 해줬던 자녀들과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이제 비교적 견실하게 성장한 기은교회는 지금도 지역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물질적 제약으로 꿈을 접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지역민의 건강과 화합의 장 마련을 위해 매년 ‘기은배 배드민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기은교회는 매주 목요일이면 장성농협 후문에서 오가는 행인들에게 차를 대접하고 있다. 겨울에는 따뜻한 차를, 특히 봄과 여름에는 교우들이 직접 재배하고 손수 담근 매실차를 얼음에 띄워 대접하는데 몸에도 좋아 지역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고. 종교에 대한 편견 때문에 불편해 할까봐 최근엔 피켓이나 교회 이름도 잘 알리지 않는다고 한다.

김 목사는 “예수님께서 그러신 것처럼 기은교회 역시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고 섬기고자 한다. 장성지역사회에 작은 소망이 되고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어 “저는 장애를 가졌음에도 목사로서 주님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과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대접받는 것에 과분한 자로 저처럼 작고 장애를 가진 소외된 자들을 위해 사랑하고 섬기다가 주님처럼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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