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시장상인연합회 정재우 회장 "농협마트 절대 안돼"
황룡시장상인연합회 정재우 회장 "농협마트 절대 안돼"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0.02.03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룡농협 하나로마트 절대 안돼"
하나로마트 추진 소식에 '결사반대' 목소리
정재우 황룡시장상인연합회장이 하나로마트 설립 저지 현수막을 뒤로 하고 인터뷰에 응했다.
정재우 황룡시장상인연합회장이 하나로마트 설립 저지 현수막을 뒤로 하고 인터뷰에 응했다.

 

“전통시장이 살아야 장성이 살고 서민경제가 살아납니다. 황룡장이 옛 시절의 명성을 되찾긴 힘들 테지만 상인들과 황룡지역 주민들의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는 상인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설 명절 대목을 보내고 맞는 첫 장날인 지난 29일 황룡장은 전통장의 경기를 반영이나 한 듯 궂은 날씨만큼이나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지난해 10월, 황룡시장상인회 총회 끝에 연합회장으로 추대된 정재우(58. ㅇ수산물상회)회장은 이곳 황룡장에서 수년 동안 영업을 하면서 상인대학과 이름난 시장 등을 견학하고 벤치마킹하며 황룡장을 살릴 묘안이 없나 수많은 고민을 해왔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아직 뚜렷한 묘안은 없어 고민이라고.

외조부와 어머님을 거쳐 수십 년에 걸쳐 이곳 황룡장에서 성장하고 세월을 보낸 그야말로 원조 토박이 장사꾼인 정 회장은 “옛날 황룡장의 모습은 어땠나요?” 질문에 말도 마란 듯이 손사래를 치며 30여 년 전만 해도 인근 담양, 정읍, 고창, 영광, 함평, 광주 등지에서 장을 보았던 호남굴지의 내로라하는 재래시장이던 당시를 떠올리며 30여 년 전에 비하면 장사하는 상인은 3/1로 줄어들었다면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5/1꼴로 줄어들었다며 한숨을 내쉰다.

4, 9일마다 열리는 황룡장 오일장은 원래는 월평리 황룡면사무소 부근에 있다가 부지가 좁아 현재의 위치로 옮겨오게 된 건 1926년부터다.

지금도 여전히 새벽에는 황룡장 옆 우시장에서는 소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고 들려오고 있기는 하지만 황룡 우시장은 함평우시장과 어깨를 견줄 만큼 크고 유명했다.

그리고 또 하나, 황룡장엔 나주 영산포시장에 버금가는 홍어가게가 있다. 지금이야 가게들이 많이 줄었지만 옛부터 이곳 황룡장에서 맛보는 홍어회무침은 영산포시장의 홍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황룡장은 지난 2001년 총 29개동을 개량하는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펼쳐 현재의 바둑판 모양으로 바뀌었는데 오히려 그것이 탁 트인 전통 오일장의 모습을 왜곡시켜 안쪽에 위치한 가게들은 텅텅 비는데 일조하기도 했다는 지적도 있다.

황룡장 위로는 고가도로가 있어 그 밑에 주차하는 차량들로 인해 명절이나 점심시간은 주차전쟁이 날만큼 북새통을 이룬다. 특히 이곳 황룡장 국밥집은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손님들로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황룡장 이용객은 주로 장성읍과 황룡면 주민들이지만 간간히 남면과 광주비아에서도 장을 보러오기도 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황룡강 노란꽃축제 기간 이곳을 찾는 외지인의 발길이 늘고 있다고.

이렇듯 알고 보면 자랑할 것도 많고 역사도 깊은 황룡장이지만 지금의 황룡장 경기는 그야말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오가는 사람들도 없을뿐더러 그나마 얼마 되지도 않는 상인들도 한데모여 의기투합 한 번 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난해 초부터 들리는 말에 의하면 황룡농협에서 이곳 시장인근에 하나로마트를 새롭게 신축한다는 소리가 들여오고 있어 정 회장의 고민이 깊어졌다.

정 회장은 장성읍부터 이곳 황룡까지 우후준순으로 세워진 대형마트만 해도 상인들은 죽을 맛인데 이제 눈앞에 하나로 마트까지 생겨난다면 우리들은 어찌 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분개했다.

정 회장은 황룡농협과 구체적인 얘기는 해보진 않았지만 이곳 상인들과 지역민들은 똘똘 뭉쳐 마트설립 저지투쟁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또 상인회의 의견을 모아 황룡장 살리기의 일환으로 야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을 구상해 각종 공연과 볼거리 먹을거리 등을 개발해 지역민 뿐 아니라 외지의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멋진 황룡시장을 만들어 나갈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