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은행나무, 2년 숙고 끝...'우선 존치' 가닥
성산 은행나무, 2년 숙고 끝...'우선 존치' 가닥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0.02.17 14: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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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일단 살았다~"
장성군, 2월 가지치기 시작 '불편 조사도 착수'
군의회, 주민불편 해소에 총력 요구...조례 시사
장성군은 주민들의 민원이 잦은 성산 가로수 길의 은행나무 존치를 두고 베거나 옮기기보다 우선 새싹이 돋기 전에 정비작업을 시작한 뒤에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19년 11월과 2020년 2월의 성산 은행나무 모습)
장성군은 주민들의 민원이 잦은 성산 가로수 길의 은행나무 존치를 두고 베거나 옮기기보다 우선 새싹이 돋기 전에 정비작업을 시작한 뒤에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19년 11월과 2020년 2월의 성산 은행나무 모습)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던 성산 은행나무가 일단은 회생의 길을 걷게 됐다.

장성군 산림편백과는 12일 2020년도 군의회 업무보고회에서 “성산은행나무를 제거하는 것만이 최상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존치’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군의회에서도 “신중한 결론으로 생각한다. 상당수의 주민들이 존치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제거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불편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되 혹시라도 발생할 주민 편의시설에 소요되는 예산이나 지원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조례를 개정해서라도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성산은행 나무는 거주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고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자 지난 2018년 중론을 모아 베어내거나 이전하기로 하고 이에 따른 예산까지 책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과 군민들이 보존이나 재활용의 필요성을 또다시 제기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제거를 주장하는 주민들은 “나무가 무성해져 가을이면 가로변 청소가 어렵고 저녁엔 음산하기 까지 한다. 게다가 나무 가지와 뿌리가 가정집 마당으로 침범하는가 하면 보도블럭과 담장이 뒤틀려 위험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존치를 주장하는 주민들은 “은행나무는 70년대부터 주민들이 심고 가꾸어온 소중한 시대적 문화유산이다. 나무는 한번 베어내면 영원히 되돌릴 수 없다. 보존을 원칙으로 불편을 해소하거나 폭넓은 활용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성군은 그 동안 지역민들의 의견을 종합, ‘없애기는 한 순간이어도 만들기는 오랜 세월이 소요된다. 50년 수령의 은행나무 거리는 장성군의 소중한 자원’이라는 장성지역민들의 뜻을 존중해 일단 그 자리에 존치시키면서 불편 해소와 도로정비 등 주민들의 민원을 최대한 수용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은행나무의 이전을 검토했으나 이전 비용이 최소 10억~3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어 더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은 최근 몇 년 동안 미뤄왔던 가로수 전정 작업을 2월부터 시작하고 주민들의 불편을 정밀 조사하는 등 본격 대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운 담양군의 경우, 폐쇄된 거리의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 존치 논쟁으로 골치를 앓았으나 보존으로 결론 내리면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에 선정되며 담양군의 관광자원으로 등장했다. 담양군 메타세쿼이아도 성산은행나무와 비슷한 시기인 1970년대 초반에 전국적인 가로수 심기운동으로 식재됐다.

한편 은행나무 존치여부와 관련, 추희곤 성산번영협의회장은 “여기서 살아보지 않는 사람은 잘 모른다. 주민들의 피해가 많아 옮겨 달라고 요청해온 것이다. 현지 주민들의 입장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현지 주민들은 여전히 옮겨주기를 희망하고 있음을 밝혔다.

성산 주민을 대표하는 성산번영회와 성산발전협의회는 하나로 통합, 지난 1월 14일 ‘성산번영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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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2020-02-18 09:55:48
'성산 은행나무' 존치 환영합니다. 아울러 장성군, 의회가 주민불편해소 적극지원 약속을 하셨으니 앞으로 성산이 더욱 더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통합된 성산번영협의회가 성산 미래발전에 크게 기여해 주실 것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