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계속되는 교회 예배 ‘심각한 재앙’ 우려 된다
[사설] 계속되는 교회 예배 ‘심각한 재앙’ 우려 된다
  • 장성투데이
  • 승인 2020.03.23 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즉문즉설(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스님의 강의를 방송에서 들은 적이 있다. 범부중생들의 고민을 듣고 이해하기 쉽게 풀이하여 인기가 많은 명강의였기에 기억에 아직도 생생하다.

어느 중년의 부인이 물었다.

“저는 종갓집의 며느리인데 제사가 많아서 가끔 큰스님 법회가 열리는 날짜하고 집안 제삿날하고 겹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한쪽에 죄를 짓는 느낌이 드는데…”

그러자 법륜스님이 답했다.

“부처님은 종갓집 큰 며느리가 집안 제사 때문에 절에 안 왔다고 화내지 않습니다. 그렇게 조잔한 사람이 아니니까 집안일부터 잘 돌보세요. 부처님은 가정이 화목하고 집안이 순리대로 잘 돌아가는 것을 원하는 분이지 꼭 절에 나오라고 고집부리는 분이 아닙니다”

스님의 답변에 장내는 한바탕 웃음으로 번졌다. ‘그렇게 쉬운 답을 두고 그렇게 어렵게 고민하고 있었냐’는 반문에 구도자의 지혜가 돋보였다.

스쳐 지나가는 우스갯 소리 같지만 결코 그냥 넘길 수 없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세계적 대재앙이 예견되는 최근의 상황에서 예배를 계속하려는 일부 종교를 보면 더욱 그렇다.

뉴스에 따르면 신도 수만 명을 거느린 서울의 초대형 교회가 당국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어느 교회에서는 소금물로 신도들의 입을 소독하면서까지 예배를 강행하다가 오히려 집단 감염 사태를 일으키는 수준 이하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병원균의 정체도 모르고 백신도 개발되지 않는 미증유의 대재앙 앞에서 순박한 신도들의 목숨이 달려있는 데도 불구하고 교회나 목회자들은 왜 그렇게 예배를 강행하는 것일까? 하나님은 코로나 재앙이든 뭐든 무조건 일주일에 반드시 한번 교회에 나와 예배를 해야만 천국으로 인도하시는 분일까?

아닌 것은 분명히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아무리 ‘종교의 자유’를 외치더라도 하지 않아야 할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신천지 사태를 보고도 심각성을 못 느낀다는 말인가?
만약 그런 종교집단에서 또다시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한다거나 그로 인해 사망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 우려 때문에 집회나 예배를 삼가줄 것을 간절히 호소를 하고 있다. 장성군의 종교시설 가운데 천주교와 불교, 원불교에서는 한달 동안 예배나 법회를 중지하기로 하고 대형 교회에서도 권고를 잘 따르고 있다.

그러나 장성 관내 교회는 79곳 중 30여 곳이 개별적으로 예배를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이 악마의 대재앙을 불러들이는 악수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 주길 당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